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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FF] [RE] 옆집에 사는 강광배 양 -22-

글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23 03:49:05
조회 357 추천 4 댓글 3
														





원룸 4층 계단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단에 쪼그려 앉은 강혜원을 목격한 나는 들고 있던 생강차 박스를 그만 놓쳐버렸다. 그것을 수습할 생각도 못한 채 택시 어플로 택시를 불렀고 혜원이에게 다가가 이마에 손을 대보니 예상대로 불덩이 그 자체. 병원을 가야한다는 생각에 그녀를 업고 건물 밑으로 내려왔다. 뭐 때문에 얘가 열도 나고 땀이 날 정도로 아픈 거지?




"어제 홍대 갈 때는 괜찮았잖아? 오늘 아침부터 그랬어?"



"으.."



"아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자.."




도저히 대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기에 나는 한시라도 빨리 택시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어디로 모실까요? 근처 응급실 있는 병원으로 가주세요! 그렇게 도착한 종합병원. 혜원이의 증상을 안내 데스크에 있는 간호사로 보이는 분에게 전달했다. 접수가 우선이라고 접수부터 하자고 하시더라. 혜원이에게 본인의 간단한 신상정보를 전해 듣고 접수를 끝내니 응급실 레지던트 한 분이 나와서 그녀를 우선 침대에 눕히게 하셨다. 하는 수 없이 임시 보호자 신분으로 온 내가 레지던트에게 혜원이의 증상을 설명했다.









17 조희지 누나 - 나 실수 안했지???




자고있는 혜원이가 링거를 다 맞을 때까지 옆에서 장미 컨셉의 걸그룹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는데 어제 일로 희지 누나가 메세지를 보냈다. 어제 저녁, 나와 희지 누나는 채원이와 셋이서 술자리를 가졌었다. 하지만 중간에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희지 누나는 채원이가 자기 몰래 물을 마시는 것도 모르고 술을 퍼마시다가 그 자리에서 뻗어버렸지. 그래서 누나를 자취방까지 데려다줬는데 그때처럼 우리가 실수라도 했는지 걱정된 모양이다.




- 네 별 일 없었어요 ㅋㅋ



17 조희지 누나 - 왜?




으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데 아쉬움이 잔뜩 묻어있는 저 물음은 뭐야? 내가 뭐라 답하기도 전에 누나는 황급히 메세지를 삭제했지만 이미 다 봤음. 그런 누나가 무안하지 않게 저번에 빌린 모자를 돌려주겠다고 답장을 했다.




17 조희지 누나 - 그럼 저녁에 집에 올래?



- 몇시에 갈까요?



17 조희지 누나 - 아니다 너 시간 괜찮으면 저녁이나 같이 먹자




저녁이라.. 원래라면 내 앞에서 곤히자고 있는 강혜원과 밤에 치킨이나 뜯을려했는데 그럴 수 없게 됬으니 누나랑 저녁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그렇게해서 있다가 누나랑 도서관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러면 강혜원 얘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서 모자를 챙기고 나와야겠다.




"... 야."



"일어났어?"




퇴원 수속 후의 일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데 마침 자고 있던 혜원이가 눈을 떴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병원이고 병원 침대 옆에 내가 앉아있으니 당황스러울지도.




"네가 나 데리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너 계단에서 다 죽어가길래 업어왔다."



"아.."



"링거는 다 맞았으니까 빼달라고 할게."



"잠깐만!!"




나 입원 안해도 돼? 아직 잠도 안깬 졸린 눈으로 세상 심각한 표정과 함께 묻는 모습이 퍽 우스꽝스러웠다. 야 광배. 너 어제 레스토랑 갔다오고 나서 저녁에 또 뭘 거하게 쳐먹었냐? 단순히 너 급체한 거니까 걱정마.




"다행이다.. 나 아직 못 먹은 음식들 산덩이였는데.."




역시 식충이다운 걱정이었구나. 지갑이 없던 혜원이였기에 응급실 링거값은 내가 지불하고 다음에 뭐라도 얻어먹기로 하며 병원 밖을 나왔다. 아까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몸관리에 신경써야해서 근처 죽집에 가서 죽을 사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복귀했다. 오늘 쓴 지출만 해도 얼마야.. 방학 때 벌어놨던 돈도 얼마 남지않았네 힝




"아 맞다."



