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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FF] NightMusic-05 #Music Hour#

순풍만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23 23: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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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허구이며 현실과는 1도 관련 없습니다.






1789년 7월 14일 성난 군중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향해 인류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진군을 시작. 대포 파편에 맞아 죽은 동료들의 시체를 밟고 일어서 압제자의 피묻은 깃발을 향해 대열을 갖추고 전진했다. 왕권(王權)은 신수(神授)한다는 구 체제에 맞서 아래로부터 들고 일어나 그간의 사회체제를 뿌리채 바꾸어버린 가장 중요한 혁명, 누구의 간섭도 없이 스스로의 의지를 갖추고 오로지 자유, 평등, 박애를 제외한 그 어떤 타협도 거부한 끝에 인간으로써의 권리를 되찾은 기적 같은 이야기. 


이름, 지위, 재산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이는 특별하다는 것을 가장 감동적인 방식으로 전해준 이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믿는다면 곤란하다. 물론 혁명이 가지는 의의를 함부로 폄하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무지렁이 백성들이 어느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고 기존의 체제를 뒤엎을 결정을 내린다는 결론에 이른다면 지나치게 순수한 거겠지.


1인 1표를 행사하는 현대적 민주주의가 실제로는 소수의 과두정에 의해 지배되는 것처럼, 당연히 그 체제를 부수기 위해 먼저 매트릭스를 깨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선구자들의 집단 역시 존재한다. 그래서 지금 이곳, 주원과 12명의 아이즈원 원리주의자들에 대항할 또 다른 혁명의 단초가 그 미약한 시작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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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동의 한 카페. 세 여자가 테이블의 세 면을 각자 차지하며 앉아 있었다. 마치 소개팅의 3요소를 만족 시키듯 서로를 마주보며 탐색전을 펼치는 두 여자와 가운데 앉아 주선자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여자. 아무리 방역수칙이 까다롭다지만 굳이 이 포지션을 유지하는 이유는 정말 이 자리가 서로를 소개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름 박수영. 나이 27. JO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김채원의 홈마. 오늘 그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사쿠라 홈마 ‘사쿠라이스’에게 몇 번이나 만남을 주선한 결과 마침내 원하던 사람과 대면하는 데 성공했다.


“일단 서로 알고는 계시죠? 여기는 채원이 홈마 조이(JOY)님, 그리고 여기는 원영이 홈마인 ‘원영은 나의 블루아크’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조이입니다.”


“왜 보자고 하셨어요?”


사쿠라이스의 몇 번에 걸친 초려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나오는 일 따윈 없었다는 듯 퉁명스럽게 용건부터 묻는 숏컷헤어의 40대 여성. 이 바닥에서 놀라운 명성과 엄청난 깊이의 경력을 자랑하는 홈마계의 대모 ‘원영은 나의 블루아크’. 일명 ‘원나블’이다. 


예상대로지만 원나블은 수영과의 만남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보인다. 사쿠라이스와 각별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가뜩이나 전염병으로 할일을 빼앗기고 날씨까지 더운 여름날 여기까지 행차할 이유가 없었다. 수영은 당황하지 않고 그녀를 부른 까닭을 밝혔다.


“은비가 앨범을 낸다는 데 같은 아이즈원 홈마끼리 얘기나 나눠보자는 거죠.”


“좆팔....  당장 내 새끼가 안 나오는데 언제까지 아이즈원 타령할 거야? 해2체한 지 벌써 3달이다. 이젠 각자도생 해야지 왜 또 이래요?”


불같이 화를 내는 원나블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해2체를 염불하며 자기 최애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파생 걸그룹을 기다려왔지만, 스타십 측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몰라도 모든 것을 꽁꽁 베일에 싼 채 소리소문 없이 지나온 몇개월 간. 거기에 결정적 타격을 준 평행우주 프로젝트를 떠올리면 이젠 아이즈원이란 기억 자체를 잊고 싶을 정도다. 그러자 수영이 말했다.


“레슨 프로젝트라고 들어 보셨나요?”


“프로젝트란 이름만 들어도 토 쏠리네? 설마 그 미친놈들이 아직도 개지랄 싸는 중인 건 아니죠?”


