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소설) 하나코 육아일기 - 바다 여행을 떠났어요(下)

Kikerog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7.10 23:55:11
조회 995 추천 22 댓글 13
														


"후와아~, 배가 빵빵해~..."


방으로 제공된 저녁식사를 먹고난 후, 소녀는 침대에 대자로 누워있었다. 그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 있었다.


"정말~, 그렇게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안된다고요?"


"으에? 그치마안..."


하나코는 소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침대에서 안아올렸다. 칭얼거리는 소녀였지만, 하나코의 손길을 뿌리치진 못했다.


"그러지 말고 밤 산책이라도 다녀오지 그래? 해안가의 야경은 꽤나 각별하다고?"


"어머? 그럼 당신은요?"


"난 일찍 잘거야. 아까 시로코한테 연락이 왔는데, 이른 아침부터 훈련 예정이라 그러더라고."


그렇게 말한 선생은 침대의 이부자리를 펴고 있었다. 일찍 잔다는 것이 괜한 말은 아닌듯했다.


"그럼 어쩔 수 없나요... 어때요, 엄마랑 같이 나갈래요?"


"응! 가자가자!"


하나코의 손을 꼬옥 잡은 소녀는, 아까까지의 울상은 온데간데없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표정에, 하나코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우와... 밤 바다는 이런 느낌이구나..."


하나코의 손을 잡고 부둣가 근처를 거니는 소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감상에 젖어있었다. 그럴만도 했다.


오렌지빛 가로등의 불빛을 반사하는 회색 시멘트, 끝을 알 수 없는 칠흑의 바다와 그 위로 펼쳐진 별빛들. 그 모든 것이 소녀에겐 새로웠다.


"어두워서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엄마 손 꼭 잡아야 해요?"


"응!"


두 사람은 서로 보폭을 맞춰가며 부둣가를 걸었다. 그러던 중, 소녀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어? 엄마, 저기!"


"어라? 왜 그래요?"


하나코는 소녀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부둣가의 끝에, 누군가가 웅크린듯한 형상이 있었다.


"혹시 사람인가? 보고 오자!"


"앗, 잠깐만요! 뛰면 안된다니까요!"


하나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뛰어간 소녀는, 가까워질수록 그 형상이 점점 분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헥헥, 후우... 어라?"


"어? 혹시 길을 잃었니? 여긴 위험하니까... 잠깐, 넌?"


소녀는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휴대용 접이식 의자에 앉아 낚싯대를 들고 있는 은발의 여성.


그것은 밤 낚시를 즐기는 중인 시라스 아즈사였다.


"아즈사 이모! 오랜만이네!"


"하나코의 딸이구나. 응, 그동안 잘 지냈니?"


아즈사는 잠시 낚싯대를 내려놓고,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편안했는지, 소녀는 고개를 아즈사 쪽으로 숙여 더 쓰다듬기 좋은 자세를 취했다.


"우리 딸~, 그렇게 혼자 가면 안돼요! 죄송합니다, 저희 애가... 어라? 아즈사 쨩?"


뒤늦게 쫓아온 하나코는 딸과 만난 사람에게 사과하려다, 곧 그녀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하나코! 오랜만이야. 가족이 같이 온거야?"


"아, 네. 아비도스 분들의 초청으로, 근처 리조트에 묵고 있어요."


"잘 됐네, 여긴 고급 휴양지니까."


여전히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즈사는 간만에 만난 친구와 담소를 나누었다.


"히후미 쨩에게 들었어요,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고. 그래서 한동안은 못 볼줄 알았는데..."


"응, 해안가를 따라서 계속 여행 중이야. 며칠 동안 근처의 민박집에서 묵기로 했어. 낚싯대도 거기서 빌려온 거고."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아즈사는, 잠시 한눈을 팔았던 낚싯대의 찌가 움직이는 것을 포착했다.


"아, 잠깐 기다려봐. 흐읏!"


낚싯대를 잡고 줄을 감기 시작한 아즈사. 찌가 흔들리며 격렬하게 잔물결이 일기 시작하고, 낚식줄은 점점 팽팽해졌다.


"으읏, 좀 큰데? 에잇!"


