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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7

ㅇㅇ(61.96) 2016.08.05 13:57:42
조회 1106 추천 60 댓글 10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무사히 소경염에게 수아를 인계한 아신은 열전영이 데려다 준다는 것도 마다하고 총총 내달려 소택으로 연결된 밀실 문 앞에 섰다. 비상시를 생각해 양쪽 모두 겉뿐만 아니라 안쪽에도 아신을 위한 종이 달려있었지만 아신은 쉬이 종을 울리지 못했다.


- 어쩌지.


팔짱을 끼고 미간에 주름을 만들어 고민하는 모양새가 제법 심각하다. 종이 울리면 모처럼 단잠에 빠졌을 매장소가 깰 거라 생각하니 그게 썩 내킬 리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밀실에 죽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으음. 바람을 넣어 볼록한 볼을 실룩대던 아신이 무심코 종을 건드렸다.


- 아고고.


놀라 허둥지둥 종을 잡았지만 짧은 시간 맑은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굳게 닫힌 문이 열렸다. 문 너머에는 속의 없이 장포만 대충 걸친 린신이 살짝 부은 눈가를 찌푸리며 아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신이 총총 문지방을 넘어서자 린신은 아신의 뒷덜미를 잡아 올렸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아신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그새를 못 참고 말도 없이 정왕부에 다녀온 게야?”

- 잤어!


다급하게 외쳐보지만 돌아오는 린신의 반응이 썩 곱지 않다.



꾸벅 졸고 있는 린신의 품에서 고운 자태로 단잠이 든 매장소를 헤벌쭉 지켜보던 중 곱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오는 수아를 발견했다. 매장소이기 전 소년장수의 모습을 꼭 빼닮은 그는 매장소의 차림새를 하고 있었고 이내 덥다고 홀랑홀랑 옷을 벗어던져 금세 맨살을 드러냈다. 헐렁한 고쟁이마저 홀랑 벗어버리려는 성급한 손을 다급히 잡고 살금살금 숨긴 것은 다분히 충동적인 일이었다.

린신은 임수를 좋아하지 않았고, 매장소는 임수를 그리워했다. 아신은 임수가 좋았지만 린신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고 임수로 인해 둘 사이에 골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짧은 고민 끝에 아신은 소경염을 떠올렸고 자신이 숨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큰 소리를 탕탕 치는 수아를 고생 끝에 설득해 남들 눈에 띄지 않도록 궤에 넣는데 성공했다. 허리춤에 굵직한 줄을 매어 수아가 든 궤와 연결해 질질 끌어 용케 밀실 문 앞까지 오고 거기에서 우연히 만난 견평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청하였다. 정왕부에서 소택으로 돌아오자마자 매장소는 소택에 있는 이들에게 아신을 소개했고 다행히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아직 아신을 낯설어하면서도 견평은 기꺼이 밀실 문을 열어주었고 아신을 데려다 주려고 했으나 때마침 전서구가 오는 소리를 들렸다. 비류보다 앞서 전서구를 맞이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아신의 양해를 구한 견평이 서둘러 자리를 떴다. 밀실에 있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몹시 힘이 들었지만 아신은 힘차게 움직여 정왕부 밀실 앞에 도달해 종을 울렸다. 그동안 궤 안에 있던 수아는 아마도 세상 편히 쿨쿨 잠이 들었던 게 분명하다.


어쨌건, 수아를 맡기고 돌아왔으니 고운 자태의 매장소를 보며 잠시나마 힘들고 복잡했던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했던 아신은 예기치 못한 린신의 등장에 당황하고 있었다. 어쩐지 조금 화가 난 것도 같아 아신은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자고 있어 깨우지 않고 다녀왔다는 배려 넘치는 말을 했음에도 뾰족한 린신의 눈초리는 나아지지 않았다.


- 장소는!


매달린 채 기웃기웃 린신을 피해 고개를 쭉 빼고 주변을 살핀다. 아직도 코~ 자?

순진하게 눈을 반짝이며 묻는 말에 린신이 크게 한숨을 내뱉는다. 말을 고르는 듯 콧잔등을 찡긋거리던 린신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자꾸 장소를 울릴 테냐?”


몸을 축 늘이고 편히 매달려 있던 아신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 울었어?


마치 왜냐고 묻는 듯 휘둥그레 뜬 눈에 금세 물기가 차올랐다. 장소가 울었어! 작고 앙증맞은 입술이 푸슬푸슬 떨린다.


“자꾸 말도 없이 사라지니 장소가 울지 않고 배겨.”


실상 울적해하는 장소를 달래느라 엉엉 운 것은 자신이었으나 약간의 과장정도야 뭐 어떠랴.

아신이 기어코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왜 애를 울리고 그러나.”


어느 결에 나타난 매장소가 린신의 등을 찰싹 치며 아신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다. 보드라운 손에 갇힌 아신이 방울진 눈물을 연신 떨어뜨리며 훌쩍였다.


- 울었어!


나 때문에 장소가 울었어. 매장소가 아신을 살살 쓰다듬었다. 손끝에서 묻어나는 매화향에 아신이 코를 벌름거리다 또 다시 훌쩍였다.


“정왕부에 다녀온 게야?”


훌쩍이는 와중에 야무지게 고개를 끄덕인다.


“언제든 정왕부에 가도 좋다고 했으니 이리 울 것 없단다. 다만, 가거들랑 나나 린신에게 꼭 말을 하고 가렴. 갑자기 사라지면 놀라고 걱정이 되어 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지 않겠니.”


아신이 벌겋게 물든 코를 내보이며 몸을 크게 들썩였다. 그 꼴을 보고 한숨을 내쉰 린신이 따끔거리는 눈가에 슬쩍 맺힌 눈물에 기겁하며 매장소에게 들키기 전 얼른 눈가를 훔쳤다.


“어딜.”


살살 달래듯 말하는 매장소에게 새삼 빠져든 아신이 포르르 매장소의 속의 안으로 쏙 들어가려는 걸 린신이 냉큼 잡아챘다.


- 너무해!


코를 훌쩍이며 허공에서 아등바등 몸부림을 쳐보지만 린신에게서 벗어날 길이 없다. 아신이 애처롭게 매장소를 올려다보았다. 매장소가 우아하게 미소 짓자 약속이라도 한 듯 린신과 아신이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아예 넋을 놓고 멍하니 저를 바라보고 있는 둘에게 가까이 다가간 매장소는 속의 위 옷깃 사이로 아신을 넣고 린신의 목덜미에 이마를 비볐다. 그만 처소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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