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들고 일어난 대한변협 회장들

운영자 2014.09.16 16:22:50
조회 969 추천 0 댓글 0

일 년 전 일이다. 검사실 서기 앞에서 변호사로 입회를 하고 있었다. 조사라는 명목으로 서기의 모멸적인 언사가 한계를 넘자 한마디 항의했다. 그러자 서기는 이렇게 비아냥댔다. 

“저는 변호사를 당장 내쫓아 버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바뀐 규정을 아시죠? 한번만 더 입을 열면 퇴장시키겠습니다.”

“나무토막처럼 옆에 가만히 있을 거면 왜 변호사가 필요하죠?”

“그건 우리가 알바 아니죠. 대한변협에 물어보세요. 우리 검찰이 규정을 그렇게 만드는데 찬성했으니까요.”

얼굴이 화끈거렸다. 수사권조정에 관한 대통령령을 제정할 때였다. 검경의 실무자들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변호사를 언제든지 쫓아내는데 합의했다. 체포나 수사할 때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그 규정을 만들 때 변협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변호사 개개인은 고달픈 인생들이 많다. 자기 아파트를 사무실로 쓰는 변호사가 ‘하우스 로이어’다. 남의 사무실에 이름만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 늙은 변호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치열한 경쟁사회다. 대신 양극화 현상이 왔다. 잘되는 대형로펌이 사건을 블랙홀같이 빨아들인다. 스타 변호사들이 부자가 되고 정관계로 진출해 성공한다. 그런 속에 대한변협이 있다. 그 변협은 부자와 가난한 변호사중 누구를 대변해 왔을까. 또 국민에게는 무엇일까. 몇 년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인 우쯔노미야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 개인변호사 때 야쿠자 사채의 폭리에서 서민을 구해주는 일을 주도한 사람이다. 그에게 변협회장이 어떤 존재인가를 물었다. 그는 머리에 띠를 두르고 거리에 나간다고 했다. 변호사들 뿐 아니라 일본국민을 위해 법정에만 안주할 수 없는 직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의 탈법을 자문해주는 변호사들을 법비(法匪)라고 혹평했다. 우리의 변협내부를 구경한 적이 있다. 참 대단한 단체다. 똑똑한 변호사들이 1만7800명이나 모였다. 협회에 등록할 때 몇 백 만원씩을 받는다. 매달 회비를 내고 사건을 할 때 마다 세금같이 또 돈을 내야 한다. 협회는 능력이 있다. 선거 때면 최고급호텔에서 고급음식을 먹여준다. 그 안에 직함만 얻으면 해외여행도 여러 번 시켜준다. 거창한 이벤트들이 많다. 그 집행부의 철학이 궁금했다. 직접 보니까 집행부라는 단어가 공허했다. 회장 한 사람이었다. 이사들은 선거에 당선된 회장이 임명하기 때문이었다. 이사회를 해도 몇 명 참석하지 않았다. 대의원총회를 해도 회장 의도대로였다. 회장 개인의 가치관이 변호사 전체의 의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변협회장들은 그동안 법원이나 검찰의 고위직이나 대형로펌의 오너출신이 많았다. 검찰서기 앞에서 함께 수모를 당하며 입회를 한 분은 없는 것 같았다. 그들이 임명하는 이사들도 특이했다. 표가 많은 대형로펌에서 소속 변호사를 이사로 보냈다. 검찰출신 변호사의 내면은 검사가 많았다. 판사출신은 법원에 대해 불편한 소리를 하는 걸 꺼렸다. 붕어빵 안에 붕어가 없듯이 변협 안에 정작 변호사가 별로 없었다. 변협은 어때야 국민과 회원들에게 박수를 받을까. 일선에서 변호사들이 실감한 정의를 이슈화해서 사회에 한마디 하고 정치권에도 한 줄의 법률로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변호사들이 형사 앞에서 당당하게 싸울 수 있도록 빼앗긴 권리를 찾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역대 대한변협회장들이 법치주의를 위해 들고 일어났다. 기대해 본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848 시장 아들의 재판광경 [1] 운영자 15.11.09 722 1
84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2)-거세한 목사 운영자 15.11.03 823 0
84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1)-종교계 언론들 운영자 15.10.26 564 0
845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0)-운전기사 목사 운영자 15.10.22 494 1
844 귀신을 보았다 운영자 15.10.19 685 2
84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9)-형사와 목사 운영자 15.10.19 568 1
842 하이에나세상의 토끼노인 운영자 15.10.08 477 1
84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8)-자존심 상한 기자 운영자 15.10.05 455 0
840 돈 없으면 고소하지 마세요 [3] 운영자 15.09.14 753 5
83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7)-새벽닭 목사 운영자 15.09.14 572 0