힘을 주어 낚싯대를 잡아올리니, 거기에는 제법 큰 녀석이 걸려올라왔다.


"우와, 크다!"


"월척이네, 제법 손맛도 있었고."


아즈사는 한동안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를 바라보았다. 생명력이 넘치는 녀석은, 쉼없이 펄떡대고 있었다.


"음... 역시 놔줄까."


"어? 왜?"


아즈사는 물고기의 입에 꿰인 낚싯바늘을 빼낸 후, 바다에 던졌다. 녀석은 잠시 수면에서 요란을 부리다, 곧 그림자가 되어 사라졌다.


"식사는 이미 민박집에서 하고 와서, 굳이 잡아먹을 이유가 없거든. 죽일 필요가 없다면, 역시 죽이고 싶지 않아."


"헤에... 잘 모르겠지만 멋있어, 이모!"


"그렇게 생각해준다면야."


아즈사는 다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소녀도 그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즈사 쨩..."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있던 하나코는, 괜히 옛 생각이 났다.


- <살의>가 부족하다면, 더 채워보이겠어. <살인자>가 되어야만 널 막을 수 있다면 그렇게 되어보이겠어.


자신의 것이 아닌 증오를 품고 총구를 겨누던 소녀는, 이제 여기에 없다. 있다고 해도, 지금의 아즈사라면 올바르게 이끌 수 있으리라.


"... 어라? 하나코, 뭐 해?"


"네, 네? 아, 아니 그게..."


그런 생각을 하던 하나코는, 자신이 무심결에 아즈사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아앗! 치사해, 나도 쓰담쓰담해줘!"


"네, 네. 이렇게요?"


"에헤헤, 응..."


다행히 소녀가 중간에 끼어준 덕분에, 하나코가 난처해지는 일은 없었다.


"흐응... 뭐, 상관없나."


아즈사는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친구를 똑 닮은 소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느꼈다.


"그나저나 시간이 늦었는데, 슬슬 들어가보지 그래? 나도 오늘 낚시는 이쯤할 생각이고."


"어머, 듣고보니 시간이... 우리 딸도 슬슬 잘 시간이죠?"


"에엣! 좀 더 놀고싶은데..."


소녀는 꽤나 아쉬운듯했다. 뻗친머리가 아래로 추욱 내려앉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음... 그럼 내일 아침에 여기로 올래? 근처 마을을 돌아다닐 생각이거든. 분명 재밌을거야."


"어, 정말? 그래도 돼?"


소녀의 눈은, 기대감으로 다시금 빛났다.


"그렇냐는데, 하나코."


"후훗, 확실히 재밌겠네요. 저도 따라가도 될까요?"


"그럼, 하나코는 친구니까."


아즈사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친구, 그 대답에 하나코가 살짝 감동한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그렇게 세 사람이 부둣가에서 헤어지고, 다음 날 아침.


"아즈사 이모! 우리 왔어!"


여름용 하얀 원피스를 입고온 모녀는, 부둣가에서 그녀들에게 손을 흔드는 아즈사와 만났다.


"둘 다 일찍 왔네. 근데, 선생님은?"


"아, 그이는 오늘 아비도스 훈련이 있대서요. 뭐랬더라, 사이클 실전 훈련이랬는데..."


"자전거 말야? 그거라면 아마..."


아즈사는 대답 대신 어딘가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척 보기에도 가파른 산이 있었다.


"사이클 훈련이라면 저기 같은데. 경사가 가파른 대신 길이 잘 닦여서, 훈련엔 좋은 곳이거든."


"에이, 설마요. 그렇게까지 힘든 훈련을 할 리가..."


"그게 문제가 아냐! 빨리, 빨리 가자!"


하나코와 아즈사의 손을 잡고 보채는 소녀. 그 목소리에 두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가볼까?"


"네, 출발하죠."


세 사람은 마을을 향해 해안가를 따라 걸었다.





한편, 산 쪽에서는 아즈사의 예상대로 아비도스 체육부의 훈련이 이뤄지고 있었다.


"응, 낙오되는 녀석은 오늘 저녁 없어."


"오늘은 너희들이 먹고 싶다던 바베큐 준비했으니까, 나가떨어지지 않도록 해."


"헉, 허억...!"


