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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FF] [특별편] 한집에 사는 조희지 양

글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01 09:59:37
조회 262 추천 4 댓글 2
														






끼익. 황금같은 금요일 저녁,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 주차장에 고급 외제차를 주차하는 소리가 들린다. 삐릭. 주원은 익숙하게 차문을 잠그고 서둘러 주차장 내의 집과 이어지는 계단을 이용해 걸음을 옮긴다. 띵동. 현관 문의 초인종을 가볍게 누른 그는 들고있던 무언가를 어색하게 몸 뒤로 숨긴다. 벌컥. 문이 열리고 그의 사랑스런 아내, 희지가 그를 맞이한다.




"여보? 오늘 늦는다고 하지 않았어?"



"야근이 대수야? 나는 자기가 우선인데."



"바아보.. 그러다가 회사 짤리면 어떡행.."




콩콩. 희지는 주원의 답변에 걱정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은건지 작은 주먹으로 주원의 가슴팍을 두들긴다. 그러다가 희지는 주원의 등 뒤로 무언가를 숨기는 것을 발견했다.




"너 뒤에.."



"쨘~ 오는 길에 자기 생각나서 사왔어."



"아 뭐야아~ 나 이러다가 심장병 걸리면 책임져?"




주원은 희지를 위한 장미 다발을 건네줌과 동시에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얼굴이 붉어지는 희지.




"유리는 자?"



"응. 방금 잠들었어."



"그럼 우리도 오늘.. 일찍 잘까?"



"몰라.. 변태.."









짹짹. 창 밖으로는 아침을 알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창 안쪽으로는 주원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린다. 아직까지 잠들어 있는 주원의 옆에 누워 사랑스런 눈빛으로 그를 지켜보는 희지. 잠에 빠져있던 주원은 뒤척이면서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윽고 눈을 뜬다. 그의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은 아내의 얼굴.




"뭐야.. 일어나 있었어?"



"히히. 우리 여보 자는 거 보고 있었지롱."



"하여간 못 말려 우리 자기."



"으.. 이그 느아.."




희지의 말에 주원은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잡아 당겼다. 손을 파닥거리며 저항하는 희지. 주원은 희지의 옷차림을 살펴보더니 그녀가 앞치마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침밥 한 거야?"



"응응. 우리 여보야, 아침 든든하게 먹여야지? 어제 밤에 ㄱ..고생..했잖아?"



"고생이라니.."




주원과 희지는 어제 일을 떠올리곤 동시에 얼굴이 붉어졌다. 어제 밤, 주원이 희지에게 장미 다발을 선물하면서 둘 사이에 끈적한 분위기가 흘렀기 때문.




"맞잖아? 어제 나 실컷 괴롭혔으면서.."



"어허.. 자기야, 아침에도 괴롭힘 당해볼래?"



"지금은 안돼!! 국 식기 전에 밥부터 먹자."



"식으라고 해. 다시 데우면 되지."



"어어? 여보 잠시만..!?"









"이제 그만 화 풀어 자기야.. 응?"



"흥. 내가 아침에는 자제하자고 했잖아? 가뜩이나 유리도 깨 있는데.."



"미안. 그러면 오늘 밤은 괜찮다는 소리지?"



"치.. 마음대로 해.."




식탁에 앉아, 서로를 마주보며 식사를 하고 있는 주원과 희지. 희지는 주원이 아침부터 본인을 괴롭히려는 것을 겨우 막고는 뾰로통한 모습이다. 사실 희지도 주원의 괴롭힘에 대해 대환영이었으나, 그들의 사랑의 결실인 유리가 깨어 있었으므로 가까쓰로 참은 것. 먼저 식사를 끝낸 희지는 유리의 기저귀를 갈아 준다고 자리를 비운 상태. 주원은 남아있는 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아내를 대신해 주방의 뒷정리를 했다.




"우르르.. 까꿍!!"