838 욥의 친구와 나의 친구 운영자 15.08.27 415 6
83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6)-모략의 진원 운영자 15.08.27 417 0
83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5)-주먹다툼 운영자 15.08.10 508 1
835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4)-탈랜트 목사 운영자 15.08.03 1959 1
83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3)-정의파 목사 운영자 15.07.24 851 0
833 노인의 행복 찾기 운영자 15.07.17 1210 0
83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2)-목사전쟁 [1] 운영자 15.07.13 1011 2
83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1)-롯의 동굴 운영자 15.07.06 1110 0
830 대만 감옥에서 날아온 편지 운영자 15.07.02 585 0
82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0)-도피성 운영자 15.06.29 732 1
82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9)-오봇광야의 기도 운영자 15.06.19 1534 0
82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8)-푸들 강아지 운영자 15.06.10 778 0
82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7)-팔레스타인 한국예수 운영자 15.06.02 1331 0
825 ‘사법치사’를 없애려면 [1] 운영자 15.05.25 622 2
82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6)-감옥과 시편23장 운영자 15.05.18 612 1
82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5)-황금 기도원 운영자 15.05.18 1273 0
822 세월호 유족, 휘둘리지 말아야 [1] 운영자 15.05.07 710 2
821 죽은 자와 살아있는 권력의 싸움 [1] 운영자 15.05.07 645 1
82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4)-수령님에서 주님으로 운영자 15.04.29 1310 0
81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3)-도(道)를 아십니까 운영자 15.04.22 940 1
81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2)-성령 사기꾼 운영자 15.04.13 1021 0
81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1)-모스크바의 한국예수 운영자 15.04.06 1309 0
81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0)-붉은 모래 위의 묵상 운영자 15.03.30 796 1
815 윤락여성 처벌 속에 숨은 위선 운영자 15.03.26 951 0
81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9)-여호와의 증인 [1] 운영자 15.03.24 909 1
81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8)-병석제단 운영자 15.03.17 1569 0
81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7)-소망촌 운영자 15.03.17 1442 2
81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6)-에덴동산 [1] 운영자 15.03.09 563 2
81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5)-딱 딱 딱 운영자 15.03.06 1602 0
80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4)-시리아 난민촌 운영자 15.03.04 596 0
80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홍합미역국 운영자 15.03.04 1004 0
80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야곱의 팥죽 운영자 15.03.02 852 0
80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헤롯의 피부병 운영자 15.03.02 801 0
805 가장 행복했던 시절 [2] 운영자 15.02.25 1027 0
804 ‘니트족’의 절망을 애도하며 운영자 15.02.11 737 2
803 북한의 부자와 노점상 운영자 15.01.27 826 1
802 ‘갑질’하는 수사관은 정리해야 [2] 운영자 15.01.13 1058 0
801 영혼 없는 허깨비들의 완장 운영자 14.12.30 889 2
800 마음이 추운 젊은 노인들에게 [1] 운영자 14.12.16 1132 1
799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 사람들 운영자 14.12.02 949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