트럭의 짐칸에 올라타 확성기로 말하는 두 늑대들. 그런 그녀들의 지도에 따라, 체육부 학생들은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었다.


"저, 저기 얘들아. 역시 이거, 좀 너무하지 않니...?"


"응,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


"하아... 그래 뭐, 너무 무리시키지만 말아라?"


트럭을 운전하던 선생은 두 늑대에게 살짝 핀잔을 줬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기에 반쯤 포기했다.


"그나저나 애엄마는 괜찮으려나... 아즈사가 왔다고 해서 다행이긴 한데."


선생은 그저, 훈련을 빨리 끝내고 가족을 보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 Bing-Bong!


해안가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있는 마을. 그곳에 있는 빨간 지붕의 주택 앞에서, 아즈사는 벨을 눌렀다.


"네, 누구세... 어머, 아즈사 쨩! 어제 말한 손님들이니?"


"응, 아주머니. 인사해, 지금 묵고 있는 민박집 주인이셔."


"안녕하세요, 더운데 평안하신지요?"


"안녕하세요~!"


아즈사가 간단히 하나코 모녀를 소개시킨 후, 두 사람은 주인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었다.


"아유, 더운데 일단 들어와! 보리차 좀 내줄까?"


"아, 그럼 부탁할게."


"감사합니다~!"


대문을 넘어온 일행은, 민박집의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반듯하게 정리된 침구류에서, 그곳이 아즈사의 방이라는 것을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자자, 다들 일단 앉아! 목 마르지?"


"고마워, 아주머니."


보리차가 올라간 쟁반을 건네받은 아즈사는, 방 가운데에 쟁반을 놓고 보리차를 한 잔씩 따라주었다.


"잘 먹겠습니다~! 꿀꺽꿀꺽, 푸하~!"


보리차를 들이킨 소녀는, 시원하게 잔을 비우고 손으로 입을 대충 닦았다.


"이거 맛있다~! 고마워, 아주머니!"


"어이구, 그래그래. 편히 쉬다 가거라?"


주인 아주머니는 소녀의 등을 토닥여준 후,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오늘 할 일 말인데."


아주머니가 들어가고 잠시 후, 아즈사는 앞으로의 계획을 간략히 설명했다.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거든."


"그거 좋네요? 우리 딸은 어떻게 생각해요?"


"나도 좋아. 그럼 어서 가자!"


잔을 비운 세 사람은, 잠시 땀을 식힌 뒤 밖으로 나갔다.





"흥흥~ 룬룬~!"


"정말이지, 저렇게 신날까요?"


"괜찮잖아? 아이는 활달한 편이 보기 좋으니까."


세 사람은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산책을 즐겼다.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려면, 우선 마을의 지리를 충분히 알아둘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중, 소녀는 길모퉁이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다.


"... 둑이다! 저 놈 잡아!"


"어? 무슨 일..."


"뭐야, 꼬맹이! 비켜!"


"꺄악!"


갑자기 밀쳐진 소녀는, 아스팔트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야야..."


"우리 딸! 괜찮아요?"


하나코는 소녀에게 급히 뛰어와 상태를 살폈지만, 소녀는 자신의 고통에 신경쓸 틈이 없었다.


"어, 엄마! 그것보다 저기 도둑이!"


"이 녀석, 내 가방 내놓으라고!"


"푸하핫! 세상을 이끄는 건 늙은이가 아니라고! 이건 우리가 잘 써줄 테니까..."


스케반은 가방을 들고 그대로 골목길 끝을 향해 뛰고 있었다.


"저기서 모퉁이를 돌면...!"


"응, 그건 불가능해."


전력으로 달리던 스케반 앞에 나타난 것은, 오로라가 일렁이는 은빛의 환영.


"어, 어?"


"Vanitas, vanitatum."


커다란 날개를 펼쳐 도약한 아즈사는, 순식간에 스케반 앞에 착지한 후 이마에 총구를 겨눴다.


- 탕!





"아이고,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방을 찾았어요!"


"아냐아냐, 이 정도는 해야할 일이니까."


스케반을 발키리에 넘긴 후, 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이에 아즈사는 곤란한 듯 손사레를 쳤다.


"이모, 아까 엄청 멋있었어! 완전 히어로 같아!"


