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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렌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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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렌델 #19
위기의 아렌델 #20(完)
위기의 아렌델 #외전 The Coronation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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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편인 20편을 올리면서 마지막에 짧게 후기를 쓰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죠.
후기는 동기, 해설, 소감의 총 3파트로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참고로 스포일러가 매우 많으므로 아직 정주행중인 독자께서는 읽지 않을 것을 권장함.
*동기
발상을 얻은 계기는 설갤산 팬픽인 '겨울 전쟁'을 읽은 것이었습니다. 겨울 전쟁에서는 겨울왕국에 등장했던 국가들의 외교적 관계가 아주 실감나게 드러나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전쟁을 다룹니다. 전쟁 중에 엘사와 안나가 겪는 갈등 역시 함께 진행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외교였습니다. 과연 아렌델은 주변 국가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까?
그래서 처음으로 떠올린 것은 가벼운 시트콤 형식의 코믹한 작품이었습니다. 아렌델과의 교역이 중단된 위즐턴이 국교 재개를 위해 끊임없이 아렌델에 구애(?)를 하다가 종국에는 일국의 왕자까지 사신으로 보낸다, 그런데 그 왕자가 어딘가 좀 모자란다? 뭐 이런 느낌이죠... 거기다가 엘사와 그 왕자의 연애 플래그같은 걸 (진지하게는 말고 웃기게) 은근슬쩍 끼워넣어서 손발이 퇴갤하면서도 웃긴 글이 되도록 처음에는 구상했습니다.
가벼운 소재이므로 여차하면 릴레이 문학으로까지 진행하면 어떨까 생각도 했지만 그때는 한창 갤이 친목문제로 소란스러울 때라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생각해보니까 저한테는 글을 맛깔나고 웃기게 쓰는 재주는 없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다른 걸 잘 쓴다는 건 아닌데 일단 풍성하고 실감나는 감정이나 상황 묘사에는 틀림없이 소질이 없었던 것 같군요. 그래서 저 아이디어는 폐기됩니다.
발상의 전환의 소재 역시 '겨울 전쟁'에서 따왔습니다. 겨울 전쟁에서는 한스의 나라인 서던 제도가 아렌델을 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겨울 전쟁에서는 국왕과 12왕자가 아렌델 침공을 주도하고 '위기의 아렌델'에서는 한스가 난을 일으켜 정권을 틀어쥐고 아렌델을 공격한다는 거죠. 발상은 여기까지 확장됩니다. '위즐턴의 어리바리한 왕자가 얼떨결에 아렌델에 중대한 사명을 띄고 오는데 한스가 쳐들어온다.' 이제 문제는 이 발상을 가지고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시켜나가는가가 되겠죠.
*해설
사실 작가가 자기 작품을 해설하는 게 좀 웃기기도 하지만 (해설 같은 거 필요 없이 작품만으로 모든 게 전달되는게 베스트이므로) 저는 미숙한 아마추어이기때문에 작품내에서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의도 같은 게 있을 것 같아 이 카테고리를 넣었습니다.
[인물]
인물은 대부분 겨울왕국 본편에 등장하는 사람들입니다. 비중 높은 두 명의 신규 캐릭터가 있기는 하지만요.
-엘사
작품의 주인공입니다. 엘사는 서막부터 위즐턴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카이가 전한 위즐턴의 서신을 카이가 보는 앞에서 무참히 찢어버리죠. 초반부의 엘사의 모습은 위즐턴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중간에 안나와 함께 식사하는 장면에서, 엘사의 두려움의 원인이 드러나는데요. 대관식날 엘사를 향해 괴물이라고 소리치던 공작이 심어 놓은 트라우마였습니다.
위즐턴의 왕자인 필립이 아렌델에 당도했을 때도 거의 이성을 잃은 채로 그를 죽이려고 했고 이후 한스의 침공 이후 숲에서 뢰메르와 요르겐(통칭 석궁맨)과 조우했을 때 그들의 입에서 괴물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엘사는 폭주합니다. 또 나중에 서던 제도 병사들에게 포위되었을 때 그들을 무자비하게 제압한 엘사는 패비가 얘기했던 '두려움'에 완벽하게 잡아먹혀버리죠. 이 순간에 그녀를 구원하는 인물이 아래에 설명될 필립입니다.