"꺄아~"




정리를 마친 주원은 모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흐뭇하게 두 사람을 지켜보던 주원은 희지에게 가족 나들이를 제안한다. 그 말에 유리처럼 손을 방방거리던 희지는 얼른 나갈 채비를 하자며 주원의 손을 붙잡아 화장실로 향했다. 나란히 서서 거울을 응시한 채, 양치를 하고 있는 부부.









"맘..맘마!!"




한강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주원 가족. 유리를 태운 유모차를 끌던 주원은 유리의 외침에 희지에게 분유를 찾았다. 이내 가방에서 분유를 꺼낸 희지는 잠시 쪼그려 앉아, 유리에게 분유병을 건넸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분유를 받아 입가에 갖다대는 유리. 주원은 그런 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희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원을 마주본다.




"여보야. 우리도 뭐 좀 먹을까?"



"그러면 돗자리 빌려서 배달 음식이라도 시키자."



"좋아!! 나 보쌈 먹고 싶다아."



"알겠어. 大자 시키면 되지?"



"뭐? 넌 내가 많이 먹는 돼지인줄 알아?"




씩씩거리며 콧김을 뿜어내는 희지. 주원은 그런 희지의 모습마저도 사랑스럽다. 알겠어. 中자로 시키고, 우린 간단하게 맥주 한캔할래? 희지는 유리와 같이 있는 상황에서의 음주가 걱정되었지만 개의치 않기로 했다. 내가 취한다면 그건 분위기 일테니까.




""짠~""




돗자리에 앉아 주문한 보쌈을 두고 건배를 하는 부부. 유리는 주원의 품 안에서 잠들어 있다. 불편하면 나한테 유리 줘. 여보 유모차 끄는 거 힘들었을텐데. 아니야. 평소에 자기가 유리 돌보는데 오늘 같은 날이라도 내가 봐줘야지. 주원은 웃으면서 보쌈 하나를 집어 희지에게 건넨다. 자, 이건 내가 주는 선물.




"치.. 이렇게 쪼그만한 선물이 어딨어.."



"싫어? 그럼 내가 먹지 뭐."



"ㅅ..싫다고는 안했어..!! 당신이 유리 안고 있으니까 내가 옆으로 갈게."




주원의 앞에 앉아 있던 유리는 선물을 받기 위해 주원의 옆으로 이동했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두 사람. 어느덧 신혼을 넘긴 부부였지만 아직도 이런 상황이 두근거리는지, 동시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럼.. 먹여줘.."



"응.."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주원 가족. 주원과 희지는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유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누구 딸인지 몰라도 참 예쁘단 말이지?"



"당연하지. 나하고 여보 ...작품이잖아?"



"음.. 아무래도 오늘 밤에 작품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



"ㅁ..뭐?"



"자기가 아침에 그랬잖아? 밤에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며?"



"안돼. 사실 이번주는 그 날이라 힘들어."



"하아.. 알겠어."



"잠깐. 그 반응 뭐야? 어찌 실망한 거 같다?"



"아니야 그런 거."



"아니라기엔 표정이 확 굳었잖아. 주원아, 너 진짜 그런 이유로 실망한 건 아니지?"



"자기.. 아니 누나. 내가 무슨 욕구를 주체 못하는 짐승인줄 알아? 날 너무 이상한 쪽으로 몰아가는 거 아니야? 나 진짜 상처받는다."



"내..내 말은 그게 아니라.. 미안해 여보오.."



"아니야. 나도 너무 과민반응했네. 잠시 감정 좀 추스릴 시간 좀 주라."




머리를 쓸어 넘긴 주원은 희지와 유리를 뒤로한 채, 방을 나섰다. 그러던 그가 발걸음을 멈추자, 어느새 방문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주원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희지. 왜그래? 뭐 두고 갔어?




"... 다음주면 끝나지?"



"나가."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는 희지. 띵동. 남편인 주원이 집에 도착한 소리가 들리자, 희지는 그것을 주방 앞치마 주머니에 황급히 넣고는 주원을 맞이한다.




"여보 왔어?"



"자기야.. 나 비타민이 필요해.."



"비타민..?"



