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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담) 시이나 우미x오시미 슈조 후편 (끝)

아오노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0 11:06:55
조회 709 추천 21 댓글 5
														

첫 1페이지에서 캐릭터가 정해진다.


오시미: 시이나 씨도 가족 관계를 지옥처럼 표현할 수 있죠.

시이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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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미: 매우 공감되고 ‘피의 흔적’과도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렇게 그리시나요?

시이나: 왜냐하면… 우선 저는 첫 페이지에 그 인물의 캐릭터가 정해진다고 생각해요. 유리를 처음 그린 건 트위터에 투고한 한 페이지 만화였습니다. 너를 만질 수 없다면 나도 죽어서 같은 유령이 될 수밖에 없어! 같은 장면을 그렸죠. 이 장면을 토대로 캐릭터를 짜면 자연스럽게 유리 가족은 이런 느낌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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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미: 그럼 취재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넣는게 아니라 캐릭터가 결정된 단계에서 그 가정환경도 정해져 있는 건가요?

시이나: 그렇습니다.

오시미: 가족의 지옥이 구조까지 제대로 그려졌어요. 단순히 괴물 같은 언니만을 그리는 게 아니라 가족의 역학관계까지 그렸어요. 첫 페이지에서 캐릭터가 결정된다는 건 대단하네요.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리면서 이것도 저것도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시이나: 저도 그려 나가면서 생각하는 건 생각하지만 첫 페이지에 있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막히면 다시 거기로 돌아간다는 느낌입니다.

오시미: ‘캐릭터를 만든다’는 감각을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투영이라서요. 편집과의 회의에서도 계속 인생 상담을 하는 기분입니다. 어찌됐든 간에 자기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러면 ‘그런 거였구나. 이 감정은!’이라고 본질적으로 알 수 있는 순간이 오고 그걸 그리는 방식이죠.

시이나: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하는 건 무서워요.

오시미: 인간관계는 서먹서먹해져요. (웃음) 그리고 유리의 언니가 좋아… 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좋아요. 에로틱하기도 하고. 여기 장면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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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 집을 지배하는 언니가 오랜만에 돌아와 자신의 옷을 입은 유리를 다그쳐서 현관에서 옷을 벗기는 장면


오시미: 유리의 속옷을 귀엽게 그려 놓은 것도 대단하고… 언니 대사가 다 좋아요. 유리의 화장을 보고 ‘속눈썹 톳 같아’라고 한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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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미: 이런 말은 실제로 듣지 않으면 저는 그릴 수 없습니다. 제일 싫고 제일 상처 받는 부분을 핀포인트로 찔러오고 있어요.

시이나: 이 장면은 ‘순수한 능욕’을 그리고 싶었어요. 죄송하지만 오시미 씨가 그리려고 하시는 것도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시미: 그렇습니다.

시이나: 만약 언니가 아니라 오빠였다면 의미가 전혀 달랐겠죠.

오시미: 알 것 같아요. 오빠와는 전혀 다르죠.

시이나: 네. 힘, 같은 게 관련되어 버립니다. 좀 더 순도 높은 능욕을 그리기 위해 유리의 키를 언니보다 더 크게 그렸습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오시미 씨는 남녀를 바꿔서 능욕을 그리시죠. 저는 그런 걸 잘 못 그리기 때문에 동성끼리 하는 것으로 그렸습니다.


시이나 씨는 뒤틀린 배경으로 공포를 표현한다.


오시미: 저도 좀 더 시이나 씨의 작품에 대해서 여러가지 지적하고 싶네요. 자신만 지적 받고 있으니까. (웃음) 시이나 씨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많지만 저는 할 수 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읽다 보면 항상 자극 받아요. 유리는 제가 그릴 수 없는 캐릭터네요.

시이나: 어느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죠?

오시미: 아까 말한 건전하게 에로한 느낌과 아오노군을 너무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유리는 자신이 아오노군에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닌가, 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도 하잖아요. 그런 시점도 포함해서 아오노군을 굉장히 좋아하고 있어요. 여자가 그리는 방식으로는 저는 그릴 수가 없어요. 남자가 본 여자 밖에 그리지 못해요. 게다가 시이나 씨는 남자도 생생하게 그리거든요. 아오노군은 남자가 봐도 괜찮은 녀석이에요. 에로한 걸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나… 남자를 잘 그린다고 생각합니다.