-필립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 신규 캐릭터입니다. 유약하고 의욕도 없는 그저 후계자로 태어나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위즐턴의 왕자입니다. 그의 평소 모습은 작품 초반부 위즐턴 연무장 씬에서 드러납니다. 납득할 수 없는 훈련과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그의 운명 같은 거죠.
그랬던 그가 위즐턴의 여섯 번째 아렌델행 사절단의 대표가 됩니다. 물론 그의 의지는 아니었습니다. 말 그래도 강제로 가게 된 거죠. 가는 길도 험난했지만 도착한 이후도 문제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위즐턴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엘사의 손에 죽을 뻔하니까요.
하지만 필립은 아렌델에 머무르는 동안 차츰 엘사에게 관심이 생깁니다. 처음으로 그런 관심이 생긴 계기는 확실하게 정해 둔 건 아니지만 일단은 외모(...)라고 해 두겠습니다. 하지만 필립이 진심으로 엘사와 가까워지게 되는 계기는 그가 두려움으로부터 고통받는 엘사의 모습에서 과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인데 사실 작품 내에 잘 드러내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또한 지금껏 원하지 않았던 삶을 살아온 필립에게 엘사는 새로운 삶의 이유가 되어 줍니다. 중후반부 필립이 아렌델 사람들 앞에 나섰다가 야유를 받을 때 엘사가 옹호해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둘의 사이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서 넣은 것이었는데... 사실 어떻게 보였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안나
겨울왕국 본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만 아쉽게도 위기의 아렌델에서는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초반부의 그녀의 역할은 그저 크리스토프와의 갈등을 통해 필립과 엘사의 첫 조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장치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중반 이후 공기가 되어버렸다가... 작품의 마지막 파트에서 큰 일을 해 내죠.
-크리스토프
안나와 거의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스벤의 죽음 등으로 한껏 예민해져 있던 그는 엘사와 필립이 조우하는 씬에서 안나와 강하게 갈등함으로써 둘의 만남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마지막에 활약한 안나와는 달리 그는 정말 후반부에 공기화가 되어버렸... 어쨋든 마지막 화에서 안나와 맺어졌으니 결국 이 작품의 진정한 승리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스
악역입니다. 의도한 대로 잘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중 한스는 내내 불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다량의 화약을 이용한 탈옥과 반란, 그리고 불같이 뜨거운 그의 성미까지. 공식적인 설정에는 전혀 없는 내용이지만.. 뭐 그냥 팬픽만의 설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는 최후 역시 화약 더미 위에서 맞이하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화약과 함께 폭사시킬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이러면 후반부 안나의 비중이 너무 작아지는 것 같아 약간의 변경이 있었습니다.
-프레드릭
서던 제도의 다섯 번째 왕자. 한스가 반란을 성공시킨 뒤 감금한 열두 왕자 중에서 유일하게 탈옥에 성공해 그에게 복수를 시도합니다. 작중 등장이 많아 꽤 비중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사실 프레드릭을 추가한 이유는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고 한스의 교활함과 능력을 더욱 부각하는 역할을 했을 뿐입니다.
결국 마지막에 한스가 최후를 맞는 순간에도 전혀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이 캐릭터의 비중을 조금 더 올렸어도 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은데 제 능력이 따라주질 않더군요.
[추가]
-아렌델 시민들
기본적으로 아렌델 시민들은 그저 여왕과 공주에게 열광하는 착하고 성실한 민중으로 그려졌습니다. 다만 이렇게만 나가면 좀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소수 엘사에게 반기를 드는 세력도 설정했고요. 이들은 이후 필립에게 구원받기 전의 엘사가 완벽하게 무너지는 데에 기여하게 됩니다.
