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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8

ㅇㅇ(61.96) 2016.08.05 23:22:07
조회 1066 추천 67 댓글 9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찰싹찰싹. 뒤처리를 마친 린신이 그새 잠이 든 매장소를 조심스레 살살 제 품으로 끌어들이고는 겨우 선잠에 빠질 찰나였다. 매장소의 옷깃에 쏙 들어가 두툼한 옷 너머로도 느껴지는 포근한 가슴을 실컷 만끽한 아신이 살금살금 나와 매장소의 허리에 살며시 얹힌 린신의 손을 두드렸다. 얌전히 두드리니 간지럽지도 않은지 꼼짝도 않아 아신은 매장소의 눈치를 살펴가며 힘차게 린신의 손을 쳤다. 손바닥이 징, 하고 아파올 때쯤 부스스한 눈을 뜬 린신이 아신을 제 손아귀에 가뒀다. 그래봐야 비몽사몽인 터라 손쉽게 린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아신이 다다다 가벼이 달려 혹여나 매장소를 간질일 세라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훤히 드러난 린신의 목덜미에 도달했다. 군데군데 도라지꽃잎을 갖다 붙인 양 보랏빛으로 물든 큼직한 멍울들을 보고 아신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고 몸을 배배 꼬았다. 아신이 꼬물거리자 고 간질간질한 감각에 감은 눈을 뜬 린신이 대체 뭘 원하느냐는 눈빛을 보냈다.


- 물소!


신이 나 외친 목소리가 크다 여겼는지 금세 합, 입을 오므리며 입가를 가린 아신이 정왕부에 갈래, 하고 속삭였다. 린신이 그래, 어서 가렴. 하고 손을 대충 휘적거리고 다시 눈을 감으려고 하자 아신이 당황한 듯 발을 굴렀다.


- 문!

“종을 울리면 어련히 마중 나올까. 물소에게 그깟 문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잠투정이 섞여 중얼거림에 가까운 린신의 말에 아신은 불만을 가득 담아 입가를 실룩였다. 미인을 두고 맞이하러가지는 못할망정 마중을 강요하다니 참으로 몹쓸 소리를 들었다. 그런 아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린신이 물소는 괜찮아, 하고 말했다.

으음. 매장소가 작게 뒤척이자 린신과 아신이 숨을 삼켰다. 몸을 돌려 자신에게 파고든 매장소가 살며시 눈을 뜨는 광경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건만 린신은 두 눈을 번쩍 뜨고 고아한 매장소의 자태를 눈에 담았다.


- 공자방 아냐.


린신과 매장소의 관계를 안다면 모두 린신이 사심을 담아 매장소를 돕기 위해 공자방 1위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할 테지만, 사실 린신이 진정 사심을 담았다면 매장소는 공자방이 아닌 미인방 최고 순위에 당당히 기록되었을 터였다. 공자방도 틀린 건 아니지만 역시 매장소는 미인방에 어울리는 인물이라며 아쉬움이 담아 힘없이 중얼거린 아신이 뒤늦게 깨버렸어! 하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네 녀석 때문에 장소가 깼잖아.”


린신의 투덜거림에 매장소는 내가 깬 건 순전히 자네 탓일세, 하고 아신의 편을 들었다.


“정왕부에 가고픈 게야.”


나른하고 다정한 목소리에 아신이 양 볼에 홍조를 띄우고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바래다주고 오게.”


단호한 매장소의 명에 린신이 어이없는 듯 입을 다물었다가 괜스레 내 이 일의 대가는 다녀와서 받을 것이야. 하고 종알거리고는 누운 몸을 일으켜 앉았다. 앉았으니 이제 일어날 차례다. 아신이 옷매무새를 바로 잡고 괜스레 시간을 끄는 것 같은 린신을 얌전히 기다리며 매장소가 저를 향해 보내는 눈웃음에 어이쿠, 내 심장! 하고 가슴을 붙들고 몸을 웅크리는 시늉을 한다. 매장소가 괜찮으냐고 물으려던 때 드디어 의관을 정제한 린신이 일어나려는 듯하더니 이내 풀썩 주저앉고 만다. 매장소가 린신을 돌아보자 다리가 풀린 린신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 난 몰라.


아신 또한 부끄러움에 몸서리를 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다다 달려 나갔다. 의문스러운 시선을 보내던 매장소가 어느 순간 아, 하고 짧은 탄성과 함께 입가를 가렸다.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나. 아이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인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린신이 한탄하자 움직인 것은 자네야. 하고 시치미를 뗀 매장소가 아직 눈에 보이는 아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혼자 갈 수 있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여전히 눈을 가린 채 잘도 뛰는 아신을 보고 매장소는 웃었지만 린신은 화끈거리는 얼굴에 부채질을 하느라 바빴다. 려강을 불러 아신을 맡기고 처소에 단 둘이 된 매장소가 린신의 품을 파고들었다. 애써 정제한 옷가지 사이로 고운 손을 넣고 단단하고 또 말랑하기도 한 살결을 지분거린다. 이보게, 장소. 하고 난감한 듯 매장소를 부르는 린신의 기세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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