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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아니한家 시라니오12.

유글레나.(221.140) 2007.06.08 15:48:50
조회 64 추천 0 댓글 0


 

1.     교무실 / 낮

용태, 학생1 담임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


담임            심용태. 이 쌔끼, 툭하면 결석에 지각에, 싸움까지 해. 자퇴해라, 자퇴해 새끼야!


용태 눈물 고여 후드득 떨어지며 매 맞다가 별안간 벌떡 일어선다.


용태            (노려보는데)

담임            어 이새끼봐. 엎어! 안 엎어! 너 퇴학이야!

용태            에이! (다시 엎는)

담임            (벙찐) 이 미친놈!


다시 때리고. 용태 ...눈물 고여 떨어지는.


2.     창수 집 / 낮

병원에 갖다 줄 희경의 속옷가지를 가방에 챙기는 미경.

빵구난 팬티에 너덜너덜한 속옷들...

이런 걸 입었단 말야 하는 미경의 표정.


미경          이 아줌마 정말 궁상맞게... 죽어서 돈 싸들고 갈건가.


-시간경과-

밥통에서 밥이 드르르 끓는다.

미경 주방 벽에 기대 무협지 페이지 넘기는데,

펑!

밥통 뚜껑이 폭발하듯 위로 치솟는다.

미경 기겁을 해서 입이 딱 벌어지는데,

얼굴에 떨어지는 밥알들..밥알들...



3.     하천변 길거리 / 오후

성식의 낡은 스쿠터 뒤에 타고 희경의 병원으로 가는 미경.

무릎엔 밥통을 들고 있다.


앞에서 영준이 폼나는 할리를 타고 다가온다.

뒤에는 새 여친 소설가가 타고 있다.

미경, 뜨아해져 얼른 얼굴 안 보이도록 고개 숙이는데

눈치없는 성식, 영준아! 하며 손 흔든다. 

영준, 어색하게 손 흔들며 지나가고...


미경            너에게 부탁한 내가 바보지. (스쿠터 보며) 야 너 말 좀 안 바꾸냐?



4.     병실 / 오후

희경 다리에 깁스를 댄 채 침대에 멍하니...

옆 침대 여자는 남편과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먹을 거 까주며.


남편            자기 없이 김치 담글래니까 죽겠더라구. 당신이 얼마나 애쓰는지 이제 좀 알겠어. 이거 먹어.

여자            입에 있어. (남편 쿡 찌르고 희경 가져다 주라고)

남편            이거 하나 드실래요?

희경            아니요. 저 괜찮아요.


희경 멋쩍게 웃고 외로운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본다.


희경            ...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쓱 들어오는 사람.

희경은 쳐다보지도 않는데, 자기 침대 곁에 서는 거 같다.

희경 보면, 노래방 알바 진성이다.

튤립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있다.


진성            안녕하세요.

희경            아니? (몸을 일으키려고 하면)

진성            아니요, 그냥 계세요.

희경            아니, 어쩐 일루..

진성            아니, 그냥 그날 다치신 거 사실 저희 노래방 책임두 있는데..그냥 모른 체 하는 게 죄송해서요.

희경            (볼수록 미남이네..)

진성            괜찮으세요?

희경            ....응.

진성            다음엔 절대로 용선이 못 오게 할게요. 뵀으니까 갈게요.

희경            고마워요.

진성            다음에 또 놀러오세요. 서비스 곡 많이 드릴게요.

희경            그래요.


진성 꾸벅하고 간다. 희경,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진성            (다시 돌아서는) 저기 혹시...

희경            네?

진성            커피 좋아하세요?

희경            왜..왜요?

진성            그날 ...부축할 때 커피 냄새가 나서...커피 향이 굉장히 좋았어요..

희경            ....

진성            제가 커피를 굉장히 좋아해서요...

희경            ...그래요? 

진성            (씩) 빨리 나으세요. 그리구 이 커피 제가 좋아하는 건데 선물로 드릴께요. 처음엔 와인맛이 살짝 나면서 입안 전체에 은은히 퍼져가는 진한 향이 아주 좋아요.

희경            (당황)


진성 창가에 커피통을 올려놓은 후 인사 꾸벅하고 가고.    

희경, 꿈이라도 꾼 듯 꽃다발을 코에 가져간다.


그 때 덜컹 병실 문 열리고

희경 화들짝 놀라 돌아보면,

미경 들어온다. 밥통 옆에 끼고.


미경            언니 좀 어때?

희경            (김새는) 이년아, 애 떨어지겠다.

미경            속옷 좀 사왔다. 어떻게 그딴 걸 입고 여태 살았수? 갈아입어 좀.

희경            신혼여행왔냐? 응? 지금 내가?       

미경            (무시하고) 언니 근데 이 밥통 어떻게 하는 거야? 밥은 해먹어야겠는데 통 모르겠어.

희경            그거 형부 허리띠로 묶어야 돼.

미경            뭘루 묶어?

희경            형부 허리띠 중에 낡아서 안 쓰는 거 있어. 그걸루 아래 위를 딱 조여줘야 돼.

미경            왠만하면 그냥 하나 사자. 밥통회사에서 오래 썼다구 상 줄 것두 아닌데.

희경            미쳤어. 아직 멀쩡하구만. 그리고 이게 밥이 젤 맛있어. 친구들 집에 가서 먹어두 이런 밥 맛이 안 나와.    

미경            아이..진짜 스타일 구기네. 알았어 갈게.

희경            야, 벌써 가?

미경            벌써는...얘들 학교에서 올텐데 밥 지어놔야지.

희경            참...다음에 올 때 커피메이커 하나만 사갖구 와.

미경            뭐?

희경            제일 좋은 걸루 사.

미경            미쳤어? 

희경            뭐?

미경            아니 밥통은 안 사구 그걸 왜 사?

희경            사라면 사. 이년아! 난 커피 한잔 못 먹는 인생이야?!

미경            아으 진짜 욕 안하면 말이 안돼? 갑자기 왜 커피타령이야.

희경            ...

미경            언제 나올거야? 나 언제까지 밥해야돼?

희경            주말엔 죽어도 나갈 거야. 안 그래두 등짝에 곰팡이 피겠어.

미경            언니..

희경            왜?

미경            (망설이다가) 형부말야.

희경            형부가 왜..

미경            형부한테 문제가 좀 생겼어. 평소 형부 이미지하고는 좀 매치가 안되는

                사건이야.

희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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