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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 서울구치소 124 "결심공판 구두 변론내용"

김유식 2010-09-07 18:32:35
조회 6984 추천 1 댓글 23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입니다. 


  지금까지 구속 후 113일간의 “영구네집 이야기 시즌 2”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제 출소날 당일하고 출소 이후의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만 사건  및 항소에 관련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오늘은 2010년 1월 7일, 결심공판 시 변호사가 [구두로 변론했던 내용]을 게재합니다.

   [구두 변론내용] 또한  “영구네집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일 뿐, 제가 저지른 죄에 대한 변명을 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오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이미 저에 대한 선고는 항소심에서 검찰이나 저나 모두 상고를 하지 않아 확정이 되었고 사회봉사명령도 마쳤습니다. [구두 변론내용]에 등장하는 일부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하였습니다.


                                                                                     구두 변론내용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한 이유는 원심 판결에도 나타나 있듯이 피고인이 IC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로 재임한 기간 동안 관여한 것으로 밝혀진 횡령 사건의 피해금액이 총 70억 원이 넘는 거액이고, 그로 인해서 IC코퍼레이션의 소액 주주 등의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피고인은 본의는 아니었지만 이 사건 횡령 범행에 관여한 점을 모두 인정하고, 그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피고인이 이 사건에 관여하게 된 경위 등 피고인과 관련된 정상관계를 면밀히 살펴본다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피고인의 잘못에 비해 너무나 가혹한 처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피고인이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IC코퍼레이션을 인수하고 IC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가 된 것은 결코 피고인이 IC코퍼레이션의 경영권에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 결코 아닙니다. 피고인은 단지 IC코퍼레이션의 인수에 참여하면 디시인사이드에 대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정o석, 민병식, 김현진 등의 말을 믿고서 참여한 것입니다. 그래서 피고인은 IC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였음에도 실제로 IC코퍼레이션의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도 않았고 관여할 권한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항소이유서에서 자세히 쓴 것처럼, 피고인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디시인사이드가 위 인수에 참여하고 그 이후에 김현진, 석상근이 경영권을 장악하는데 협조하는 과정에서 아이러니컬하게도 디시인사이드의 운명은 점점 더 김현진과 석상근의 손에 달려있게 되는 상황이 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김현진과 석상근은 위와 같은 상황을 이용해서 때로는 피고인에게 거짓 약속을 하고, 때로는 협박을 하면서 피고인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IC코퍼레이션과 디시인사이드의 자금을 횡령하는데 협조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김현진 등의 속임수와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횡령 범행에 협조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피고인이 김현진 등의 횡령 범행에 협조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피고인이 김현진과 석상근의 요구를 물리치고 적극적으로 이들이 회사 재산을 횡령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수 있지만, 피고인이 처해 있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할 때, 그러한 요구는 너무나 무리한 것임이 분명합니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부득이한 사정에서 이 사건 횡령 범행에 관여하게 되었다는 점은 결코 피고인의 독단적인 주장이 아니며 이 사건의 관련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바입니다. IC코퍼레이션 인수과정에 참여하였던 사람으로서 피고인과 아무런 친분도 없는 대우증권의 이성욱 팀장도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김유식”이라고 진술한 바 있으며, 증인 남청우와 같이 이 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IC코퍼레이션의 소액주주들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사정을 이해하고 피고인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도 이 사건의 피해금액이 70억 원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피고인을 불구속 기소하였으며, 법정형 최하한의 1/2인 징역 2년 6월을 구형하였습니다. 이는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의 양형감각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 김유식에게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선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 피해금액은 형식적으로 72억 원이지만 실제로 인출된 IC코퍼레이션의 자금 중 35억 원은 곧바로 상환되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금액은 나머지 30여억 원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또한 피고인은 자신이 이 사건 횡령 범행에 관여함으로써 어떠한 이득도 얻지 못했고, 오히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거의 유일한 재산인 주식회사 고제 주식 시가 11억 원 상당을 피해자 IC코퍼레이션에 지급하고 합의를 하였습니다. 피해자 디시인사이드도 최근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습니다.

  재판장님, 그리고 배석판사님! 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형사재판에서 횡령, 배임과 같은 소위 화이트컬러 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회사 대주주들과 경영자들 중에서 회사 돈을 마치 자기 돈인 양 함부로 사용함으로써 소액주주나 채권자 등 선의의 피해자들을 발생시키고 건전한 회사제도의 발전을 저해하는 자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본 변호인도 회사의 재산을 빼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횡령, 배임을 일삼는 대주주, 경영자들은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피고인은 회사 돈을 자기 돈처럼 사용하는 그런 부류의 경영자가 결코 아닙니다. 그러므로 피고인을 다른 여느 회사자금 횡령 사건의 피고인과 같은 기준으로 처벌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재판장님, 그리고 배석판사님, 현명한 판단으로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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