“정확히 맞췄어요. 평행우주쪽 생존자들이 아직도 갤과 옾카방을 중심으로 뻘짓거리 중입니다. 평행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신사적인 방법은 안 통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나 뭐라나? 은비 보이콧을 주도하는 것도 걔들입니다.”


“보이콧? 병신같은 새끼들 무슨 전여친한테도 이렇게는 않 하겠네. 여자 손도 한 번 못 잡아본 모쏠 아다 한남육수 새끼들이 뭐 이렇게 질척거려?”


부들부들 떨면서 남성혐오 표현을 쉴새없이 퍼붓는 원나블. 주변에서 그런 그녀를 불편하다는 듯 쳐다보지만 수영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그래서 사쿠라이스님과 원나블님을 보자고 한 겁니다. 그 놈들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보셨잖아요? 해1체 발표 하자마자 배신자로 몰려 사쿠라만 죽어라 패더니, 나중에는 실체조차 증명할 수 없는 프로젝트 결과랍시고 스타쉽을 범인으로 몰았죠. 그렇게 정의감에 도취되더니 이제와서 한다는 짓이 멤버 보이콧이랍니다.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저.... 조이님? 무슨 말씀이신 줄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뭘 할 수 있나요? 일단 원나블님을 뵙고 싶다 하셔서 소개해 드리긴 했지만 저희는 그런 커뮤정치에는 관심 없습니다.”


“사쿠라이스 말이 맞아요. 6.9센티짜리 한남유충들이 뇌수 질질 쏟는 거 일일히 신경써서 뭐 해요? 어차피 우리가 이겼고 이제는 조용히 각자 파생 나오길 기다리면 그만이죠.”


사쿠라이스나 원나블은 주원 패거리가 은비를 보이콧 하건 말건 관심 없다는 태도. 물론 지난 몇달 간 이들도 무작정 걸어오는 싸움을 받아주느라 지쳤고 이미 평행우주도 실패한 마당에 다시는 그 지긋지긋한 종자들과 얽히고 싶지 않다. 그러자 수영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차 한모금을 머금는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만약 이 보이콧이 조금이라도 성공하면 저 놈들 명줄이 늘어나는 겁니다. 손대는 족족 실패해 온 사람들이 마침내 자기들 손으로 뭐라고 해냈다고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평생 따라붙을지 모를 악령들을 세상에 풀어주는 꼴이에요.”


“지 새끼들이 뭘 어쩔 건데? 그런다고 누가 아이즈원 시켜준대?”


“그건 원나블님이 이 사태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말씀하신대로 저들은 세상과의 경쟁에서 도태된 한남들입니다. 무엇 하나 원하는 대로 가져본 적 없는 놈들이 마침내 자기 것이라 착각하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빼았겼어요. 쟤들은 지금 멤버들을 위해 저 짓거리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들을 위해 움직이는 겁니다.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완벽하게 실패한 스스로의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 해 뗑깡을 부리는 중이라구요.”


“......”


수영의 그 말은 효과적이었다. 원나블도 사쿠라이스도 그저 광적으로 재결합을 요구하며 이제는 보이콧까지 불사하겠다는 저들의 생각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 그렇다면 차라리 애초부터 미친놈들이라 생각하는 것이 편했다.


“그래서 어쩌자는 겁니까 조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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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요. 저들이 집단행동을 한다면 우리로써는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들이 다수를 가졌어요. 다른 팬덤과는 달리 갤과 옾카방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저들이 바로 그 필드를 장악한 수괴들이죠. 우리가 짹에서 조용히 덕질하고 싶다하면 그새를 못 참고 마녀사냥에 돌입하는 무식한 놈들입니다. 그러니 여기서는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어요. 우리도 집단행동을 하는 겁니다.”


“집단...행동이요?”