-뢰메르와 요르겐 (석궁맨 1, 2)
역시 작품의 긴박함을 위해서 추가된 양념 같은 캐릭터들. 하지만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프레드릭보다는 중요한 포지션을 맡았는데, 그것은 바로 엘사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것이었습니다. 석궁맨과 조우한 이후 엘사는 급속도로 무너집니다.
-패비
트롤들의 우두머리입니다. 필립에게 엘사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또한 전쟁에도 트롤들을 참전시켜 혁혁한 공훈을 세우죠.
-카이와 겔다
작품 초반부 아렌델 왕궁 일상을 묘사할 때 등장한 캐릭터들입니다. 카이는 엘사와 필립이 처음으로 조우하는 장면에 함께 있기도 하죠.
-위즐턴 선장과 항해사
필립을 보좌하는 충직한 부하들. 개그 캐릭터 비슷하게 넣어본건데 솔직히 웃기진 않았습니다.
[엘사와 필립의 관계에 관하여]
초기 기획단계, 즉 아직 서던 제도와의 전쟁은 생각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 둘을 커플까지 발전시켜 마지막에는 엮어주려고 했습니다. (그와중에 프갤럼들 프들프들하는 댓글 보는 맛도 있을 듯해서.) 하지만 전쟁이라는 요소가 더해지고 나서 둘의 관계를 조금 바꾸기로 합니다. 연인이라기에는 다소 애매하지만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 뭐 이정도? 뭐가 다른거야? 하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일단 둘은 분명히 다른 거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작품 초반부는 사실 엘사와 필립의 첫 만남을 위해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 그리고 카이 이 모든 인물들이 둘의 조우를 더더욱 극적이고 긴장감있게 만들어주죠. 이후 중반부부터 둘은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각자 나름대로의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짐을 덜어 주죠. 어쩌면 이성으로써 느끼는 애정이라기보다는 같은 배를 탄 두 사람간의 전우애 비슷한 것이 둘 사이에 싹틉니다. 문제는 이걸 글로 표현하기가 아주 어려워서... 그냥 두루뭉술한 사이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던 제도의 12왕자]
중간에 서던 제도 왕자들이 등장했다면 더욱 박진감 있는 이야기가 되었겠죠. 사실 왕자들의 이름과 기본적인 성격까지는 '대충'구상을 해 뒀습니다. 첫째부터 각각 찰스, 앤더슨, 칸스, 윌리엄, 프레드릭, 트루먼, 트리스탄, 테오도어, 가브리엘, 마이클, 에드워드, 라우렌스, 그리고 한스입니다.
이 중 한 다섯 명정도는 꽤 중요한 역할을 맡았을지도 몰랐습니다만 제가 이들까지 감당하면서 스토리를 짤 자신과 능력이 없었기때문에 프레드릭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조리 폐기되어버립니다. 원래는 서던 제도의 여러 지방에 뿔뿔히 흩어져있던 왕자들 역시 한스의 반란 소식을 듣고 그를 타도하는 한편 그들 사이에 또다른 반목이 생기고... 뭐 이런식으로 복잡하게 이야기를 구성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귀찮은 나머지 그냥 한스가 수도에 도착한 순간 12왕자가 모조리 수도에 있었고 그래서 모조리 감옥에 갇힌다~ 정도로 매듭지어버렸습니다.
[고증]
처음에는 고증 욕심도 좀 났는데 그냥 포기하고 개나줬습니다.
*소감
일단 벌인 일을 마무리짓게 되어 무척 뿌듯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남습니다. 처음으로 써본 장편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았을텐데 읽어 주신 사람들에게 모두 감사의 말을 전하겠습니다.
댓글이 많이 달릴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격려의 댓글과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피드백이 또 그 중에서 좋았고요. 누군가 내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려주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역시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픽션은 해피엔딩이 제맛이죠.
짤 그려주신 갤러에게 다시 감사하다는 말씀전합니다. 씬은 위기의 아렌델 #16에 등장하는 '제 1차 검은 숲 전투' 주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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