"이게 뭐야?"




우리가 사는 원룸 4층으로 올라오자 아까 이 녀석이 아픈 것에 신경이 쏠려 내동댕이 쳤던 생강차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라면 수족냉증이 있는 혜원이를 위해 생강차만 사서 선물하고 집에 들어갈려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병원까지 들렸다가 이제 겨우 생강차를 주게 생겼군.




"너 평소에 손 차갑길래 줄려고 샀음."



"진짜? 근데 왜 하필 생강차야? 약 같은 것도 있지 않나?"




사실은 점심에 헬스장에서 마주친 싸가지 없는 여중딩이 생강차를 마시고 있는 것에 영감을 받아 사게 됬다는 구구절절한 설명없이 그냥 생각나서 산게 이거라고 둘러댔다.




"꽤 세심하다 너..? 고마워."



"생강차 값은 안 받아도 링거값하고 택시값은 받아낸다?"



"어휴 알겠어 알겠어."



"저녁은 죽으로 해결하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하셈."



"전화하라고? 너 집 비워?"



"응. 저녁 약속 있거든."




그렇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혜원이의 집에 들어가 생강차 박스를 놓아주고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희지 누나가 도서관에서 나올려면 한 시간 정도 남았으니까 낮에 헬스했던 찝찝한 몸을 씻고 나와야겠어.









"주원아!!"




학교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희지 누나가 밖으로 나왔는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저번처럼 모자를 쓰고 알 없는 안경을 쓴 민낯의 희지 누나가 보였다. 쿵. 어라..? 방금 누나를 보자마자 속에서 느껴진 이 이질감은 뭐지?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누나는 햄스터처럼 나에게 깡총깡총 뛰어와 오래 기다렸냐고 물어본다. 실제로 10분 넘게 기다렸지만 며칠 전의 술집에서 들었던 오래 기다렸어도 티내지 말라는 누나의 말이 떠오른다.




"아니에요. 얼마 안 기다렸는데요 뭘.."



"히히 기억하고 있었구나?"




스윽. 누나가 기특하다며 까치발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줬는데 나도, 희지 누나도 이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그 상태 그대로 정지. 가..가볼까? ㄴ..네.. 이젠 우리는 작년처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는 돌이킬 수 없게 된걸까?




"누나가 구워 줄테니까 기다리세요~"




대학가 근처에 있는 급냉삼겹살 가게. 주문한 고기가 나오고 내가 집게를 들어 구울려는데 희지 누나가 잽싸게 집게를 뺏어가더니 본인이 굽겠단다. 누나가 사준다는 저녁이라서 이거라도 도와줄려고 했는데 나는 마늘이라도 구워야겠구만.




"먹으면서 맥주 하나 시킬까요?"



"으음.. 됬어. 나 앞으로 술 자제할까봐."



"네? 그 말만 벌써 104번은 들은 거 같은데.."



"ㅇ..이번엔 진짜야..!!"




입술을 쭉 내밀고 믿어달라고 툴툴대는 희지 누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술을 마다 한다고? 마치 강혜원이 단식 선언을 하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잖아? 그러나 이번엔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지 누나는 맥주 대신 사이다 하나를 시켰다. 지글지글. 고기를 몇 점 주워먹다가 어제 4차에서 누나가 채원이랑 단 둘이 있을 때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생각나 넌지시 물었다.




"어제? 채원이가 너랑 나 어떻게 알게됬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얘기 해줬어."




채원이는 작년에 있었던 나와 희지 누나의 이야기가 궁금했나보다. 그러고보니 내가 희지 누나를 언제 처음 봤더라.. 여기서 한번 과거 회상이 나와줘야겠군.

















오리주둥이 - 주워나 진짜 미아내 ㅠㅠ 수업이 안 끝난당...



- 어쩔수없지 천천히 빨리와~



오리주둥이 - 야야.. 어떻게 천천히 빨리가?????