"아, 고마워. 그래도 따라하면 안돼? 이런 일이 있을 땐 먼저 나서기보다 발키리를 부르는 게 좋아."


아즈사는 소녀의 칭찬을 받아주면서도, 자신처럼 위험한 일을 벌이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이거, 정말 어떻게 사례를 해야할지... 관광객이 늘면서 외지인들이 행패를 부리는 일도 늘었거든요. 아가씨같은 분은, 정말 가뭄의 단비같답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야. 마을 사람들과 적이 될 생각은 없으니까."


아저씨는 여전히 어떻게 보답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어딘가로 뛰어갔다.


"아, 잠시만 거기서 기다려주세요!"


"어? 어어, 그래."


5분도 안 되어 돌아온 아저씨는, 양손에 소쿠리를 들고 돌아왔다. 거기에는, 빛깔이 좋은 자두가 올려져 있었다.


"어머나~, 이 귀한 걸..."


"이번에 딴 건데 드셔보시죠. 이번 여름이 무척 더워서, 잘 익었을 겁니다."


"그럼, 사양 않고. 너도 먹을래?"


"응! 잘 먹겠습니다~!"


세 사람은 자두를 들어 한 입씩 베어물었다. 달달하고 조금은 새콤한 과즙이, 입안에 맴돌았다.


"음~, 훌륭하네요!"


"엄청 달다! 고마워, 아저씨!"


"남은 것도 가져가시죠. 올해는 자두가 풍년이라서 말입니다."


"아, 그러면 감사히 먹을게."


자두 소쿠리를 받아든 아즈사는, 하나코 모녀와 함께 다시 길을 떠났다.





이후에도 마을에서는 꽤 많은 일이 있었다.


언덕 위의 집에 사는 할머니의 짐을 옮겨주기도 하고, 꼬마들의 낚싯대를 고쳐주기도 하고, 밭일을 나간 농부들의 새참을 얻어먹기도 했다. 길가에 버려진 양동이를 주워, 모래성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짧은 모험이 끝난 후, 세 사람은 해변 앞의 빙수집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물론 각자 빙수를 하나씩 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으, 머리가 띵해..."


"정말, 그래서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니까요?"


하나코는 소녀의 이마를 부드럽게 짚으며 핀잔을 주었다. 아즈사는 그 모습을 그저 웃으며 보고만 있었다.


"하나코... 좋은 엄마가 됐구나."


"네? 방금 뭐라고..."


"아무것도 아냐. 그것보다 이 블루레몬 빙수도 먹어볼래? 혀가 파래질지도."


"후훗, 그럼 한 입만..."


빙수를 살짝 떠서 입에 넣은 하나코는, 차가운 감촉에 순간 혀가 짜릿했다.


"흐으응, 역시 이 감각... 중독될 것 같네요♡."


"즐겁다니 다행이야. 너도 그렇지?"


"응! 오늘 하루 재밌었어!"


그렇게 빙수를 먹던 세 사람 앞에, 어떤 트럭 하나가 지나갔다.


"응? 이 트럭은..."


"응, 오랜만이네. 선생님, 여기 아내분이 있어."


"어? 정말?"


운전석의 차창이 내려가자, 그곳에는 선생이 놀란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아빠!"


운전석의 문이 열리자마자, 소녀는 선생에게 달려가 그대로 품에 안겼다.


"어이구, 우리 딸~! 오늘 재밌었어? 아즈사 이모랑은 사이좋게 지냈고?"


"응! 이모, 완전 히어로 같았어!"


"정말, 과찬이라니까."


아즈사는 볼을 긁적였지만, 그 밝은 표정을 보아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응, 그것보다 슬슬 바베큐를 준비할거야. 그쪽한테도 대접하고 싶은데, 어때?"


"나 말야? 좋아, 민박집에는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전해둘게."


"응, 사람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큰 시로코의 제안에, 아즈사는 흔쾌히 응했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은 꽤나 북적일 듯했다.


"역시 여름은, 이런 맛이지."


"네, 그러게요."


시로코들과 아즈사의 모습을 보며, 선생과 하나코는 조용히 속삭였다.





선생의 말마따나, 저녁은 꽤나 요란스러웠다.