사쿠라이스로는 감히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대응방식. 친목질이 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홈마들은 철저한 개인주의다. 애초에 내가 내 덕질 하는데 남의 시선따윈 신경쓰고 싶지 않고, 그래서 무슨 종교집단이라도 되는 양 우루루 몰려다니며 돌판에서 가장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던 팬덤 다수파에게 늘 불만이 있던 것이 사실. 그런데 수영은 바로 그 점을 벤치마킹 하자고 말한다.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우리가 지난 몇 개월 간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패한 건 사상의 정당성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저들은 다수를 선동해 거짓된 정의를 만들고 그걸 따르지 않으면 팬이 아닌 것 처럼 매도했어요. 소수의 정신병자들이 만들어놓은 분위기에 보통 사람들은 세뇌당한 레밍들마냥 절벽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해요. 저들이 결코 다수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 분명히 이탈자가 생길 거예요.”


“.....”


놀라운 이야기였다. 수영은 소수의 미친놈들이 어떻게 전체의 물을 흐리는 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그 해결책으로 깨어있는 사람들이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은 은비지만 그게 내일의 최애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보이콧 따위가 성공할 리는 없지만 적어도 내새끼 앞길에 똥물튀는 꼴은 안 봐도 되겠지. 원나블은 결정을 내렸다. 이른바 압제와 폭거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의 탄생이었다.


“좋아요. 한 번 해 보죠.”






짤랑


일단 두 사람. 저들에게 가장 큰 원한을 품은 자들이라 설득 자체는 어렵지 않을 거라 예상했기에 큰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 비록 저들에게 숫자는 밀리지만 사상의 도덕적 우위는 이쪽에 있다. 그러니 조금씩... 앞으로 조금씩 세를 불려 나가는 거다. 수영은 즉시 핸드폰을 꺼내 자판을 두들겼다.


타닥...타닥.....






[사랑스런 대장토끼님의 개인 채팅방]


위자드 슬레이어 : 사랑스런 대장토끼님?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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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대장토끼 : 위자드 슬레이어님? 오랜만이네요?


이게 무슨 일일까? 최근 들어 챗방에서 말 한마디는 커녕 유일하게 챗을 읽지도 않던 존재가 난데없이 개인톡을 걸어왔다.


위자드 슬레이어 :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연락드렸어요. 다음달이면 은비 생일인데 캎 같은 거 준비하시나 해서.


사랑스런 대장토끼 : 생캎이요? 잘 모르겠네요? 해도 될지...


본인이 말해 놓고도 웃긴 말이다. 방역수칙 때문에 개점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 시도 자체에 대해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 말이야. 하지만 정말 모르겠다. 은비에 대한 보이콧이 실물 앨범 구입과 스트리밍에 한정되는 건지, 아니면 은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의미하는 건지. 


위자드 슬레이어 : 그렇겠죠? 그럼 사랑스런 대장토끼님은 이번 앨범은 사지 않을 생각인가요?


사랑스런 대장토끼 : 네? 왜 그런 걸 물어보세요? 이미 저희 행동강령은 결정된 거 아닌가요?


위자드 슬레이어 : 물론 그렇지만.... 그럼 사랑스런 대장토끼님은 처음으로 은비의 앨범을 거르는 거네요? 카쥬시절 것도 가지고 계시면서?


혹시 위자드 슬레이어가 주원의 명령을 받아 자신의 스탠스를 시험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무서운 생각이 들어왔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세상 누구보다도 은비를 아끼고 사랑한다 자부한 자신이 처음으로 그녀의 앨범을 놓치게 되는 거야. 


사랑스런 대장토끼 : 왜 그런 걸 물어보시는 지 모르겠어요. 위자드 슬레이어님은 혹시 이 보이콧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뭔가 이상하다. 사실 위자드 슬레이어가 말수가 적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야. 오히려 최근들어 활동이 뜸해져 의심을 받고 있는 건 보이콧의 대상을 최애로 가진 나 자신이다. 이게 주원이 시킨 일이든 아니면 위자드 슬레이어 본인의 의지이건, 지금 녀석은 자신이 여전히 조직에 충성하는 지 시험하고 싶은 거야. 그러자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위자드 슬레이어 : 혹시 그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건 아니구요? 


“.....”


