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경, 창수 손을 뿌리치고 성난 표정으로 걸어간다.
사람들, 희경의 앞을 홍해가 갈라지듯 터주고,
참담한 표정의 창수 제 자리에서 한숨을 내쉬는데,
그 때 한 아이의 외마디 외침...!!
아이 또 한다아.......!!!!
사람들 모두 소리나는 쪽을 보면 어느 새 용구가 효리에게 올라 타 또 흘레질을 하고 있다.
경악하는 효리네 식구들..
신발짝을 용구에게 내던지는 중년남.
그게 다른 가족의 삼겹살 굽는 불판에 날아가 맞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주변.
중년남, 맥주병을 들고 용구에게 달려가고,
용태, 중년남 허리에 미식축구 태클을 걸고 악착같이 잡고 늘어진다.
그 집 식구들 발광하는 용태를 두들겨 패고,
중년남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넌 애비두 없냐 이 호로자식아?
이 모든 사태를 난감히 지켜보던 창수, 달을 한번 쳐다보더니 맘을 정한 듯,
옆에 있는 수박 한 통을 들고 남자에게 다가가 머리에 처박는다. 박살나는 수박..
창수 너 아까 뭐라 그랬어. 니 두 딸년을 내가 내리 가르쳤는데... 뭐 개?
니 자식새끼 스승님한테 뭐 개? 쓰레기?
큰 딸과 작은 딸 창수를 뜯어 말린다.
두 딸 선생님... 참으세요!!! 고정하세요 !!
창수 (중년남 귀를 잡고 끌고 가며) 너 스승의 날에 한 번두 안 왔지? 맨날
술만 퍼먹구. 니 딸년들이 얼마나 싸가지 없구 말 안 듣는 줄 알아?
애비가 모범을 보여야 자식새끼도 사람이 되지 이눔아!
니 딸 패면 인터넷에서 또 떠들테니까 자식 대신 애비가 좀 맞아라.
창수, 주변 돗자리에 굴러다니던 오이며 수박 참외로 중년 남자의 엉덩이며 등짝을 갈긴다.
퍽퍽 ~ 사방으로 튀어 날아가는 오이와 과일 조각들...
마치 지금껏 쌓인 창수 자신의 모든 응어리를 뿜어내는 듯.
희경도 되돌아와 창수를 말리다가 다시 여자들과 싸운다.
용태, 바닥에서 누군가와 엉켜 뒹굴고 있고,
용선은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참외며 자두등을 마구 던져댄다.
어느 새 그 앞에 하드 봉다리 들고 벙찐 표정으로 서 있는 미경.
그리고 그 옆에 맥주 봉다리를 힘겹게 들고 서 있는 성식
갑자기 이 난장판에 적응이 안되는 듯.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미경 월하에 이 무슨 변고인고.
성식 훌리건들이 들이닥쳤나봐.... 축구 졌나?
그 때 용선이 미경을 보고 이모! 얼릉와! 소리친다.
주변 사람들 미경과 성식을 노려보고...
미경, 모르는 사람인양 딴전...
미경 (두리번거리며) 가자. 우리 식구들 들어갔나봐.
성식 저기 있네. (번쩍 손 흔든다)
미경 ......
-점프-
어느 새 성식, 깍두기 머리의 아저씨에게 헤드락 걸려서 끌려다니고 있다.
미경도 어설픈 당랑권을 흉내내며 용태와 함께 중학생들과 싸우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점점 불리해지는 형국
큰 딸이 어디선가 양아치 오빠들 패거리를 불러오고...
강변으로 내몰린 창수 가족들...
빠져 죽거나 맞아 죽기 직전...
창수 안되겠다! 일단 흩어져 !
희경 !
용태 !
용선 !
미경 !
성식 (못들었다)
순간 라디오 중계를 듣던 무리들 속에서 슛 골인! 우와아~ 환호성 소리가 들리고
강변이 잠시 산만해진다.
지금이다 싶은 가족들...
창수 이따가! 집에서 모여!!!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마지막 엔딩처럼 뛰쳐나가는 가족들...스톱모션.
뒤이어 각자 한 명씩 뛰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진다.
뚝방으로, 다리 위로, 담벼락 위로 온 힘을 다 해 뛰어가는
창수...
희경...
용태...
용선...
미경...
그리고 사이좋게 달려가는 용구와 효리.
타이밍을 놓친 성식은 몰매 맞다가 결국 물속으로 뛰어들고....
용선 (E)그날 밤 난생 처음으로 미치도록 집이 그리웠습니다. 너무나도 우리 집 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살아서 말이죠. 신기한 건 불이나가 깜깜할 줄 알았는데 길이 훤히 다 보이는 거였습니다. 죽지 않을려구 눈이 밝아진 걸까요? 아님 원래 달빛은 언제나 그렇게 세상을 내리쬐고 있었던 걸까요?
발레 연습을 하던 하은, 저 멀리서 뚝방위로 뛰어가고 있는 용태를 바라보며 갸우뚱하고.
골목 사이사이로 도망치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직부감으로 보인다.
마치 달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밤하늘에 보름달이 둥실 떠서 이 모든 걸 빙긋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용선 (E)좋지 아니한가요? 여러분? 혼자가 아니라는 게요?
우주공간에 덩그러니, 지구 혼자 떠 있지 않다는 게 말입니다.
아직 가족들이 도착하지 않은 빈 집.
마루와 가족들의 빈 방이 하나씩 보여진다.
마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식구들처럼.
용선 (E) 너무 세게 또는 너무 약하게 잡아당기지 않는 한 계속 지구는 외롭진
않을 거구, 그럼 제 방 창문에선 늘 밤하늘의 달을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비록 언제까지나 그 절반은 숨겨진 미스테리일지라도.
달빛이 조용히 내리쬐고 있는 용선의 빈 방...
저쪽 구석에 놓여진 덤덤한 표정의 심씨네 가족 사진 액자.
그 위에 따스하게 떨어지고 있는 달빛.
-인서트-
아침의 동네 전경...이곳 저곳.
쓰레기 더미로 난장판인 강변을 치우는 환경미화원들.
동네 전봇대에 <개 찾음> 포스터 붙어 있고
효리의 사진 박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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