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테안경을 쓴 20대 청년이 태극기를 불태우는 장면이 신문의 1면을 차지하고 있다.
초점 없이 번들거리는 그의 눈에 담긴 감정이 절망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희생자 가족의 일부와 함께 격렬한 시위를 벌렸다. 경찰을 폭행하고 경찰버스를 파손한 그들은 무엇을 위해 어디까지 갈 건가 궁금하다. 어둡고 컴컴한 바다 속에 아직도 자식을 두고 있는 부모의 아픔에 대해 뭐라고 위로할 말조차 없다. 아직도 그 속에 있는 아이를 꺼내달라는 요구는 너무 당연하다.그러나 유족들은 그 아픔을 이용하려는 주변의 꾼들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사건이 터지면 뒤에서 거액을 받을 수 있다고 부추기는 사람들이 꼭 있다. 사건을 정치화 하면 특별법이 생기고 비슷한 사건의 형평성 때문에 제한을 받는 사법부의 판례를 초월한 거액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도 강하다. 그 금액이 일반 서민들에게는 놀라운 거액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는다. 욕심과 음모가 이면에서 뒤섞일 수도 있다.
바닥의 민심에 어긋나는 소리를 하면 몰매 맞는 세상이다. 유족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40년을 한 법쟁이의 시각에서 볼 때 세월호 사건은 개인적인 여행을 하다가 난 사고다. 그 법적책임은 선주와 원인제공을 한 일부 공직자다.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게 법치주의의 원칙이다. 그런데 정부가 모든 걸 해주겠다고 생색을 냈다. 그건 결국 국민들이 물어주라는 소리다. 특별법을 보면 이정도 온정이 흐르는 법이 여태까지 있었나 할 정도다.
위로지원금, 생활지원금, 의료지원금, 교육비지원, 금융지원, 대학의 특별전형의 혜택등 눈이 휘둥그래 질 정도다. 사망자 전원이 의사자 대접을 받고 국가 유공자가 받는 연금액의 200배를 넘는 돈을 받는 다는 소리도 들린다. 세월호에만 추념일을 지정하고 추모공원과 기념비를 세워준다고 한다. 전쟁터에 나가 희생된 게 아닌데 그 이유가 얼핏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 비행기사고로 수백명 전부 비참하게 몰살한 사건과 세월호 침몰이 근본적으로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국가는 조사권등 사법권까지도 내놓고 완전 항복한 느낌이 든다. 그건 정부의 자업자득일 수 있다. 세월호가 침몰할 때까지 시간이 있었다. 국가의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아이들을 살릴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이들을 구조할 능력이 있었는데도 그랬는지가 정확히 조사됐어야 했다. 정확한 발표도 없었다. 현장에서 사건을 처리하는 지휘체계도 실종된 것 같았다. 혼선이 빚어지고 아이들은 죽어 가는데 모두 구조됐다는 허위보도도 나왔다. 눈치 빠른 정치인들의 연기만 슬라이드 영상같이 화면에 나왔다가는 사라지곤 했다. 바다에 빠진 아이들을 보지 않고 청와대쪽만 봤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몇 시간 공백에 대해 유가족측이 수사와 기소권까지 가지고 조사하겠다고 달려드는 건 그런 걸 감지한 게 아닐까.
정부의 어정쩡한 행동은 더욱 불신을 초래했다. 참사의 발생원인이나 수습과정, 후속조치를 분명히 해야 했다. 처음부터 원칙을 알리고 당당하게 설명을 했어야 했다. 애매모호한 태도로 신뢰를 잃고 밀려가면서 마침내는 공권력의 고유의 영역인 조사권마저도 빼앗겼다. 앞으로는 일반교통사건도 정치화만 되면 특별법이 제정되고 피해자가 경찰을 대신할 수 있다는 논리가 된다. 유족들의 슬픔은 이해하지만 그동안 있었던 다른 대형사건과의 형평성을 살펴야 한다. 법과 원칙을 지킨다는 건 모두 함께 잘 살아가자는 지혜다. 세월호 참사가 정권을 증오만 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유족들은 아픔을 함께 하고 봉사했던 국민들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 한번쯤 생각해야 한다. 이웃의 순수한 사랑과 정치꾼들의 책략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유가족의 몫인 것 같다.
국민들이 애도하는 평화로운 추모제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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