딱 작년 이맘 때 쯤이겠네. 신입생 OT에서 예나를 보고 한눈에 반한 나는 그녀의 번호를 채연이를 통해 받아내고 썸을 타고 있던 시기였지. 그 날도 예나와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예나한테서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도 강의가 막 끝난 참이라 강의실에서 나와 복도로 나왔는데 여기에 있을리가 없는 예나의 뒷 모습이 보였다. 오호. 늦는다는 문자로 연막을 치고 나를 놀래킬려 우리 과 건물로 왔다 이거지? 놓칠새라 예나의 뒤를 쫓아가 건물 계단을 내려가는 예나의 손목을 붙잡았다. 최예나!! 내가 속을 줄 알..




"응? 누구..?"




헉. 내가 붙잡은 사람은 예나가 아닌 그녀와 매우 닮은 다른 사람이었고 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 사람이 들고 있던 책의 학번을 보니 20171022. 심지어 나보다 한 학번 선배였다. 학기 초부터 선, 후배 위계질서에 대해 학회장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기에 방금 전 나의 행위는 군대로 치면 '하극상' 수준이었음.




"ㅈ..죄송합니다!!! 선배님!!"



"어..어어!? 그럴 필요는..!?"




이대로 처신을 잘못하면 학과 커뮤니티, SNS에 내 행적이 발각된다는 두려움에(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엄청 같잖음) 곧바로 머리를 땅에다 박고 얼차려 자세를 실시했다. 당연히 내 오버스러운 행동에 놀란 선배는 주위를 둘러보시며 나를 일으켜 세울려고 낑낑 거리심. 이만하면 나의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생각하고 자세를 풀었다. 손에 묻은 바닥 먼지를 털어내고 선배의 얼굴을 다시 봤는데 과장없이 예나와 미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아니다, 예나가 어리니까 예나가 저 선배를 닮았다고 해야겠지?




"어떡해.. 바닥 더러울텐데.. 그나저나 신입생이에요?"



"네!! 20181029 이주원입니다!!"



"푸훕.. 학번까지는 말 안해도 되는데.. 안녕?"




나는 20171022 조희지야. 나를 놀리는건지 똑같이 학번을 읊어주며 본인을 소개하는 희지 누나와 나의 인연은 그녀가 예나인줄 알았던 나의 단순한 착각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렇게 안면을 트고 희지 누나와 나는 같은 과다보니 과 건물 복도에서 마주치는 일이 많았다.






"안녕하세요."




"희지 선배 어디가세요?"




"점심 사주신다고요? 감사합니다 선배!!"




"선배, 제가 사실 썸타는 애가 있는데.."




"희지 누나!!"




"네 제가 주원이에요. 누나가 많이 취했다길래.."






우리는 처음엔 마주치면 인사만 하던 사이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끔 밥도 같이 먹고 각자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사이까지 많이 가까워졌다. 이유가 뭘까.. 서로의 첫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일까?




- 누나 저 예나랑 사겨요 ㅋㅋㅋㅋ



17 조희지 누나 - 잘됬네




아니면 내가 예나와 사귄다는 소식을 알렸을 때 누나의 반응이 그 날따라 유난히 달랐던 것으로 보아 어쩌면 누나는 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나에게...
















"..."



"주원아? 이주원!"



"에?"




에는 뭐야 ㅋㅋ 고기 더 안 먹을 거지? 이런. 누나를 앞에 두고 그만 작년 일을 떠올리는데 심취해버렸구만. 누나 말대로 더 먹기에는 배도 부르고해서 식사는 여기서 끝냈다. 계산을 마치고 화장실에 갔다 온다는 누나를 가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 희지 누나가 작년부터 나를 좋아했다는건 지난번, 누나 자취방에 있었던 일로 알게됬어. 그런데 막상 작년 일을 곱씹어보니 작년부터 지금까지 근 1년이 되는 기간이잖아!? 1년 동안 마음 숨기느라 고생 했을 누나가 대단하고 안쓰럽게 느껴지네..




"이제 갈까?"



"누나, 가기 전에 노래 부르고 가죠?"



"웬일이야? 네가 먼저 노래를 다 부르자고 하고?"