시이나: 와 성공했다! (웃음) 감사합니다!

오시미: 그리고 유령이 나오는 무서운 장면은 확실히 무서운 것도 대단해요. 아오노군 어머니의 유령이 길 건너에서 오는 장면이 있잖아요. 엄청 무서웠어요. 여기에 (손가락으로 가르킨다) 어머니가 작게 그려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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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기뻐요! 눈치채지 못해도 괜찮아, 라는 느낌으로 그린 거라서.

오시미: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걸 그릴 수 있을까… 풍경의 차이라고 할까요. 배경과 어머니가 어긋나 있잖아요. 위화감이 있다고 할까.

시이나: 얼마 전에 ‘뭐가 무서운가’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했어요. 공포 영화에 대한 감상은 불합리나 부조리가 무서운 사람과 모르는 것이 무서운 사람으로 나뉘어요.

오시미: 그렇다면 저는 ‘모르는 것’이네요. 부조리는 무섭지 않아요.

시이나: 저도요. 세상은 생각보다 부조리해요. 그래서 ‘아오노군’의 공포 장면은 ‘모르는 것’으로 전부 갔습니다.

오시미: ‘모르는 것에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네요. 시이나 씨, 귀신 본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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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없어요! 오시미 씨는 있나요?

오시미: 아… 미묘하게 있습니다.

시이나: 엣!? 말해주세요!

오시미: 그 기억이 떠올라서 도로에 어머니의 유령이 있는 그 장면이 무서워졌을지도 모릅니다.

시이나: 뭘 보셨나요?

오시미: 고등학생 때 매우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철도의 다리 기둥에 기대어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를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가 얼핏 봤는데 너무 섬뜩해서 외면해 버렸어요. 그 다음 서점에서 책을 사서 나왔는데 전봇대 뒤에 또 그 사람이 서 있었고 ‘걸음이 빠른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집에 갔죠. 그래서 자전거를 두고 문득 뒤돌아보니… 저 쪽에 또 서있더라고요. 무서워서 바로 집에 들어가 문을 쾅 닫고… 여기까지입니다.

시이나: 무섭네요!! 진짜 귀신이 맞는 것 같아요…

오시미: 뭔가 서있는 방식이 사람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시이나: 아아… 좋네요…

오시미: 딱 보는 순간 ‘아 뭔가 다르다’ 라고 느꼈어요. 뭐가 다른지는 잘 설명 못하겠지만 그런 기억이 있어요. 시이나 씨는 본 적이 없는데 본 것처럼 그리는 게 대단해요. 그리고 뒤틀린 배경을 그려서 무섭게 만드는 걸 잘하세요. 여기에요. 약간 부자연스럽게 유리의 얼굴이 가려져 있고 이미 배경은 뒤틀려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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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알기 쉽게 뭔가를 덧붙인 게 아닌데 뒤틀려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유리가 있는 곳만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것도 미쳐 있어서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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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오노군과 흑 아오노군이 바뀐 것도 얼굴로 바로 알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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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눈이 검게 되니까요.

오시미: 그렇죠. 기분 나쁜 걸 제대로 기분 나쁘게 그리시는 점이 좋아요.


등장 인물이 한 번이라도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거기부터 전부 무너진다.


오시미: 시이나 씨 작화는 아날로그인가요?

시이나: 처음은 풀 디지털이었고 지금은 선화는 아날로그, 테두리와 톤은 디지털이에요. 그런데 다시 풀 디지털로 돌아가려고 해요. 오시미 씨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디지털인가요?

오시미: ‘악의 꽃’ 1권부터 6권까지는 디지털, 7권 도중부터는 톤 이외 아날로그로 되돌렸습니다. 충동적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시이나 씨는 처음에 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바꿨을 때 힘들지 않았나요?

시이나: 그리기 힘들었어요. ‘죽는다….' 같은 느낌이었죠. (웃음)

오시미: 왜 아날로그로 그리셨나요?

시이나: 해보고 싶어서요. (웃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무지무지 가난해서 그림 도구 자체를 살 수 없었어요.

오시미: 오늘 펜 잡는 방법을 물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시이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검지와 중지가 앞으로 오고 그 위에 엄지가 오는 식으로 펜을 잡는다.)