리조트의 허가를 받아 모래사장에서 바베큐를 굽는 시로코들, 식사 이후 캠프파이어 앞에서 장기자랑을 하는 아비도스 체육부의 학생들.


"예스 마 스윗~, 예스 마 스위티스트! 아 워너 겟 백 웨얼 유 월~!"


"와아~! 선생님 멋져요!!!"


"아, 아하하..."


선생도 분위기에 취해 고전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열창하기도 했고, 하나코는 그런 남편을 보며 식은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북새통이 끝나고, 선생 가족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먼저 방에 들어왔다.


"후우... 꽤나 피곤한 하루였네. 그래도 당신 얼굴 보니까 너무 좋은 거 있지?"


"정말... 결혼한지가 벌써 몇 년인데 아직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아이를 먼저 재운 후. 스위트룸의 테라스에 마련된 노천탕에서, 선생과 하나코는 피로를 풀어내고 있었다.


"진심이야. 당신이랑 결혼한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까... 다들 오해하는 거라구요?"


"엥? 나 이런 얘긴 당신한테만 하는데?"


"그런 게 있다구요. 그런 당신도 좋지만..."


탕 속에서 하나코를 끌어안고 있던 선생은, 조금 당황한듯 이리저리 물을 튀겼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하나코는 조용히 쿡쿡 웃었다.


"그런데 당신... 있잖아요."


"어?"


몸을 돌려 선생을 마주 본 하나코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한쪽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선생은 그마저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아까까진 훈련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애들 앞에서 신나는 건 좀 너무하잖아요?"


"아, 역시 교육자로서 좀 그랬나? 주의할..."


"그런 게 아니라."


하나코는 선생을 덮치듯이 양 팔을 선생의 목에 둘렀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있던 팔의 감촉이 포근해, 선생은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늘 밤은, 저랑만... 어울려 주실래요?"


"... 외로웠구나? 내가 당신 곁에 없어서."


"싫으신가요?"


미움받기 싫은 아이처럼, 하나코는 촉촉한 눈으로 선생을 올려다봤다. 고혹적인 완숙한 육체와 대비를 이루는, 맑은 눈이었다.


"너무나도 좋아. 순수한 당신이라서."


"... 바보."


그날 밤은 영겁처럼 이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서로 완전히 녹아들기엔, 꽤 짧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

일단 이것으로 여름 에피소드는 마칩니다.

다루고 싶은 내용은 더 많았는데, 짬이 안 나 이것밖에 못쓴게 좀 아쉽네요.

작품 자체는 일상물 특성상 소재가 고갈될 때까지 나옵니다. 그럼 좋은 밤 되시길.

