민심 대장정 65 (9. 4. 월요일. 진해)
웅천 농협 김치공장
세상에 공짜가 없다. 이번 민심대장정을 통해 일찍이 터득한 진리이지만 오늘도 또다시 새롭게 배웠다. 별거 아닌 것 같이 생각했다가 생각보다 힘들면 다시 깨닫는 진리다.
오늘 김해 웅천 농협의 김치공장에 갔다. 아주머니들과 김치 버무리는 일을 했다. 아주머니들이 하는 것을 보니 별거 아닌 것 같아서 처음에는 얕잡아 봤다. 그런데 웬걸, 시작하고 15분이나 되었을까? 허리가 뻐근한게 도저히 그냥 계속할 수가 없다. 잠간 쉬며 허리를 펴니 아주머니들이 웃는다. 말은 안하지만 속으로 ‘그것봐라. 우리가 적당히 놀면서 월급 받아가는 줄 알았지?’ 하는 말이 들리는 것 같다.
아주머니들도 어렵고 농협도 어려웠다. 여기서는 김치를 만들어 주로 일본으로 수출을 하는데 중국산 김치가 저가로 몰아치기 때문에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 웅천 농협에서 작년에 300만 불 수출했는데 금년에는 150만 불밖에 예상하지 못한다. 중국산 김치 완제품이 kg 당 800원인데 국내산은 배추값만 kg당 800원이니 어떻게 경쟁을 하겠느냐는거다. 농협에서는 배추 뿐 아니라 고추, 마늘 등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 써야 하니 원가를 맞출 길이 없는 것이다. 손해 차이는 당연히 농협이 보전해 줄 수밖에 없다. 농협 김치 공장이 작년에 12개 였던 것이 금년에 2개가 폐쇄, 또는 폐쇄예정이라고 한다.
당연히 임금이 박할 수밖에 없다. 10년 된 아주머니 월급이 70만원 남짓이라고 했다. 최저임금이다. 여기서도 의료보험을 27,000원 내고 갑근세, 국민연금 해서 9-10 만원쯤 뗀다. 이 돈을 받아서 어느 아주머니는 10살 짜리 하나인 자녀교육에 30만원을 쓴다. 이것마저 문닫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는 이 공장 문 안 닫고 일해서 돈 버는게 문제지, 대통령이 누가되든 관심 업심더.”
나라에 대한 요구사항도 간단하다. “세금 좀 적게 내게 해주이소.” “자식들 학교 나오면 취직되게꾸럼 해 주이소.”하는 두가지 뿐이다. 헤어질 때 내가 대장정에서 만난 거의 모든 서민들이 그랬듯이 “우리 서민들 좀 잘살게 해 주이소” 하는데 이번에는 한마디 더 붙인다.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 난다고 했는데 요새는 개천에서 미꾸라지 납니더.” 라고 말하는 것이다. 체바퀴 돌 듯 어려움이 대물림되는 세상을 향한 원망과 자조적인 마음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도 틀에 박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 희망을 보여 달라는 강렬한 바램을 담고 있었다. 내 마음에 꼭꼭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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