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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고소

운영자 2010.09.28 14:54:01
조회 300 추천 0 댓글 1
    K의원이 선거를 앞두고 독설을 퍼부었었다. 염라대왕은 거짓말한번에 한 바늘씩 입을 꿰 메는데 대통령은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아예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 말이 폭풍을 일으켰다. K의원이 공개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대통령이 고소를 했다. 고소인 아무개, 직업 대통령, 피고소인 아무개, 직업 국회의원 그런 식으로 조서에 기록됐다. 그 무렵 미국 클린턴도 한 의원으로부터 골빈 놈이라는 욕을 먹었다. 인터넷은 섹스광이라는 욕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미국대통령은 고소하지 않았다. 국가원수인 자신의 권위를 사법공무원에게 헌납하기 싫었던 까닭이다. 
    고소를 당하자 K의원도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었다. 소설가 출신인 K의원은 걸직한 입에 판소리까지 만들어 대통령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변호사중 한사람이 비방을 칭찬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독재정권시절 자신을 고문한 사람도 용서하고 북한마저 끌어안은 관용의 대통령임을 일깨웠다. 그런 대통령이 고소를 할 리가 없다는 논리였다.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대통령을 예수나 부처 같은 존재로 까지 높이평가 했다. 매일새벽 부처님의 방에 드나드는 여인 때문에 말들이 많았다. 걱정하는 제자들에게 부처님은 사흘만 참으면 소문이 없어진다고 가르쳤다. 예수님도 마귀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그 변호사는 훌륭한 대통령께서 한 의원의 말 한마디를 트집 잡아 고소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 변호사는 고소장에 찍힌 대통령의 도장이 진짜인지 먼저 확인하자고 했다. 청와대측은 확인을 거절했다.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변호사는 말 한마디 가지고 감정이 흔들릴 그런 허약한 대통령이었냐고 따졌다. 비서실장은 진땀을 흘렸다. 대통령이 겉으로는 용서하고 뒤로는 고소하는 그런 이중적인 인물이었느냐고 다구 쳤다. 비서실장은 절절매면서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고소는 본전도 찾지 못했다. 

    사실 독설에 대한 대통령의 처음반응은 멋이 있었다. 공업용 미싱 얘기를 들으니까 입이 근질거리더라고 했다. 측근에서 그 말의 아름다움을 살리지 못하고 과잉충성을 했던 것 같았다.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 들간 서로 수위를 넘은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고소전과 헌법소원까지 거론됐다. 

    흘러넘치는 독설들을 모두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로 보내려 하고 있다. 사람들은 사법기관을 마치 하늘의 신탁을 받을 수 있는 신전쯤으로 망상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내가 본 사법부는 법 지식을 가진 보통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그들은 고도의 정략과 계산을 가진 정치적 행동을 간파하지 못할 수 있다. 그들을 이용하는 것은 사법기관만 오염시키고 권위를  떨어뜨린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그 자체로 판결보다 위인 통치행위라는 생각이다. 대통령 후보들 상호간 서로 상대측의 비난에 흔들려 독설을 퍼붓는다. 상대방이 던진 독들을 먹고 취해있다. 자신의 잘못을 상대방의 더 큰 흠을 들추어 희석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좋은 지도자의 요건은 남의 입술 위에서 춤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위에 올라가는 원숭이는 엉덩이를 모두에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국민의 대표가 되는 사람들 역시 그 붉은 엉덩이들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살다보면 평가는 참 여러 가지다. 칭찬받는 나와 비난받는 나가 있다. 사랑받는 나와 증오 받는 나가 또 있다. 칭찬보다 날카로운 비평대상이 된 내가 어쩌면 더 정확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경전속의 어떤 인물도 완벽한 인간이 없었다. 핵심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이었다. 부하의 여자를 겁탈한 다윗이 용서받고 성군이 된 이유는 진정한 참회였다. 링컨이 그랬듯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말들을 대통령과 그 후보들이 많이 했으면 좋겠다. 진실의 향기가 비난의 악취를 밀어내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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