"그러고 싶어졌어요 ㅋㅋㅋㅋ"




늘 우리가 갔던 노래방의 3번 방에 들어왔다. 부르르르. 가볍게 목과 입을 풀던 희지 누나는 자신의 노래방 18번을 선곡했다.






헤이즈 (Heize) - 오롯이 (Run To You)




너의 눈을 볼때면

괜히 또 미안해져

너에게 가는 길은 멀겠지만

불안한 너의 마음 보이지만






크으.. 귀가 호강되는 느낌.. 훗날에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동명 소설에서 이름을 빌려온 드라마 제목의 OST를 불러도 손색없을 실력이라니까? 작년부터 누나는 이 노래를 즐겨 불렀으므로 익숙한 멜로디, 익숙한 가사가 들려왔다.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이제서야 느끼는건데 노래의 마지막 후렴구는 누나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슬픈 마음은 잊고

나를 위해 웃어줘

기다려줘

너에게 갈게

걸음이 느린 나지만 꼭 갈게

이렇게 약속해

바람은 어딜 향해 부는지

아직 몰라도

언젠간 그곳에 불거야

언젠간 그곳에 불거야

너에게






누나가 노래를 끝 마쳤음에도 나는 화면만 멍하니 보고 있었다. 희지 누나가 나랑 노래방에 오면서 항상 이 노래를 고집하고 그것이 그녀의 애창곡이 될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뒤늦게 깨달았다. 나 노래 끝났는데? 내가 또 고기집에서 처럼 정신 못차리고 있자, 누나가 당황한 눈초리로 말했다. 나는 황급히 리모컨의 '박수' 버튼을 눌러 반응했지만 누나도 내가 이 노래의 의미를 알게 됬다고 생각했는지 쉽사리 내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네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릴게.'



'희지 누나가 기다리지 않는 날이 오면 그때는 어떻게 되지..?'




희지 누나 집에서 자버린 그 날, 아침에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과 저저번주 금요일에 있었던 OT조 정모가 끝나고 누나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나 혼자 우려했던 상황이 동시에 떠올랐다. 그 생각들을 떠올리면서 누나를 보고 있자니 누나도 어느새 내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설마 지금이 누나가 기다리지 않는 순간인 거야? 꿀꺽. 희지 누나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나 목 아프다. 사탕 사주라."









편의점에서 목 캔디를 사서 나눠먹고 누나의 집 앞에서 헤어지기 전에 빌렸던 모자를 돌려줄려고 했지만 그냥 나 가지라고해서 모자를 가지고 내가 사는 원룸으로 돌아왔다. 현재 10시가 겨우 넘은 시각. 옆집의 혜원이가 저녁에 죽먹고 뭐하고 있나 싶어 문을 두드렸는데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약먹고 푹 자는 듯. 이럴 줄 알고 벨을 안누르고 조심히 문을 두드리기를 잘했네. 아침부터 쾅쾅거리는 누구와 다르게 말이지? 집에 들어와 씻고 자기 전에 늘 하는 연례행사인 지인들의 SNS 염탐 시간을 가졌다.




heena_149 - 우리 집 지나가는길에 나 생각났다고 나코가 장미를 사왔다 ㅠㅠㅠㅠ 우리 남치니 최고!! #라비앙로즈 #나희랑낙호랑 #1099 #사랑해




SNS를 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건 빨간 장미다발의 피드였다. 피드의 주인공은 양나희. 원래 연애하는 티를 안내는 나희였는데 남자친구인 낙호의 깜짝 3주년 이벤트 이후 전 세계에 연애 자랑을 할 작정으로 요즘엔 게시물을 폭풍 업로드 중이다. 게시물 중간중간에 나코라는 이름이 보였는데 아마 낙호의 이름을 그대로 발음해서 적은 애칭으로 쓰고 있나보다. 피드 탐방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고 이젠 스토리를 탐방하기 시작했다. 같은 OT조였던 영준이는 댄스 동아리에서 열심히 댄스 활동을, 채연이는 낮에 갔던 카페 사진을 올렸다. 각각의 취향이 스토리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네. 다른 사람의 스토리를 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화면을 옆으로 넘기자 까만 하늘을 배경으로 영어 글귀를 올린 채원이의 스토리가 내 손가락을 멈췄다.