위자드 슬레이어는 챗방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사랑스런 대장토끼는 한참이나 그 메시지에 시선을 고정시키고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게 뭐라고 이토록 고민하게 만드는 거지? 상대는 이쪽의 의심을 궤변으로 덮고 도망쳤을 뿐 자신은 아무것도 실수한 게 없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사랑스런 대장토끼가 다음 할 일로 옮겨갈 수 없는 이유는 그가 교묘하게 자신을 떠보는 말로 무례를 범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거기서 YES라는 대답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야. 왜냐면 그의 말대로 그 질문은 상대에게 하는 것이 아니었거든.








같은 시각, 민주는 오래간만에 혜원을 만났다. 오후에는 가볍게 쇼핑도 하고 셀카도 찍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저녁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으로 와서 찌든 마스크를 벗고 겨우 한숨을 돌렸다.


“마스크 너무 불편하죠 언니? 언제 끝나는 걸까요?”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12명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설마 팀이 완전히 사라진 지금까지 맹위를 떨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전세계적인 재앙. 물론 그 덕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렇듯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해진 면도 없진 않지만 역시나 잃은 것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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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그러나 혜원은 대답이 없었다. 메뉴를 주문하자마자 핸드폰을 들고 뭔가를 투닥거리며 미소를 짓는 그녀. 민주는 뭔가 싶어 물었다.


“친구예요?”


“응? 아~ 버블하는 거야. 사실 쉬지않고 보내야 해서 좀 귀찮을 줄 알았는데 나한테는 오히려 이쪽이 더 잘맞는 거 같기도?”


“맞다, 언니 버블하죠 참...”


별것도 아닌 한 마디 였지만 다들 뭔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철저히 시간을 때우는 용도로 혜원을 만나러 온 자기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혜원은 기세좋게 브이자까지 하고 셀카를 찍으며 물었다.


“너네는 어떻게 한대? 인스타만 하는 거야?”


“그냥... 원래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좀 차질이 생겼어요. 그러는 언니는요? 포토북은 냈고 그 외에 다른 플랜 있어요?”


“지금 케이블 리얼리티 하나랑 웹드 생각중인 거 같던데? ‘일진에게 대가리 깨졌을 때’알아? 나 그거 나갈지도 몰라!”


혜원은 어떤 스케쥴을 택해야 할지 모를 풍요로운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걸 보는 민주는 일단 축하인사를 건네었지만 역시나 그럴수록 섹슈얼 바이올렛을 놓쳤던 일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혜원은 단번에 민주의 상태를 눈치채고 물었다.


“너 무슨 일 있어? 아까부터 잠깐 틈만 주면 멍 때리더라?”


“언니도 참.... 저 멍 때리는 거 하루이틀 아니잖아요?”


“그건 맞는데 이번엔 좀 달라.”


“......”


혜원의 날카로운 지적에 민주도 더 이상은 숨길 수 없었다. 그녀는 얼마 전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섹슈얼 바이올렛의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결국 티모의 개입으로 인해 주현에게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 혜원은 늘 같이 하던 동료에게 이런 가십거리가 생기자 전에 없이 눈을 반짝였다.


“진짜? 티모랑 배주현이랑 사겨?”


“네? 아니 언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미안. 그치만 너무 신기하자너? 티모 여태까지 그런 소문 하나도 없었는데 하필 배주현이라고? 이거 너무 깨는데?”


여전히 민주가 얼마나 상처받았을 지 보다는, 여자문제에 있어서는 단 한번의 허튼 스캔들도 없었던 티모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살짝 미묘한 타입인 주현과 사귄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민주는 시무룩해 져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저는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이제는 제 직업이 뭔지도 모르겠어요. 활동은 끝났고 음중엠씨는 평생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사실 그 자리도 지금의 제가 혼자 힘으로 따낸 거라 보지 않아서 적어도 확실한 결론이 나길 바랬어요. 그런데 저는 그 기회조차 잃었잖아요?”


다른 것 보다도 실제 정상적인 방법으로 면접이 이루어졌을 경우 과연 그녀가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가 제일 궁금했다. 생에 처음 아이즈원이란 이름을 떼고 나선 도전이 중간에 흐지부지 끝나버린 게 더없이 그녀의 자신감을 뭉개고 있다.