오시미: 그렇군요.

시이나: 오시미 씨는 어떤가요?

오시미: 아직 연구중입니다. 전에는 새끼손가락이 파고드는 듯한 방법이었다가 교정했습니다. 요즘에는 펜의 뒤 쪽을 잡고 있어요. 방법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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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어떻게 그리시는 건가요, 이걸로!

오시미: 이렇게 그리면 손에 방해받지 않고 펜촉이 잘 보여요. 그게 장점이죠.

시이나: 대단해…

오시미: 우라사와 나오키 선생님의 ‘만면’을 보면 모두 펜을 잡는 방법이 다르더라고요. 따라 해보면 그 사람의 펜터치가 되는 거죠. 펜을 잡는 방법으로 결정되는 거라도 생각했습니다.

(만면: 만화가의 만화 제작 과정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시이나: 저는 필압이 굉장히 강해요.

오시미: 힘을 줘서 그리는 방법도 있죠. 네임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요?

시이나: 본 네임을 그리기 전에 종이에 작게 그립니다. 조금씩 조금씩 순서대로 그려가는 느낌이에요.

오시미: 그리고 싶은 장면부터 그리는 게 아니라 순서대로 그리시는 거죠?

시이나: 네. 일단 대사를 확 써버려요.

오시미: 대사가 먼저군요.

시이나: 대사와 대사의 템포라고 할까요? 이 템포를 위해서는 세 컷째까지 이 대사가 들어가야 하고. 그러려면 여기는 휴대폰을 갖고 있는 모습을 그려야겠다. 하고 그림을 넣어가는 방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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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미: 그렇군요. 플롯은 쓰지 않나요?

시이나: 안 씁니다. 오시미 씨는요?

오시미: 전 써요. 각본처럼 이렇게 ‘강변에 시즈이치가 앉아았다’ 라든가. (‘피의 흔적’ 단행본을 보면서 플롯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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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플롯이 없으면 안돼요. 어떻게든 머리 속에서 한 페이지에 얼마나 들어갈지 생각하면서 씁니다. 그 다음에 아주 작게 컷 분할을 해요. 이런 식으로. 이렇게 작게 그리면 앞뒤를 바꾸거나 해서 수정하기 쉽죠. 이걸 바탕으로 진짜 네임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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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이 종이 갖고 싶네요…

담당: 담당 편집과 스토리 회의는 하시나요?

오시미: 합니다. 대략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아까 말한 것처럼 제 주변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스토리가 정해져도 등장인물은 가급적 자신의 감정 같이 정말 생각하는 것에 가깝게 행동하도록 하고 싶어요. 등장인물이 본질적으로 틀리지 않았단 걸 확인하려고 주변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 느낌입니다. 한 번이라도 어긋난 행동을 하면 거기부터 전부 무너지니까요. 어긋나지 않게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담당분과 회의해서 고칠 부분이 2, 3군데 나오면 처음부터 전부 다시 그립니다.

시이나: 오시미 씨의 만화는 전부 연결되어 있는 걸요. 감시 카메라처럼요. 감정과 분위기를 그리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오시미: ‘아오노군’도 감정의 흐름에 따라 그려져 있으니 퍼즐처럼 그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시이나: 저도 한걸음 한걸음씩 방법이에요. 절대 정해진 대로 그릴 수 없기 때문에.

오시미: 감정의 흐름은 그려보지 않으면 모르니까 그걸 우선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결과로 사건이 달라져야 해요.

시이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담당: 시이나 씨는 사전 미팅이 거의 없어요. 미팅을 하면 그리기 힘들다고.

오시미: 아마도 본질적으로는 비슷한 타입 같아요. 협의 없이 그리는 편이 순도가 높아지죠. 저도 중요한 건 마음대로 그려요. 네임을 그리고 나서 미팅하고 싶네요. 말로는 머릿속의 일을 전하기 힘들고 잘못 전해져 버리죠. 그걸 기초로 해서 나아가는 건 싫습니다.

시이나: 감정은 말로 전달될 수 없죠. 그래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추체험해서 자신의 감정이 겹쳐지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오시미: 동감합니다.


만화 그리기는 테라피? 공양?


ㅡㅡ시이나 씨는 ‘독자와 동일화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동일화는 하지 않지만 감정이 겹치는 방식으로 한다는 거죠?


