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을 되새기며...
최인혁과 신은아를기억하며...
상플 START!! 

★ 브금은 꼭꼭꼭 들어주세요 ★

★★추천브금 : 손승연 - 너를 되뇌다(Piano ver.) --->가사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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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한순간에 가지려는 그 외상센터는

우리가 지난 2년 넘는 시간동안 전부를 바쳐서

온갖 고생을 다하며 만들고 지켜온 그런 외상센터였다.

그런데 지금껏 같이 고생 해온 그가 없는 외상센터.

이제 곧 이 곳을 떠나려는 내게 그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만들어온 우리의 외상센터가 아니라면

언제나 그가 있는 그런 외상센터가 아니라면..

/ ... 칼잡이가.. 죽어가는 환자 두고 수술 안 하면은 그거는.. 의사 아니에요. /

/ 트라우마센터가 생긴다면요.. /

/ ...왜 이렇게 변했어요..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요. /

그의 말이 맞았다.

이럴려고.. 이렇게 끝까지 버텨온 게 아니었다.

이러기 위해 지난 시간과 노력을 이곳에 바쳐온 게 아니었다.

그가 그토록 만들려 했던 외상센터는

내가 꿈꾸고 만들고 떠나려했던 그 외상센터는

오직 환자만을 위하는 교수님 같은 그런 의사가 있는 그런 외상센터였고,

지금껏 환자를 위해 고생만 해온 그가 꿈을 펼칠 수 있는

그런 외상센터였다. 하지만..

그가 없으면..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 ....저 아이는 생명이 걸린 문제고.. 나는 자리가 걸린 문제에요. 사람목숨 걸고 지킬만한 자리 아니에요!!... /

/ ...... /

아무리 좋은 외상센터가 들어오더라도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정말 이젠, 이곳에 그가 없다..

“ ..... ”

그가 지난 몇 십 년을 몸담아온 곳이지만

이곳에 더 이상 그와 내가 서있을 자리는 없다.

이제 내겐 이제 더 이상의 꿈도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

우리의 꿈과 노력은 이렇게 물거품으로 끝이 났다.

“ ..... ”

그래서 한편으론 그를 원망하고 싶었다.

그렇게 사표를 내고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하느냐고

조금만 기다리지.. 조금만 기다려보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대체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사표를 써둔 것도

트라우마센터에 다시 위기가 올 거란 것도..

이렇게 될 줄 알면서

내가 그렇게 떠날 준비를 하며 재촉할 때

왜 나를 말리지 않았느냐고..

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왜 진작 내게.. 왜 진작..

아니.. 어쩌면 그는,

나에게 이미 몇 번이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센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후임은 조금 나중에 뽑자고..

이렇게 될 것을 미리 말해주려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너무 힘든 이 생활을 빨리 접어버리고 싶어서..

언젠가부터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루 빨리 외상센터를 자리 잡게 해놓고 떠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이곳을 정리할 생각만 하며

외상센터가 쳐한 이 현실을 외면하려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를 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란 걸 알면서도

같이 일하는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채

오로지 환자만 생각하고 바라보는 그를,

조금도 쉬운 길로 가지 않고 몸으로 고생하느라

옆에 있는 사람까지 덩달아 힘들게 만드는 그를,

어쩌면.. 나는 나도 모르게 원망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를 원망한 게 아니라 이 상황에 지쳐버린 거지만..

정말 지쳐서.. 너무 지쳐서..

나는 모든 걸 그만두고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 조금이라도 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후임을 구하자고 재촉하며 빨리 일을 마무리 지으려 한 것도..

혼자서 외상센터를 만드는데 집착했던 것도..

정말 그의 말마따나 그 모든 게 떠날 준비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뿐이 아니라 그 역시.. 그런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 ..... ”

그날 그렇게 뒤도 안돌아보고 병원을 나가고 난 뒤,

그에게선 연락 한통도 없었다.

이제 정말 다시는

그를 못 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가 그리웠다.

그가 그리웠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만 더 그의 말에 귀 기울여 줄걸..

그렇게 그를 재촉하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릴걸..

결국에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면..

정말 이럴 줄 알았다면..

그는 그의 길로..

나는 나의 길로..

이렇게..

바보같이 나는,

나만이 이곳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그가 먼저 떠나버릴 줄도 모르고..

그가 이렇게 그리워질 줄도 모르고..

그와 함께 있던 시간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이렇게 먹먹해질 줄도 모르고..

[ 드르륵- 탁 ]

주저앉아있던 채로 박스를 한참동안 쳐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다시 일어나 책상 앞에 앉는 은아.

“ ..... ”

그대로 멍하니 시선을 허공에 두고 있다가

아련한 표정으로 트라우마센터를 다시 둘러보는 그녀.

.

.

.

동료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