“뭘 그렇게 궁금해 해? 당연히 네가 되었겠지?”


“네? 아... 뭐 언니라도 그렇게 말해줘서 좋은데 저는 그냥 안되었다 하더라도 확실하게 대답을...”


“그게 아니라 정말 너였다구. 상식적으로 티모가 왜 배주현을 밀었겠어? 너랑 배주현 사이에는 분명한 격차가 있는데 티모쪽에서 자기 여자친구가 그냥 보내줘도 되는 모델 한번 시켜주겠다고 그 정도까지 해? 원래 너였기 때문에 직접 나선 거라니까?”


“......”


혜원의 대답에 민주는 뒤통수를 후려맞은 듯한 느낌에 정신이 얼얼해졌다. 왜 저런 생각을 못 했을까? 혜원의 말대로 애초에 주현과 자신은 민주 본인이 보더라도 가망없는 싸움을 할 게 뻔한데 굳이 티모가 나섰다면 실제로는 주현이 불리했다는 거잖아?


순간, 잠시나마 마음 한 켠에 정리한 채 삭히고 있던 티모에 대한 원망이 불타올랐다. 차라리 면접 자체를 없던 일로 했다는 지금까지의 인식이라면 모를까 이건 명백한 도둑질이다. 민주 본인은 그것도 모른 채 혼자가 되어 아무것도 해내지 못 한 스스로를 탓하고 있었는데 정작 그마저도 불필요한 자책이었던 거야.


“복수하고 싶어?”


“복, 복수요? 아뇨... 제가 무슨 수로 복수를 해요?”


그런데 또 혜원이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복수니 뭐니 민주와 어울리지도 않는 비장한 말을 꺼내니 괜히 머쓱해진다. 그러나 혜원의 장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진짜야. 복수할 방법 있어. 네가 배주현한테 티모를 빼앗는 거야.”


“네....에?”


“그리고 다시 티모를 차는 거지. 이러면 두 사람 다 너한테 지는 거 아냐?”


“아니 그게 무슨....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장난이라는 건 알겠지만 너무 허황된 이야기를 하다보니 살짝 맥이 빠진다. 일단 민주가 정말 티모에게 복수를 할 리도 없거니와 그녀의 성격상 마음에도 없는 상대를 유혹한다는 선택지는 상정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그런 거국적 결단을 내린다고 해 봤자 상대쪽에서 정말 넘어올 가능성이 완전 제로. 이를테면 동기, 방식, 성공률 전부 현실성을 아득히 벗어난 수준이다.


“왜? 내가 생각하기엔 이거보다 좋은 방법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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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이... 설마 제가 정말로 선배님께 복수같은 걸 하겠어요? 혹시 조금의 앙금이 남아 있더라도 보란 듯이 잘 되는 것 이상의 복수는 없어요.”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그래? 하긴 19살 차이는 좀 심하지?”


정작 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는 이유를 엉뚱한 나이차에서 찾는 혜원의 말에 민주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는 사이 두 사람의 핸드폰에서 거의 동시에 알람이 울렸고 각자 서로의 폰을 확인했다.


“은비언니 메신저 보냈네요?”


“오늘밤 11시에 나이트뮤직 들을 생각이라고? 나이트뮤직이 뭔데?”


나이트뮤직이 전혀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혜원.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1년 넘게 룸메이트를 한 그녀가 나이트뮤직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민주는 다소 불편한 표정으로 겨우 다시 그의 이름을 꺼냈다.


“티모.... 선배님이 진행하는 금요일 밤 라디오 프로그램이에요.”


“또 티모야? 그러고 보니까 언니 매주 금요일 밤에 뭐 듣던 거 같던데 그게 이거였어? 나는 그거 들으면 너무 졸리던데?”


혜원도 그제서야 은비가 매주 청취하는 라디오의 제목이 나이트뮤직 이라는 것과 진행자가 티모라는 것을 파악. 물론 거기 숨겨진 진짜 의미 따윈 전혀 모르기에 꽤나 넉살좋은 소리를 한다.


