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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4>앱에서 작성

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4 01: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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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여기요! 와 얼마 만이냐. 놀랬다. 네가 먼저 연락을 다 해주고. 누가 들으면 먼저 연락 한 번 안 하는 줄 알겠네요. 맞잖아. 형도 안 하면서. 내게 친하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람. 침묵마저도 편한 사람. 회사 동료였던 형은 그런 사람이었다. 

앞으로 연락 안 하겠다고 했는데 그런 반응을 보인 거면 딱히 그 만남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고 너한테 서운한 거네. 장난치고 넘어가길래 크게 신경 안 쓰고 넘어갔었는데 엊그저께 진지하게 얘기하더라고요. 당연히 그럴 만하지. 어떤 점에서요? 생각을 해봐. 네가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은사님이 있고, 그때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는데, 심지어 비슷한 또래의 이성이라면 신경 안 쓸 수 있을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면을 남이 볼 수 있다면? 서운하고 기분이 이상하지. 사실 이해는 가요. 이해는 가는데.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네가 숨기는 게 많잖아. 티도 잘 안 내고. 형도 아시잖아요. 말하기 힘든 기억도 많고, 말해주기도 뭐한 지극히 사적인 대화였어요. 너를 아니까 무슨 말인지는 이해가는데 어떻게 말해줘야 좋을지 모르겠다. 간단하게 말하면 너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거야. 깊고 어두운 곳까지. 저는 힘든 얘기하면서 사랑하는 사람한테까지 나쁜 감정을 전이시키고 싶지 않아요. 상대방 얘기는 들어줄 수 있고 나에게 의지하는 게 느껴져서 좋지만 나는 그러기 싫은 거죠. 심연까지 다 보여줄 필요는 없잖아요? 그건 다 다르겠지. 전 동정 대신 사랑을 받고 싶은 거죠. 소중할수록 털어놓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고요. 저는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요, 아니 어디까지 솔직해져야 할까요? 말하지 않는 것과 속이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요. 네가 기대는 대상이 자기였음 좋겠는 거지. 

형 갑자기 군대 얘기해서 미안한데 갑자기 떠올라서요. 자대 배치받은 날이 때마침 체육 대회가 있는 날이라서 삼겹살 파티가 있었거든요. 신병들 인사를 시키는데 제가 그랬어요. 충성! 선임분들이 하라는 거 하고, 하지 말라는 거 안 하겠습니다. 막 환호가 터졌던 게 기억나요. 첫 연애 때는 딱 비슷한 마인드였어요. 상대가 싫어하는 거 하지 말자. 좋아하는 거 같이 하자. 단순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는 것 같아요. 힘이 너무 들어가면 숨도 못 쉴 거 같고, 힘이 약해지면 손 틈새로 빠져나갈 것만 같아서 두려워요. 균형을 맞춘다는 게. 난 지금도 신기해. 뭐가요? 네가 걔를 만나고 얼마나 바뀐 지 잘 모르지? 너 처음 봤을 때 과장 조금 보태서 내일 죽어도 아쉬울 게 없어 보였다 진짜. 에이. 또 msg를. 연락 받았을 때 조언 구한다길래 너희 결혼한다는 줄 알았다. 살다 살다 너희 트러블 나는 것도 구경하고 재밌네. 그래서 어떻게 풀 건데?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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