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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20

ㅇㅇ(61.96) 2016.08.17 10:48:06
조회 1079 추천 59 댓글 13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 열여덟번째 / 열아홉번째



혼례복을 깔고 앉은 아신의 태도가 영 어색하고 이상했다. 혼례복이 담긴 자개함과 멀찌감치 떨어진 매장소와 소경염에게 가까이 가지 못해 안타까운 눈과 때로는 애타는 손짓을 하면서도 자개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정사를 논하고 서로를 향해 가벼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는 그 고상하고도 우아한 모습에 홀린 아신이 안달이 나 몸을 들썩거리자 혼례복에 파묻힌 수아가 불쑥 고개를 들어 매장소와 소경염을 바라보았다.

매장소가 말없이 소매를 만지작거리다 찻잔을 들어 살며시 눈을 깔고 기품 있는 자태로 식어 쌉쌀하고 텁텁해진 차를 방금 막 새로 우려 나온 차인 마냥 한 모금 넘겼다. 슬쩍 찡그린 이맛살이 순식간에 제 자리를 찾았지만 아신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기어코 자개함을 넘어 다다다 달려갔다.


- 차가 식었어!


굳이 폴짝 뛰어 소경염의 주의를 끌고 발을 동동 구르는 아신을 보고 소경염이 아차 하여 매장소를 향해 제 무심함을 사과했다. 새로 차를 내올 동안 아신은 식은 차를 들여다보고 향을 들이키고 슬쩍 한 모금 입에 담기도 하여 과연 새로 나올 차가 매장소의 입맛에 맞을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했다. 찻잔에 찰싹 달라붙어 한껏 진지한 아신을 자애롭게 바라보던 매장소가 손가락을 뻗어 아신의 뒷덜미를 은근히 쓸어내렸다. 부르르 떨며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돌아보는 아신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온 매장소가 소경염의 앞인 것도 있고 소리 내어 웃었다. 풀어진 채로 웃는 매장소를 보는 소경염의 눈빛이 묘해졌다.


- 유치하기는.


혼례복을 뒤집어쓰고 머리를 내민 수아가 장난기 어린 매장소의 행동을 지적했다. 잠시간 침묵이 흘렀고 아신은 날듯이 뛰어 자개함으로 복귀했다. 수아를 깔고 앉아 침을 꼴딱 삼킨 아신이 에헴, 하고 헛기침을 했다.


- 이상해! 말이 막 헛되게 나왔어!


입을 뻐끔거리며 허우적거리는 아신 밑에 속절없이 깔린 수아가 들썩거린다. 그에 따라 요동치는 아신이 중심을 잡으려고 진땀을 뺐다. 필사적으로 평정을 가장하는 아신에게 불만을 표출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수아의 움직임이 거세졌다.


- 아이 참!!


아신이 빽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수아는 멈췄지만 그새 일어나 다가온 매장소가 훌쩍 가까워져 있었다. 아신, 하고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에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혹여나 수아가 있는 것이 들통 날까 가리는데 힘을 쓰느라 집중한 아신이 미처 매장소를 올려다보지 못했다. 그리고는 가까워진 매장소를 뒤늦게 발견하고 뒤로 넘어갈 듯 소스라치게 놀랐다. 매장소가 보드랍고 고운 손가락을 내어줬지만 제가 일어나면 수아가 보일세라 곤란한 듯 머뭇댄다. 고 수상쩍고 가여운 모습에 매장소는 그냥 넘어갈까 하였으나 저보다 더 아이의 관심을 끈 것에 대한 호기심을 져버리지 못했다.


“아신, 일어나.”


서릿발이 내린 듯 차갑고 딱딱한 목소리는 선봉에 선 장수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풍겼다. 비류를 대하듯 다정하고 달래는 투에 어느새 익숙해져있던 아신이 흠칫 놀라 잔뜩 굳어 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위압적인 어조만큼이나 굳은 표정을 하고 있던 매장소가 혼례복이 꾸물거리는 것을 보았다.


- 난 몰라.


뻣뻣하게 서 있던 아신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마침내 매장소가 혼례복을 뒤집어쓴 수아를 발견하였다. 매장소는 소경염을 돌아보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취향이 참으로 고상하십니다.”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소경염이 영문 모를 소리에 의아한 눈을 하고서 매장소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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