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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기자를 구합니다

운영자 2011.12.02 18:03:49
조회 286 추천 0 댓글 0

  몇 년 전 출근 무렵이었다. 변협공보이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변협에서 내는 찌라시 같은 게 있어요. 협조 좀 해요.”


  나름대로 겸손한 뜻으로 하는 말이었지만 마음에 걸렸다. 못나도 부모가 자기자식을 사랑하고 존중해 주지 않으면 그 자식은 세상 어디에서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법이다. 그 이후 나오는 신문을 보면 실망스러웠다. 회사 홍보실에서 만드는 사보의 수준에도 미흡한 것 같았다. 변협회장이 개혁을 단행했다. 발행인 겸 편집인이 되어 직접 기사를 쓰고 전문 편집인을 채용했다. 공보이사한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변협신문은 김기자 하고 새로 온 편집장 둘이서 만들어.”


  “김기자라니?”


  내가 되물었다.


  “변협회장 말이야, 혼자서 다 만들고 편집장은 그 보조야. 나는 편집된 원고에서 오탈자 한두 개 찾아주는 게 전부야.”


  공보이사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하소연이었다. 변화가 있었다. 법관평가제에서 문제 된 판사의 이름까지 직접 신문에 거명했다.


  이번에는 내가 공보이사가 됐다. 변협신문의 존재를 아는지 살펴봤다. 대부분 법률신문과 대한변협신문을 구별하지 못했다. 오자마자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는 사람도 많았다.


  그럴만한 내부사정이 있었다. 직접 취재를 해서 기사를 만들 인력이 없었다. 홍보과의 젊은 여직원에게 심층취재까지 요구하는 건 무리였다. 기사를 만들기 위해 변론권 침해 사례를 송고해 달라고 광고했다. 반응이 없었다.


  명예기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보낸 기사가 없었다. 내가 직접 기자가 되기로 했다. 인터뷰기사를 시작했다. 법조계의 문제점을 어떻게 지적할까 고민했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현실법정의 문제점을 하나씩 발표했다. 일주일의 시간을 거의 다 투자해야 하는 일이었다.


  빈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 다 해먹는다고. 매주 16면은 만들어야 그래도 신문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12면 만들기도 허덕이는 입장이다. 심층취재만 되면 보도하고 싶은 게 많았다. 도가니 사건도 그렇고 접견권 침해도 험한 발언을 한 검사장도 변론권을 제한하고 기록을 경량화 하자는 법원에 대해 대응하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발로 뛰어줄 변호사기자가 있다면 몇 면이라도 내주고 싶은 심정이다. 만 명의 변호사 독자들과 세상에 내놓는 신문이라면 일정한 수준이어야 한다. 변호사 기자제도를 다시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글재주 있는 변호사분들이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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