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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아니한家 시나리오17.

유글레나.(221.140) 2007.06.08 16:11:52
조회 78 추천 0 댓글 0


 

-인서트 / 낮-

다음 날, 창수집의 덩그러니 빈 식탁


-인서트 / 낮-

동네 양장점. 꽃무늬 투피스를 입고 있던 마네킹이 벌거벗고 있다.

양장점 주인, 새 옷을 갈아입히고...



1.     거리 / 낮

꽃무늬 투피스를 입고 잔뜩 멋을 낸 희경.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 앞에 서는 커다란 관광버스. 

진성 내린다.


진성            타세요...

희경            (보면) 

진성            어서요. 다들 기다려요.

희경            기다려? 나를?

진성            네. 들어오세요.

희경            여럿이... 함께 가는 거였어?



2.     선술집 / 저녁

빠에 나란히 앉은 창수와 용태.

용태, 창수에게 술을 따라준다.


용태            드세요.

창수            너두 한잔 해라. 술 잘 먹지 너?

용태            네. 술이 잘 받는 거 같아요.

창수            (술 따라주며) 너두 날 닮아서...


생각해보니 말이 안된다. 돌연 썰렁....

말 없는 두 사람.


창수            넌 내가 어떠냐? 싫으냐?

용태            (고개 젓는)

창수            좋으냐?

용태            (고개 젓는)

창수            ...그럼 뭐냐?

용태            잘 모르겠어요.

창수            니 친아버지가 궁금하냐?

용태            아니요. ..(하다가) 조금.

창수            그건 평생 모를거다.

용태            왜요?

창수            제 애를 밴 여자를 버린 자식이니까. 그런 자식이 이날 이때껏 잘 살고 있다면 하늘도 무심한 거니까!

용태            ...

창수            그렇다고 니 엄마한테 물어보는 건 괜찮은 생각이 아니야. 보나마나 개같은 자식일테니까 궁금해할 것두 없다.

용태            그럼....안 물어보죠. 뭐.

창수            괜찮겠냐?

용태            ...아버지는요? 제가 계속 아들로 있어도 돼요?

창수            난 널 내 자식으로 알았고, 내 자식이 아니란 건 알았을 때도 널 계속 키웠어.

용태            (끄덕) 알아요.

창수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한 걸 생각해서 내가 죽어도 제사 지내주고 가끔 산소에 벌초만 해주면 된다.

용태            (끄덕)

창수            먹어.

용태            저기요...

창수            응?

용태            내가 진짜 친아들이었으면 절 지금보다 더 좋아하셨을까요?

창수            그건 모르겠는데. 친아들이 있어 본 적이 없어서.

용태            ...

창수            근데 너 왜 안 물어보냐?

용태            ....

창수            궁금한 거 있쟎아. 

용태            .....(고개 숙인다)

창수            그 여학생...너하고..

용태            고맙....대요.

창수            뭐?

용태            (고개들며) 고맙대요.


멍하니 밖을 보는 창수.

창밖 저 멀리 버스 정거장에 순이가 앉아 창수를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끄덕 한다.

버스가 도착하고 순이, 사라진다.


창수, 지갑을 꺼낸다. 지폐 몇 장을 꺼내 용태에게 준다.

용태 돈 내러 가고...

창수 다시 지갑 열면 보이는 하은의 사진. 빙긋 웃고 있는...

사진 꺼내 테이블에 놓인 용태의 지갑에 슬쩍 넣어준다.



3.     집 / 저녁

창수 용태 나란히 들어온다.

창수 들어가려다 나와보면,

용태, 티비 위에 놓여져 있던 메모 보여준다.


‘며칠 여행 다녀올테니까 걱정들 말어.’


창수            ....

용태            여행 가셨나봐요. 제가 찾아볼까요?

창수            됐다. 가지가지 한다.(들어가려면)

용태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창수            (보면)

용태            엄마잖아요.

창수            ...

용태            ...


밥통을 보는 창수. 밥을 해 놓고 간 듯 허리띠가 묶여 있다.


창수            저놈의 허리띠 질기네. 엄마가 결혼 1주년 선물로 사준 건데..

                버리라고 해도 안 버리는 거 보면, 니 엄마도 참... 


조용히 돌아가고 있는 밥솥.

용태, 뒤집어져 있는 엄마와 아빠의 관광 사진을 바로 세워놓는다.



4.     사업설명회장 / 밤

희경 멍한 눈으로 앞을 보면

강의실처럼 공간이 있고 칠판이 있고 의자가 있고

모두 빨간 색에 원두그림 크게 박힌 티셔츠 입고 있다.


한쪽에 원두커피(미니 자판기)박스 잔뜩 쌓여 있고.

지금 벽면에 거대하고 길쭉한 광고포스터가 붙여지고 있다.


광고 -선남선녀가 커피를 마시는- 포스터.

<당신의 향기가 내 안에 들어와 열정이된다!!>란 카피문구


희경            .....!


앞에 도열한 직원들 미친 듯 환호성을 내지르며 희경을 환영하고.

무슨 종교집회를 연상시키는 해괴한 열정의 도가니 속이다.


-다음 날-

희경, 빨간 티셔츠를 입고 같은 조 아줌마 아저씨들과 노래하며 율동한다.

흰 장갑을 끼고 단조로운 안무를 펼치고 있다.

열심히 하는 아줌마들과 뻑뻑한 얼굴로 율동하는 희경의 대비.

진성은 조장격으로 앞에서 율동을 리드하고 있다.


진성            (노래) 한라인 평균 5명. 미니자판기가 대당 280만원.

희경과 댄서들   모두 750!

진성            3line이면 수입은 모두 얼마?

희경과 댄서들   오천이백오십!.

진성            우리는 다단계, 피라미드 No!

희경과 댄서들   Oh, no!

진성            인적 인프라 구축 yes!

희경과 댄서들   Oh, yes!


열정적인 진성과 댄서들의 착착 들어맞는 동작과 노래.

뻘쭘한 희경의 흐느적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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