“언니도 메시지 보낼 게 되게 없나보다. 그런데 여기에 막 언급해도 되는 거야?”


“그게요... 사실 언니가 다음 주 부터 거기 특집방송 DJ로 나가거든요. 아마 그래서 일 거예요.”


“진짜? 언니 DJ해?”


민주로써는 여전히 말하기 껄끄러운 은비의 발탁소식. 물론 그녀가 멤버들 중 제일 먼저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고 급작스러운 스케쥴 변경에 프로모션 일정 잡기가 어려우니 만큼 결코 놓칠 수 없던 기회라는 걸 알지만, 하필 티모의 프로그램이라는 것과 적어도 한 번은 그 기회를 받은 은비를 시기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죄의식이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물론 혜원은 그런 마음 따윈 모르기에 혼자서만 신이 났다.


“오늘 우리집 가서 잘래? 같이 들어보자.”


“네? 이렇게 갑자기요? 저 옷 같은 거나 세면도구 하나도 안 챙겨 왔는데... 그리고 거기 제제 있잖아요? 저는 아직도 강아지랑 같은 집에 산다는 게 좀....”


“대충 우리집에 있는 거 쓰면 되고 제제는 엄마방에 들여놓을게. 가자! 아으응 같이 가자아~”


혜원의 애교섞인 목소리가 민주의 구미를 당기게 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보다는 한동안 잊고 지낸 옛 동료와의 익숙한 잠자리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민주는 못 이기는 척 허락하고는 빙긋 미소를 지었고, 혜원 역시 때 마침 나온 식사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들의 금요일 밤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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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프로젝트 오픈카톡방]


푸르댕댕이

갑자기 나이트뮤직을 듣겠다니? 1

무슨 일일까요? 1


김민주원

원래 은비가 가끔 그 프로 1

듣는 걸로 압니다 1

별로 신경 쓸 필요 없을 것 1

같네요 1


깃털의 모험

하지만 의외의 소식이 들려올 1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1


슈퍼스타 장원영

여기서 나올만한 게 1

뭐가 있죠? 1


혜워니즘

혹시 곡 선공개라도 1

하려나요? 1


그 말에 잠시 동안 챗방이 소강상태로 돌입. 다른 거라면 모를까 확실히 데뷔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곡의 일부나마 선공개 한다는 선택지는 아예 불가능의 영역은 아니었다. 물론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은 은비의 앨범을 보이콧 하기로 결정하고 실제 그 방향으로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만,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 했으니 원래 까가 빠보다 더 열심히 타겟을 분석하는 법. 그렇게 레슨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암묵적으로 은비의 신곡을 들어보기로 하고는 나이트뮤직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한편, 은비 역시 연습을 끝낸 뒤 홀로 남아 라디오를 켰다. 다음 주 곧바로 시작되는 디제잉에 앞서 그녀의 발탁을 깜짝 소개하는 시간이 곧 열릴 거다. 무엇보다 티모의 입으로 직접 그녀의 이름이 언급된다는 사실에 더할 나위 없이 덕심이 충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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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안 가요?”


채원이었다. 11시 다 되도록 불이 켜져 있는 연습실을 이상히 여겨 문을 빼꼼 열었더니, 땀도 제대로 닦아내지 못한 은비가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는 중. 은비 역시 채원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뭐야! 울림김채원 설마 유니버스 구독 안 해?”


“네? 오늘 뭐 있었어요?”


연습실로 들어오며 그제서야 유니버스 앱을 켜는 채원. 워낙 시대를 앞서간지라 웬만한 기기에서는 부팅을 하는 것 조차 버거운 앱이었기에 일일히 메시지를 확인 못 해도 대충 이해해야겠지. 채원이는 재밌다는 듯 웃으며 은비옆에 앉았다.


“갑자기 웬 나이트뮤직? 언니 선공개 같은 거 안 하잖아요?”


“그런데 너 모르게 회사에서 진행하는 일이 있었지롱. 일단 한 번 들어봐.”


그러는 사이 나이트뮤직의 인트로인 모차르트의 13번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직과 함께 운명의 쇼가 시작 되었다.






