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결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의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한국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50조원을 동시 돌파한, 전례 없는 성취였다. 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43조 6,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치 이익을 단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운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의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한국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50조원을 동시 돌파한, 전례 없는 성취였다. 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43조 6,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치 이익을 단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운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가 새로 쓰인 순간이었다.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불과 1년 반 전, 삼성전자를 감싸던 공기는 차갑다 못해 시렸다. SK하이닉스에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비판이 빗발쳤고, 주가는 '5만전자'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렸다. 일각에서는 '삼성 위기론'을 넘어 '삼성 종말론'까지 거론하며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노골적인 의구심을 던졌다. 창업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진단이 쏟아지던 그 시절, 이재용 회장은 과연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그 답이 2026년 4월 7일 세상을 향해 터져 나왔다.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의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한국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50조원을 동시 돌파한, 전례 없는 성취였다. 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43조 6,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년치 이익을 단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운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가 새로 쓰인 순간이었다.
◼이재용의 결단, 전영현이라는 승부수
이재용 회장은 2024년 말, 반도체(DS) 부문 수장으로
이재용 회장은 2024년 말, 반도체(DS) 부문 수장으로 '엔지니어의 전설'이라 불리는 전영현 부회장을 전격 기용했다. 기술의 본질을 꿰뚫는 현장형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는 이 회장의 용인술이었다. 전영현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의 안정적 출범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대반전의 서막은 인사였다. 이재용 회장은 2024년 말, 반도체(DS) 부문 수장으로 '엔지니어의 전설'이라 불리는 전영현 부회장을 전격 기용했다. 기술의 본질을 꿰뚫는 현장형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는 이 회장의 용인술이었다. 전영현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의 안정적 출범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전영현 부회장은 취임 직후 "제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 회사로 전환하자"고 선언했다. 그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DS 부문에서 HBM4와 7세대 그래픽 D램(GDDR7)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주요 고객사로부터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업계 최고 수준인 초당 11.7기가비트 성능의 HBM4 양산 출하를 현실화하며, 경쟁사에 내줬던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하나씩 되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는 역사적 변곡점에서, 삼성은 정확히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이건희의 유산, 이재용의 승어부(勝於父)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척박한 땅에 반도체라는 씨앗을 뿌리고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척박한 땅에 반도체라는 씨앗을 뿌리고 '신경영'으로 기초를 다졌다면, 이재용 회장은 그 씨앗을 'AI 반도체'라는 거대한 열매로 수확하며 삼성 3대의 경영 철학을 완성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척박한 땅에 반도체라는 씨앗을 뿌리고 '신경영'으로 기초를 다졌다면, 이재용 회장은 그 씨앗을 'AI 반도체'라는 거대한 열매로 수확하며 삼성 3대의 경영 철학을 완성하고 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자'는 이 회장의 지론, 즉 선대보다 더 강한 기업을 만든다는 '승어부(勝於父)'의 의지가 57조라는 숫자로 치환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성적표는 AI 시대의 황제 엔비디아와 애플에 이은 글로벌 톱3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마저 제친 이 수치는 삼성이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니라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 공급자로 완전히 재위치했음을 세계에 선언하는 것이다. 이재용 회장이 수년간 공들여 온 엔비디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의 직접 네트워킹이 삼성을 AI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 포스트에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뉴 삼성 4대 경영 축: 기술·인재·소통·투자
이재용 회장의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 리더십은 네 가지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초격차 기술 경영이다. 둘째는 유연한 소통 경영이다. 셋째는 글로벌 인맥을 활용한 전략적 수주 경영이다. 넷째는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다.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 리더십은 네 가지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초격차 기술 경영이다. 삼성전자는 HBM4 공급 개시와 파운드리 부문의 1세대 2나노 램프업, 4나노 HBM 베이스 다이 출하를 동시에 구현하며 첨단 공정 중심의 기술 리더십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단순히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인프라를 설계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이 현재 진행형이다.
둘째는 유연한 소통 경영이다. 이재용 회장은 과거의 권위주의적 문화를 탈피해 현장 엔지니어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기술이 존중받는 기업 문화'를 재건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전영현 체제 안착의 이면에도 이 같은 현장 중심 소통 철학이 자리한다.
