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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에세이] 각각의 사건이 하나의 사건으로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202.136) 2007.04.18 11:51:32
조회 1495 추천 2 댓글 1

  제1장 스타트 라인에 서서

  5. 공공의 적과 맞서다 - 각각의 사건이 하나의 사건으로


  피라미드 사기의 증명은 간단하다. 한 단계가 2의 제곱수로 나가므로 16단계가 지나면 대한민국의 인구 전부가 가입해야 그 다음 사람에게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보통 3~4단계에서 그 법칙은 깨지고 만다. 결국 일을 주도한 사람이 돈을 갖고 도망치기 마련이다.


  17단계를 넘어갈 수 없는 이 사업방식은 마치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옆 사람에게 전달하는 게임과 같다. 인간의 본능 속에 잠재된 가장 비겁한 속성을 이용해 돈을 손에 넣기 때문이다. 마치 첨단금융상품인 걸로 포장해 투자자를 끌어들인 후 그들에게 일확천금을 꿈꾸게 하는 프로그램을 가동시킨다. 경제사범들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에서 그 수법이 교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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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문에서 포목상을 하던 큰 손 아줌마의 계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 접수된 사건을 확인해보니 기소중지 중인 사건이 두 개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른 검사들에게서 넘어온 유사사건들이었다. 원래 한 검사가 어떤 사건을 맡으면 그와 유사한 다른 종류의 사건은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 모두 모아주는 게 관례였다. 그래서 넘어온 사건들을 모아 놓고 보니 희한하게 마지막 사건과 수법이 비슷한 사건이 열두 개나 됐다. 모두 사업이 잘 안 돼 부도가 난 것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나는 의도적으로 사건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전국에 있는 사건들을 다 모아 놓고 보니 결국 퍼즐조각을 맞추듯 그림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사건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몇 천만 원 사건이 몇 십억 사기 사건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마치 작은 아기코끼리가 맘모스가 된 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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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여기저기서 외압이 들어왔다. 고위급 검찰간부를 지낸 사람이 ‘사건을 분리해서 처리해 달라’며 은근히 압력을 가해 왔다. 그러나 거기서 물러설 내가 아니었다. 나는 큰 손 아줌마의 고의적인 사기행각을 구체적으로 증명해냈다.


  형량이 꽤 나왔다. 따로 사건을 분리해 처리했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형량이었다. 엄정한 법집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후에도 수많은 피해자가 생겼을 것이다. 남대문 시장에서 힘들게 번 할머니들의 손때 묻은 돈을 모아 꿀꺽 삼켜 버린 비양심자들에게 관용을 베풀 이유란 없다. 그들은 모기 눈알을 모아서 핥아먹는 불개미의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힘없는 서민의 피를 막무가내 식으로 빨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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