“너무 지루한데? 트는 노래도 내 스타일 아니야.”


한편, 혜원의 집 역시 동일한 주파수를 맞춘 채 나이트뮤직 청취 중. 일단 인트로부터 잠오는 클래식인 걸로 모자라 티모의 진행방식이나 승완의 선곡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혜원은 발랑 뒤집어 누워서는 핸드폰 게임을 켰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선곡은 나쁘지 않은데...”


민주도 이 방송이 떠들썩하고 흥을 돋구는 기존의 방식과 이질적이라는 것은 인정. 대부분 티모 개인의 이야기나 간단한 사연 소개에 그치고 있어 흥미가 돋구지 않았지만, 다만 승완의 선곡은 의외로 민주의 성향과 일치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티모의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거북한 기분이 들어 몇 번이나 창문을 열고 바깥 바람을 들이 마셨다. 아까 전 혜원의 말이 떠오르면서 민주가 거의 손에 넣었던 자리를 빼았긴 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분을 참을 수 없었고, 동시에 은비에게 말 했던 것 처럼 정말 인과응보인지에 대한 상념으로 마음 한 쪽이 아려온다. 


시각은 서서히 50분을 넘겼고 이제 마지막일 것으로 보이는 곡의 플레이가 끝났다. 민주도, 은비와 채원도, 그리고 이 방송을 지켜보는 주원 일행도 모두 주목하는 가운데 마침내 티모가 종료멘트를 앞두고 의외의 말을 꺼내들었다.


“잠시 광고 하나 하고 가겠습니다. 나이트뮤직이 방송된지도 벌써 18년인데요, 그동안 한 번도 바꾸지 않았던 방송 포맷에 조금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티모의 말 한마디에 청취자들이 일제히 들썩였다. 고이다 못해 썩어버린 건 아닌가 싶은 구태의연한 진행방식. 물론 그의 개인적 팬들이나 취향이 맞는 청취차들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맞춤방송이다만, 그럼에도 내심 기다려왔던 일이었다. 티모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나이트뮤직은 방송시간도 워낙 짧고 해서 그간은 게스트나 대체 DJ 없이 방송을 진행해 왔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완고한 방식에도 조금 변화가 있으면 좋을 것 같네오. 그래서 다음주에 나이트뮤직 최초로 게스트가 나옵니다.”


게스트가 등장한다는 말에 또 다시 팬덤 전체가 술렁였다. 개인적인 이야기만으로도 한시간을 때울 수 있는 티모지만 어찌보면 살짝 가려운 데가 없잖아 있는 철저한 개인방송. 늘 솔로에 불과한 그가 누군가와 케미를 만드는 상상을 해보지 않은 팬들은 없을 것이기에 어느때보다 기대를 자극하는 혁신적인 발표다. 이제 모두의 집중력은 과연 누가 이 역사적인 첫 게스트가 될지에 쏠렸다.


“첫 게스트를 소개하겠습니다. 다음주 나이트뮤직과 함께하실 분은....”


팬들은 저마다 티모와 친하다고 알려진 가수와 배우를 일거에 스캔하기 시작. 그러나 거기서 나온 이름은 이 방송을 듣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고, 과연 그게 게스트로써의 정체성을 성립시킬 수 있는지조차 의심되는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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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의 권은비씨 입니다.”


“.......?”


라디오를 듣고 있던 민주의 귀에도 그 이름이 들려왔다. 물론 이미 지난 월요일 방문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긴 하다만 티모의 입에서 직접 이름이 거론되었기 때문일까? 민주는 묘한 위화감 하나를 느끼고 있었고,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혜원이 말했다.


“방금 아이즈원이라고 했어?”


“네? 아....뭐 당연히....”


그리고 민주 역시 그 위화감의 정체를 눈치채고는 소리없이 눈가죽을 찢었다. 세상 어느것보다도 익숙한 이름이건만 어느새 ‘위화감’이라는 말 이외로는 표현되지 않는 접두어가 은비의 이름앞에 붙었고, 그게 불가능한 이유는 거기에 더는 ‘아이즈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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