셋째는 글로벌 인맥을 활용한 전략적 수주 경영이다. 이 회장의 직접 외교가 빅테크 고객 확보로 이어지고, 그것이 수주 잔고로 쌓이는 선순환 구조가 57조의 밑바탕을 이루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세계를 누비며 관계를 쌓는 이 방식은 어떤 조직도 대신할 수 없는 이재용 리더십의 독보적인 자산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연구개발에 역대 최대인 37조 7,000억원을 투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결단 역시,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10년 후의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연구개발에 역대 최대인 37조 7,000억원을 투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결단 역시,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10년 후의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의 일환이다.
넷째는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다. 삼성전자는 2025년 한 해 동안 연구개발에 역대 최대인 37조 7,000억원을 투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결단 역시,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10년 후의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의 일환이다.
◼20만전자 달성, 그리고 남은 숙제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만 1,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만 1,000원을 기록하며 '20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증권가는 이미 26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제시하며 '30만전자'를 향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깊은 법이다.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20만 1,000원을 기록하며 '20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증권가는 이미 26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제시하며 '30만전자'를 향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깊은 법이다.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당장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삼성전자가 57조 2,000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공시한 직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간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인 270조원으로 가정해도 15%면 40조 5,000억원, 300조원 기준으로는 최대 4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노조는 협상 타결이 없을 경우 5월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57조 2,000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공시한 직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간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인 270조원으로 가정해도 15%면 40조 5,000억원, 300조원 기준으로는 최대 4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노조는 협상 타결이 없을 경우 5월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가장 거센 복병은 노사 갈등이다. 삼성전자가 57조 2,000억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공시한 직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간 영업이익을 시장 전망치인 270조원으로 가정해도 15%면 40조 5,000억원, 300조원 기준으로는 최대 4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노조는 협상 타결이 없을 경우 5월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파업 시 반도체 생산 차질 규모를 최대 30조원으로 추산하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위법 행위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는 한편, 국내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을 보장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적용하면 성과급은 기준 평균 연봉의 600%, 즉 1인당 약 5억 4,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노조는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 총파업 카드를 거두지 않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비교론에 있다. 글로벌 메모리 3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파운드리 1위 TSMC 가운데, 노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경쟁사들이 역대 최대 수익을 차세대 기술 투자와 M&A에 쏟아붓는 사이, 삼성은 안팎의 소모전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기술 패권 수호를 위해 투입한 37조 7,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초과하는 성과급 요구는, 스스로 미래 재원을 갉아먹는 역설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MZ세대 직원들의 정당한 보상 요구와 기업의 지속 성장 사이에서, 이재용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가 '뉴 삼성'의 내구성을 가름하는 또 다른 시험대가 됐다.
◼멈추지 않는 거인, 완성을 향하여
57조의 성과는 운이 만든 결과가 아니다. 위기 속에서 인재를 세우고, 기술에 투자하며, 주가보다 미래를 먼저 바라보며 묵묵히 기다린 체질 개선의 산물이다.
57조의 성과는 운이 만든 결과가 아니다. 위기 속에서 인재를 세우고, 기술에 투자하며, 주가보다 미래를 먼저 바라보며 묵묵히 기다린 체질 개선의 산물이다. '5만전자'의 절망에서 '20만전자'의 부활까지, 이재용 회장이 걸어온 경영의 궤적이 이를 증명한다. 이재용 시대의 삼성은 분명, 이건희 시대의 삼성과는 다른 문법으로 움직인다. 더 유연하고, 더 개방적이며, 더 정밀하게 미래를 겨냥한다.
57조의 성과는 운이 만든 결과가 아니다. 위기 속에서 인재를 세우고, 기술에 투자하며, 주가보다 미래를 먼저 바라보며 묵묵히 기다린 체질 개선의 산물이다. '5만전자'의 절망에서 '20만전자'의 부활까지, 이재용 회장이 걸어온 경영의 궤적이 이를 증명한다. 이재용 시대의 삼성은 분명, 이건희 시대의 삼성과는 다른 문법으로 움직인다. 더 유연하고, 더 개방적이며, 더 정밀하게 미래를 겨냥한다.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과반 노조와의 갈등을 파국이 아닌 상생의 모델로 전환하는 것, HBM4와 파운드리 2나노에서의 기술 우위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내재화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뉴 삼성'의 명예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2026년 봄, 이재용 리더십은 이제 '부활'을 넘어 '완성'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57조라는 숫자는 그 도정의 이정표일 뿐, 삼성이라는 거인의 걸음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는 다시 한번, 이 거인이 다음에 무엇을 보여줄지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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