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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받아 시작"…청소년 일상 깊숙이 자리잡은 불법도박

나남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27 11:15:05
조회 8880 추천 2 댓글 18


"제가 잘못한 거니까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괜찮아요. 이제는 정말 끊고 싶어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전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청소년이 '사이버 도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경찰에 이같이 자진 신고를 할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 사이버도박이 깊숙이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생 A군은 중학교 3학년 때 받은 세뱃돈을 이용해 게임 삼아 도박을 시작했는데, 2년 넘게 끊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11월 대전경찰청에 자수했다.

중독 치료 교육을 받는 그는 "하루에 5만원씩만 벌어도 한 달이면 100만원이 넘는다는 친구의 권유에 소액으로 시작했는데 마지막에는 300만∼400만원씩 베팅을 하게 됐다"며 "반에서 안 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자진 신고자를 상담·치료기관에 연계하는 등 처벌보다는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2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최초로 청소년 사이버 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 중인데, 지난 10일까지 모두 21명(중학생 12명·고등학생 9명)이 신고를 했다.

대전 지역 청소년 도박사범은 2022년 2명, 2023년 12명에서 지난해 181명으로 급증했다.

이들이 도박사이트에 입금한 금액(도금액)은 적게는 수백만원대부터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했다.

특히 고등학생 이상부터는 최소 1천만원대로 파악됐다.

신고자 대부분은 친구의 권유 또는 누리소통망(SNS)에 노출되는 도박 광고 홍보 게시글을 보고 호기심에 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 등 해외 서버 기반의 도박 사이트라 가입 자체가 쉽고, 길어도 15초 이내 베팅 결과가 나오는 이른바 '스피드 바카라'를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에는 용돈으로 시작했지만, 도박에 빠져들면서 다수의 친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집안 가전제품을 몰래 팔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전경찰청은 자진 신고자를 상담·치료기관에 연계하고, 다수의 도박 중독 청소년이 접수된 고위험 학교에는 별도 상담소를 설치·운영해 무조건적인 처벌보다는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자진신고를 한 21명 대부분이 진단 결과 중독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는데, 이들은 현재 학업과 함께 전문 상담·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도박 상담·치료 유관기관 8곳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경찰은 도박중독의 위험성·심각성, 처벌 규정을 담은 카드 뉴스와 웹툰 북을 제작해 배포하는 한편, 이달 말 끝나는 자진신고 기간 결과를 분석해 오는 3월 이후 자진신고 기간을 다시 운영할 방침이다.

자진신고를 하면 관할 경찰서 선도심사위원회에 넘겨 범행 정도에 따라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훈방, 즉결심판 청구,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하고 있다.

경찰은 원칙상 도금액이 500만원 이상이거나 재범·상습범은 형사입건 대상이지만 청소년들의 반성 정도와 중독 해결을 위한 의지·노력을 고려해 즉결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재판을 말한다. 즉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처벌이다.

임대혁 대전경찰청 청소년보호계장은 "혼자서 끊을 수 있다는 생각과는 달리 결국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모님과 친구들과의 관계는 물론, 학업과 일상마저 무너지는 게 다반사"라며 "도박했다고 인정하는 것부터가 치유의 시작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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