"충전~"




뭐야아~ 주원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희지의 볼에 입을 맞췄다. 그에게 있어서 비타민은 아내인 조희지 그 자체였기 때문.




"유리는 뭐 하고 있어?"



"방금 우유 먹고 잠들었어. 아쉽다, 조금 더 빨리 왔으면 깨어 있는 거 볼 수 있었을 텐데."



"아니야. 아, 자기 이번 주부터 시작이지? 그래서 내가 초콜릿 몇 개 사왔지롱."




방긋 웃어 보이면서 본인에게 초콜릿을 건네는 주원에게 희지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아까 주원이 퇴근하기 전에 확인한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이 사실을 알면 기뻐할까? 아니면 실망할까?




"잘 먹을게.."



"음? 반응이 미지근한데? 저번 달에는 좋다면서 방방 뛰었잖아?"



"어.. 그게.."



"누나, 무슨 일 있지? 괜찮으면 나한테 말해 줄 수 있을까?"




주원은 바로 희지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말해봐. 초콜릿이 작아서 마음에 안 드는 거야? 그렇다면 내일 더 큰 거로 사 올까?




"아니이.. 이제 당분간 초콜릿 안 사 와도 돼.."



"어?"




우리 유리, 동생 생겼어. 희지는 앞치마 주머니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꺼내, 주원에게 확인시켜주었다. 선명하게 보이는 붉은 두 줄. 새 생명이 주원 가족에게 찾아온 것이다. 그걸 본 주원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너무 갑작스러웠나? 희지는 주원의 반응에 속으로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와락. 주원이 그대로 희지를 안았다.




"ㅈ..주원아..?"



"자기야.. 이렇게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줘서 고마워. 앞으로 많이 고생할 텐데, 내가 더 신경 쓸게."



"... 으응.."



"왜 울어.. 오늘 좋은 날이잖아? 웃자."




우리 희주가 엄마 우는 거 보면 속상하겠다. 풉.. 벌써 이름 정한 거야? 희지는 주원의 장난에 웃음을 되찾았다. 주원은 희지에게 둘째 아이 이름의 한자 뜻까지 설명했다.




"빛날 희에, 구슬 주. 빛나는 구슬처럼 살아가라. 어때?"

















[이번 역은...]




덜컹덜컹. 으음.. 깜빡 졸았네. 아까 내가 무슨 꿈을 꿨더라? 기억이 날듯하면서 나지 않는다. 일단 내릴까?




"우와아.. 오랜만이다.."




오늘은 회사에서 하루 자유 시간을 줬다. 그래서 나는 전에 살던 대학가 근처를 돌아다녀 볼 예정. 모자하고 마스크를 단단히 썼으니,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겠지? 뭐, 연습생 신분이라 상관 없겠지만. 나는 열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갈려고 발걸음을 옮기는 중에 저 멀리 그리운 사람을 발견했다.




"그리고 저 어제 오빠 때문에 고생했으니까, 다시 손잡을 거에요. 불만 없죠!?"



"어.."




바로 채원이와 있는 너가 있었거든. 순간 너에게 다가갈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만뒀다. 만약 내가 지금 너한테 갔더라면, 나는 분명 흔들렸을지도 몰라. 지금은 너를 만날 때가 아니야. 내가 가수가 되서 성공하고, 그때 당당히 너의 앞에 설게.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그때 네가 여친이 있었음에도 난 상관 없었어. 나는 너랑 있는 거 자체만으로도 좋았거든.. 그런데 이제는 말해도 될까, 주원아?"



"..."



"사랑해. 나, 이 말이 너무 하고 싶었어.."



"... 저도요.. 아니, 나도 사랑해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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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기념으로 특별편을 내봤습니다. ㅎㅎ



그래서 인공이가 희지를 상대로 결혼 생활을 꿈꿨던(?) 부분을 다시 모아봤는데.. 꽤 기네요? 얼마나 망상한 거냐, 인공쉑;;



어쨌든 희지는 가수가 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답니다. 희지의 근황도 알릴 겸, 성공해서 인공이와 미래에 볼 수 있길 다짐하는 모습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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