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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귀공자의 추락, 이혼 그리고 자살 (6)

운영자 2014.01.15 17:56:03
조회 754 추천 0 댓글 0

  벌써술별 몇 개가 상 위에 흩어져 있었다. 식당 벽에 걸린 시계가 12시를가리켰다. 자존심 강한 그가 처음으로 진솔하게 털어놓은 고민이었다. 나는그의 집착을 끊어주고 싶었다. 마음만 돌린다면 그는 얼마든지 행복해 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자네, 아내를 사랑하나?


  내가물었다. 그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글쎄..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싫어하지는않아.


  애매모호한대답이었다. 그가 계속했다.


  “아내는날 좋아해. 그 사람이 이혼 소송을 걸은 건 아버지가 시켰기 때문이야.난 알아. 집사람은 결혼 십년이 돼도 친정아버지 손아귀에서 한발자국도 빠져나오지 못했어. 집사람은 아버지가 조종하는 인형이야. 그 끈을 끊어보려고 해외로나갔는데 결국 실패했어.


  그가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그의 눈에서 광채가 났다.


  “학벌로보나 경력으로 보나 막말로 우리 아버지의 배경으로 보나 집사람은 나를 배척할 이유가 없어.


  갑자기그가 엉뚱하게 튀었다. 그는 사랑이 뭔지 몰랐다. 감동도말라버렸다. 안타까웠다.


  “훌훌다 털어버리고 새출발하는 게 어때?


 
내가 말했다. 싸우고 살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보고 싶은 사람을 못 만나는 것도 고통이지만 싫은 사람과 인연을 연장하는 것 역시 괴로움이다.


  “도사같은 소리 집어치워. 자네가 당하는 일이 아니라서 그래. 난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 소송에서 이길거야. 절대 질 수 없어. 지게되면 판결문은 나를 정신병자라고 단정할 거 아냐. 그렇게 되면 자식에게까지 난 미친 놈으로 돼버려. 그리고 위자료로 3억원을 달라는데 그 말은 날 거지로 만들겠다는거야. 지금 실업자인 내가 취직을 해서 평생을 벌어도 그 돈은 못 마련해.


  내직업이 변호사라 늘 소송을 접한다. 승소도 패소도 반반이었다. 그러나실패를 모르는 엘리트인 그에게 패소판결은 용납될 수 없는 오점이었다. 성적표 같이 그 안의 사유 하나하나에서그는 백점을 마즌ㄴ 승리자가 되어야 했다. 그가 계속했다.


  “벌써여러 달 실업자 신세야. 취직도 안되고 장사 밑천도 없어. 어려서부터훈련이 안됐으니 노동인들 하겠어? 난 완전히 파멸이야. 그건그래도 괜찮아. 정말 괴로운 건 자식을 빼앗기는 일이야. 난부모에게 엄격하게 교육받았어. 나도 훌륭한 아버지가 되어야 한단 말야.고씨 집안 자식을 내가 왜 김씨 집안 사람으로 만들어. 돈에 팔려갔다는 비난은 나 하나로충분해. 자식까지 그 집 상놈으로 만들 수는 없어. 장인이라는사람, 외손자에게 애정을 줄 인간이 아니야. 그리고 아이들엄마 역시 아버지를 닮아 정이 없어.


  그는몸부림을 쳤다. 그가 사정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이봐, 내 소송을 맡아주려는 변호사가 없어. 어떤 방법을 쓰든 나는 이기고싶어. 이 소송이 내게는 죽고 사는 문제야. 제발 맡아줘, 제발...


  그가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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