[Love is or it ain't. Thin love ain't love at all.]




채원이 얘 생각보다 감성적인 아이였네. 저 문구는 아마 과팅 때 만난 화공과 남자 애와 관련 있는 거겠지? 하지만 문구의 뜻을 풀이해보니 채원이는 그 친구에게 마음이 없는 듯하다. 쩝. 겉보기에는 괜찮아 보이는 친구였는데 아쉽구나. 웹툰도 다 봤으니 나는 그대로 잠에 들었다. 상쾌한 아침을 기대하며.









'쾅쾅쾅쾅'




"하씨.. 다 나았보네.."




어제 밤에 조심히 문을 두드려준 나와 다르게 본인 멀쩡해졌다고 신나게 우리 집 문을 두드리는 강광배 양. 결국 상쾌한 아침은 물 건너갔다. 나는 어제 네가 걱정되서 병원도 데려다주고, 죽도 사주고, 혹시 몰라 밤에 외출 다녀와서 너네 집 문도 조심히 두들겼는데 너는 그런 배려가 전혀 없구나? 어쩌겠어.. 강혜원이 강혜원했다고 생각하고 그녀를 맞이해줬다.




"대박, 나 완전 쌩쌩해짐!!"



"응.. 나 좀만 더 잔다.. 하암.."



"아 뭔 소리야 ㅡㅡ 일어나아아"




매트리스로 돌아가 엎드려 잠을 청하는 나를 흔들어재끼는 강혜원. 이번엔 또 뭔데?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그녀가 아침부터 집에 찾아 온 이유를 물었는데 사진 찍으러가잔다. 물론 당장 가자는건 아니였다. 혜원이도 아직 변신 전 모습이었거든. 어쨌거나 네가 사진 찍는 거야 좋아하는건 알겠다만 그건 너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계속 내 몸을 흔드는 혜원이의 행동으로 인해 잠이 다 깨버렸다. 부들부들. 내일은 도서관 출근하는 월요일이라 그 전 날에 늦잠 좀 푹 잘려고 했는데 포기다 포기. 어느새 주방으로 가서 먹을 것이 있나 서랍을 뒤적이는 혜원이를 한번 쏘아보고 휴대폰을 들었는데




17 조희지 누나 - 일어났어?




내가 아침에 무슨 기운이라도 있는건지 두 여자의 관심을 받게됬다. 에베베 어느덧 주방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 저 식충이는 여자가 아니다. 사실 쟤는 여자가 맞긴 하지만 전혀 여자로 보이지 않는걸 어쩌냐. 희지 누나에게 일어났다고 답장을 남기고 주방의 혜원이에게 물었다.




"사진 그거 꼭 오늘 찍어야함?"



"당연."




하루만 집에서 개인정비를 하고 싶은데 협조를 해주지 않는 상황에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기세였지만 그 눈물을 쏙 들어가게 하는 희지 누나의 폭탄 발언 메세지가 날아왔다.




17 조희지 누나 - 주원아 나 오늘 놀러가고 싶어 (이모티콘)




본인의 마음을 더 노골적으로 표헌하는 조희지 씨. 근래에 누나에 대한 마음을 다시 생각하고 있는 나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혼자 있고 싶다구요.. 그렇다고 나랑 놀자는 두 사람을 내팽겨칠 수 없는 노릇. 둘 중 하나를 포기하고 만나자니 그것도 남은 사람에게 미안하고.. 왜 하필 동시에 나한테 이러는 거야..? 그래도 두 사람이랑 보내는 시간 타이밍을 잘 짜면은 이중약속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물론 이 작전은 몰래 진행해야겠지? 이중약속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테니까. 희지 누나에게는 문자로, 혜원이에게는 직접 물었다.




- 어디 놀러가고 싶어요? 1


- 어디 놀러가고 싶어요?




"어디 갈래?"



"잠깐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귀와 눈을 의심하게하는 두 사람의 대답이 돌아왔다.













17 조희지 누나 - 올림픽공원!



"올림픽공원!"




...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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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락된 거 같아서 다시 올립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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