다른 소설 보기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2

고정닉 17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메시지 읽씹 잘 할 것 같은 이미지의 스타는? 운영자 26/04/20 - -
- AD 게임에 진심인 당신을 위해~!! 운영자 26/03/05 - -
17831080 공지 호출기 2호 [49]
대문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3.16 83930 31
18090618 공지 복각 『Serenade Promenade』 챌린지 공략 및 종합 가이드 [7]
유지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4.20 1020 17
16152255 공지 현재 진행중 이벤트/총력,대결,제결전/종전시 정보글 모음 [8]
동숲지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30 214399 34
12033833 공지 현재 진행중 / 진행 예정 이벤트 모음글
코마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7.22 245614 55
16393499 공지 블루 아카이브 미래시 정보 [61]
바위여왕아리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9.25 302158 79
16994520 공지 !!!!! 리세, 유입 뉴비를 위한 종합 가이드!!!!!!! [88]
몸이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07 92107 155
18096677 일반 "거울세계? 총이 없다고?"
벡벡벡벡벡벡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5 2 0
18096676 일반 니들 아이돌이 뭔지 앎??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5 2 0
18096675 일반 돌고래녀 가슴 크기는 이게 맞는거 같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5 14 0
18096674 일반 야이새끼들아.쿠폰사용안되잖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4 14 0
18096673 일반 돌마리는 범죄다
ID-1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4 12 0
18096672 일반 미카는 처음 실장됐을 시절엔 자지가 안섰는데
시이나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4 6 0
18096671 일반 나구사<<<초인 아님?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25 0
18096670 일반 종전시 조력자 정산
구름헤어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11 0
18096669 일반 시험을 보기전 늘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듣지 [1]
소녀와영겁의기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10 0
18096668 🗾JP 개변된 세계는 로어가 일상화된 세계 아닐까
F★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15 0
18096667 일반 솔직히 이번 돌마리 걸러도 되는 이유 [1]
아카라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26 0
18096666 🗾JP 돌고래녀<<< 빈유파가 승리중인듯...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55 0
18096665 일반 네루<-모든 종족값을 가지고있음 [2]
단발조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34 1
18096664 일반 리오 실제 피지컬이면 키 존나큰가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2 41 0
18096663 🗾JP 범고래가 모티브인 학생<-사실 이미 블카브에 있음,,,,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2 48 0
18096662 일반 카야가 기본 스펙이 린보다 높긴 할거 같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2 23 0
18096661 일반 돌마리 뽑으면 안되는 이유는
화이트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2 24 0
18096660 일반 야 개블븽 청휘석 600개 쿠폰번호알려줘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2 35 0
18096659 일반 좋은 아침이야 카요코짱.. [2]
식혜팔이소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26 0
18096658 일반 (고어 주의)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86 1
18096657 일반 대결전 기간 평일이 쉬는 기간처럼 느껴지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16 0
18096656 일반 천장칠거면 차라리 이러면 좋겠어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21 0
18096655 일반 신총학 별명 개많네 [1]
뜌우땨이뜌땨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22 0
18096654 🗾JP 만약 카야 활약상이 체스 이긴게 끝이면 어뜨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36 0
18096653 일반 나츠 안돼 콘 좀 달아주셈 [9]
막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35 0
18096652 일반 점검 전 쓰담 성공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5 0
18096651 일반 돌마리 바이럴하지마셈 [4]
코코나의간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29 0
18096650 일반 가짜총학 진짜 열심히 일하는 총학이면 좋겠는데
베이글베이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1 11 0
18096648 일반 출근하자마자 본 짤이 극태자지범고래녀짤이라니 [12]
펭참2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0 65 1
18096647 일반 오늘 돌마리만 뽑고 다음패스때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0 44 0
18096646 일반 자지픽<<<뽑지 마세요 [5]
별내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0 54 0
18096645 일반 이게 올바른 여자 젖탱이임 [4]
정공전하다정공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9 70 0
18096644 🗾JP 예전부터 생각한게 카야 무능하진 않을거같다였는데 [1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90 0
18096643 일반 미카<<의외로 천박야스에 최적화됨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59 0
18096642 🗾JP 아 맞다 모의총력전 나오면 드디어 최근캐릭들성능 감잡을수있구나 [1]
우츠미아오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21 0
18096641 일반 돌앵자랑 교스나랑 왜 비교하지 [6]
레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55 0
18096640 일반 솔직히 쌩 무과금이면 성능픽에 휩쓸리지 말고 [2]
시이나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57 0
18096639 일반 이게 옳게된 여자 젖탱이임 [15]
굿-훈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84 0
18096638 🗾JP 신캐 헤일로 어디서 많이 봤다 했는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62 3
18096637 일반 블아 바이럴글은 이때가 레전드였지 [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7 128 0
18096636 일반 짤녀가 이렇게 바라보면 어떻게함? [1]
아몬드토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45 0
18096635 🗾JP 상식개변 세계는 아무때나 시체를 먹어도 되는 곳일지도 몰라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58 0
18096634 🗾JP 근데 학생회장 치고는 넘 카리스마 없는 인상 아닌가?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86 1
18096633 일반 미카가 성적으로는 좀 매력있는편인것같은데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71 0
18096632 일반 래빗소대는 서로 젖보똥 다 본 사이임?
햄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39 0
18096631 🗾JP 스포) 수상할 정도로 이오리한테 집착하는 학생
닉뭘로할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59 0
18096630 일반 돌마리<-여유되면 걍 뽑는게맞음 [4]
단발조아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55 0
18096629 일반 사쿠라코 주책이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17 0
18096628 일반 히카리야ㅡ [2]
별내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5 29 0
18096627 일반 게부라 입구컷 3번당해서 돌앵자 뽑아야하는데
이부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5 2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