시이나: 그렇네요. 저는 등장인물에 연출을 붙여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시미 씨는 배우 타입이죠?

오시미: 확실히… 그리면서 스스로 연기하는 느낌이네요. 시이나 씨는 자신이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연출하는 느낌이군요.

시이나: 엄청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을 보는 느낌이에요.

오시미: 과연 그렇군요.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시이나: 정말 멘탈이 강해야만 제가 계속 연기하는 만화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 해도 녹초가 되어버리겠죠.

오시미: 그렇지 않다고요?

시이나: 자신이 전혀 힘들지 않게 그걸 할 수 있는게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오시미 씨에는 그런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오시미: 만화가가 되서 다행입니다. (웃음)

시이나: 이런 감정을 이런 느린 템포로 계속 그린다면 저는 미칠거에요.

오시미: 저는 이미 미쳐버린 걸지도 몰라요. (웃음) 계속 자신의 감정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살고 있으니까요. 말하자면 끝도 없으니 짧게 하자면 사춘기 때 자립에 실패했다고 할까요. ‘이게 내 인격이다’ 라는 걸 획득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와버렸어요. 사실은 괴로운데 고통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만화 그리는 건 테라피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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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제가 만화를 그리는 건 공양 같은 기분일지도 몰라요.

오시미: 무슨 공양입니까?

시이나: 저’ 입니다. 만화를 다 그린다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오시미: 생전공양.

시이나: 맞아요. 그리면 그릴수록 편해질지도 몰라요.

오시미: 테라피보다 공양이 덕이 높은 느낌이 드네요.

시이나: 말의 차이일 뿐인데. (웃음)

오시미: 그래도 역시 관점이 다르네요. 저는 제 쪽으로 끌어당겨 테라피라는 말을 썼고 아무래도 공양은 밀어내는 관점의 말 같아요. 비슷하다고는 생각하지만요.

시이나: 매우 비슷하지만 종족이 다른 느낌이네요. 아주 재밌어요.

오시미: 공양은 ‘아오노군’의 주제와도 겹쳐 있잖아요. 이 만화에서는 공양되는 것이 골입니까? 여러가지 의미로요.

시이나: 그렇네요. 모두의 저주를 풀어주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오시미: 풀렸으면 좋겠어요. 모두 저주를 받고 있지요.

시이나: 출발점이 ‘가시나무 숲의 잠자는 공주’라서 그 저주를 푸는 게 골이 될 겁니다. 지금 2번째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이고 거기서 마지막으로 확하고 갑니다.

오시미: 기대되네요.


ㅡㅡ그 정도까지 갔으면 다음 작품에 대한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 있나요?


시이나: 있어요! 그리고 싶은 게 몇 개 있어서 전부 그리고 나면 제 공양은 끝납니다. 이대로는 죽어도 죽을 수 없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엔터테인먼트 보고 즐겨 주셨으면 하는데 목적 중 하나로 자신의 공양이 있습니다.

오시미: 저는 그 공양 부분에 관심이 가고 읽고 싶어요. 시이나 씨 본심에서 점점 더 에로한 부분이 나오는 걸 보고 싶네요.

시이나: 오시미 씨는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의 깊은 곳까지 가서 그걸 독자에게 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게 만화에서 느껴져요. 앞으로도 오시미 씨가 길을 가시는 모습을 즐겁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시미: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시이나: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오시미: 그… 완전히 보여줄 타이밍을 놓쳤습니다만 (가방에서 뭔가를 꺼낸다) …무심코 그려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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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우와아아앗!! 멋져요!!!

오시미: 일개 팬의 팬아트입니다…

시이나: 울 것 같아요… 죽을 때 함께 불태워 줬으면 좋겠다 … 기뻐요 … 감사합니다! 보물로 삼겠습니다!

오시미: 기뻐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제 그림이라 죄송하지만.

시이나: 얼굴이 너무 귀여워…! 이걸 보면서 죽는 거군요!

오시미: 좀 더 힘내서 살아주세요. (웃음)

시이나: (웃음) 싸인해 주실 수 있나요…

오시미: 네! 저도 싸인 부탁드립니다!


(끝)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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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우미가 그린 '해피니스'의 노라와 오시미 슈조가 그린 '아오노군'의 유리. 트위터 리트윗 이벤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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