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헤롯의 피부병

운영자 2015.03.02 10:06:18
조회 799 추천 0 댓글 0
헤롯의 피부병

  

대학병원 진료실 앞 비닐소파에서 기다린 지 한 시간이 됐다. 군중같이 많은 환자다. 광야를 갔다 온 후 팔과 다리에 못자국 같은 상처가 나타났다. 기도하러 간 내게 주님이 준 기념도장쯤으로 가볍게 생각했다. 욕창같은 구멍은 점점 넓어지면서 깊어졌다. 동네 의원에 가 보았다. 그걸 본 의사는 고개를 갸웃 하면서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초진을 한 의사는 대학병원에 가더라도 임상경험이 많은 나이 먹은 의사를 꼭 선택하라고 당부했다. 확진할 의사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얘기였다. 그 모호한 말에는 죽음의 냄새가 배어 있는 것 같았다.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고 경험 많은 의사의 특진을 받았다. 백색가운의 머리가 센 의사의 하얀 느낌은 경륜이었다. 그는 슬라이드를 보고 있던 현미경에서 눈을 떼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세포 안에 충(蟲)이 보입니다. 도대체 어떤 종류의 것인지 정체불명입니다. 근래에 어디 갔다 오신 적 있습니까?”

“예 광야에 나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광야요? 사막 말입니까?”

의사는 뭔가 실마리라도 잡으려는 듯 투명한 안경 뒤의 작은 눈을 반짝였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해서 40년 동안 이동한 광야에 갔다 왔습니다.”

“그렇다면 원인불명의 독충이 몸속에 알 수 없는 균을 집어넣은 것 같습니다. 그 균이 내장 쪽으로 침투하면 고열이 나면서 고비를 맞이하실 가능성이 의학계에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종의 중동의 풍토병에 걸리신 걸로 보면 됩니다.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치료할 수도 없습니다. 국내에 약이 없습니다. 중동 쪽의 독충이 원인이 된 희귀한 병에 대해 제약회사에서 약을 생산할 수 없는 거죠. 그동안 몇 달 상처를 방치했으면 균이 내장의 어디까지 침투했는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

정체불명의 어떤 놈이 몸속에서 나를 먹으면서 자라고 있었다. 두려움과 절망감이 엄습했다. 왜 그분은 나를 광야로 나오라고 했을까 그리고 이런 몹쓸 병을 주셨을까.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82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8)-푸들 강아지 운영자 15.06.10 776 0
82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7)-팔레스타인 한국예수 운영자 15.06.02 1330 0
825 ‘사법치사’를 없애려면 [1] 운영자 15.05.25 621 2
82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6)-감옥과 시편23장 운영자 15.05.18 612 1
82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5)-황금 기도원 운영자 15.05.18 1270 0
822 세월호 유족, 휘둘리지 말아야 [1] 운영자 15.05.07 707 2
821 죽은 자와 살아있는 권력의 싸움 [1] 운영자 15.05.07 643 1
82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4)-수령님에서 주님으로 운영자 15.04.29 1309 0
81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3)-도(道)를 아십니까 운영자 15.04.22 939 1
81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2)-성령 사기꾼 운영자 15.04.13 1018 0
81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1)-모스크바의 한국예수 운영자 15.04.06 1308 0
816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0)-붉은 모래 위의 묵상 운영자 15.03.30 795 1
815 윤락여성 처벌 속에 숨은 위선 운영자 15.03.26 950 0
814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9)-여호와의 증인 [1] 운영자 15.03.24 907 1
813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8)-병석제단 운영자 15.03.17 1566 0
812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7)-소망촌 운영자 15.03.17 1440 1
811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6)-에덴동산 [1] 운영자 15.03.09 557 2
81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5)-딱 딱 딱 운영자 15.03.06 1601 0
809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4)-시리아 난민촌 운영자 15.03.04 594 0
808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3)-홍합미역국 운영자 15.03.04 1003 0
807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2)-야곱의 팥죽 운영자 15.03.02 851 0
우리시대의 거짓예언자들 (1)-헤롯의 피부병 운영자 15.03.02 799 0
805 가장 행복했던 시절 [2] 운영자 15.02.25 1024 0
804 ‘니트족’의 절망을 애도하며 운영자 15.02.11 736 2
803 북한의 부자와 노점상 운영자 15.01.27 825 1
802 ‘갑질’하는 수사관은 정리해야 [2] 운영자 15.01.13 1056 0
801 영혼 없는 허깨비들의 완장 운영자 14.12.30 885 2
800 마음이 추운 젊은 노인들에게 [1] 운영자 14.12.16 1126 1
799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 사람들 운영자 14.12.02 949 1
798 인간을 무시하는 게 존재의의인가요 운영자 14.11.25 779 0
797 만 시간을 투자해 보세요 운영자 14.11.18 1104 1
796 교도소의 변신 운영자 14.11.05 822 1
795 법을 뭉개면 투사가 되는 사회 운영자 14.10.28 779 0
794 어떤 할머니의 돈쓰는 법 운영자 14.10.28 933 0
793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의 싸움 [1] 운영자 14.10.09 999 0
792 흰 손으로 쓴 판결문 운영자 14.09.24 1082 1
791 차관님이 사는 법 [1] 운영자 14.09.17 1181 4
790 들고 일어난 대한변협 회장들 운영자 14.09.16 968 0
789 죽음 이후에 어떤 존재가 될까 운영자 14.09.05 1114 2
788 수사기관과 언론의 공개처형 운영자 14.08.27 870 3
787 대법원판결과 진실 [1] 운영자 14.08.13 1164 1
786 우리시대의 가짜예언자들 운영자 14.07.31 919 3
785 청부살인 대처법 운영자 14.07.22 1198 3
784 道人 엄두섭목사 운영자 14.07.11 2716 0
783 오도된 여론에 춤추는 나라 운영자 14.07.07 1005 2
782 죄인이 검사보고 ‘우리가 남이가’라니? 운영자 14.07.03 1051 1
781 道人의 말(2) 운영자 14.06.30 1198 2
780 신학과 고난 운영자 14.06.30 867 0
779 국민과 함께 진짜 눈물을 흘려야 [1] 운영자 14.06.25 1018 1
778 좋은 부자 운영자 14.06.25 1014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