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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아니한家 시나리오 9.

유글레나.(221.140) 2007.06.08 15:37:31
조회 67 추천 0 댓글 0


 

1.     하은 집 앞 / 낮

용태 서 있다. 그 집 마당을 보는데, 하은 나온다.

하은 용태 발견한다.

하은 무시하고 세수 대야에 물을 받아 세수한다. 용태 그 옆에 가서 쪼그려 앉는다.


용태            하은아.

하은            (푸득푸득)

용태            나....널 이해하기로 했어. 용서한다구.


하은 들은척 만척 세수한다.


용태            니가 무슨 짓을 했건....니가 원해서 했던 건 아닐거야. 그러니까... 난 널 믿어.

하은            안 믿어두 돼.

용태            믿는다니까!


하은 푸득푸득 씻고 수건으로 닦는데,


용태            그리구 이거 가져.


용태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여러장 겹친 걸 꺼내 놓는다.


용태            내가 모은 거야. 앞으로 내가 용돈 모아서 줄게. 다신 그런 짓 하지마....그리구 대학교 나오면 내가 너 먹여 살릴게. 그러니까 다신 그런 짓 하지마.그건 인간이 할 짓이 아냐.

하은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용태            돈에 몸을 팔았잖아.

하은            너 사람 몸값이 얼만 줄 알아?

용태            사람 몸값이 어딨어? 그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하은            5만원정도야.

용태            뭐?

하은            내 몸으로 무얼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 알아? 내 체중이 47키로니까 지방분으로 비누 7개를 만들 수 있구 인(燐)으로 성냥 대가리 2천2백개와 마그네슘으로 설사약 한 봉지를 만들 수 있어.

용태            ....

하은            또 내 몸안에 있는 철성분으로 못 한개와 탄소로 2천 자루의 연필심을 만들 수 있어.

용태            !

하은            근데 나 죽지도 않았고 뭘 팔지두 않았어. 그냥 그사람들 원하는 대로만 해줬어. 그래도 내 몸을 판 거보다 배는 더 벌었으니까 나쁠 거 없잖아! 

용태            이, 이!


용태 뺨을 때린다.


하은            (눈빛이 확 변하는데)

용태            너 때문에 나 죽으려고 했었어. 근데..뭐? 나쁜 년아. 너 나쁜 년이야. 우주에서 젤 나쁜 년이야. (급격한 반전) 하지만 난 앞으로 너만 위해서 살거야.


용태 하은 손을 잡아 만원짜리 건네고 뛴다.

용태 마구 달려간다.


용태            (희미한 슬픈 미소) 용서하길 잘했어. 마음이 편해져.


그 뒤로 무덤덤한 하은, 손에 들린 만원짜리 세어보고 있는 모습.



2.     하은 방 / 낮

하은 들어온다.

발레리나가 춤추고 있는 조그만 박스.

거기 핸드폰에서 뜯어낸 핸드폰 고리인형이 매달려 있다.

박스를 열면 모아놓은 만원짜리들 차곡차곡...거기에 8만원을 감정 없이 챙긴다.

의료보험카드에 돈 세서 끼워놓고... 달력에 병원비와 약값 지출이 빽빽이 적혀 있다.


밭은 기침소리와 함께 하은모, 끙 일어나 요강쪽으로 간다.

하반신을 잘 못쓰는 듯...


하은모          (걸터앉다가) 좀 자주 비워라. 살에 닿잖아.

하은            ..



3.     용태 교실 / 낮

용태 엎드려 뻗쳐 있고,

담임은 용태 엉덩이를 두들긴다.


담임            이 미친놈. 어젠 결석에 오늘은 점심시간 끝나구 와! 차라리 자퇴를 해라. 색꺄!


용태 눈물을 흩뿌리면서 묵묵히 맞는.

용태            (누가 불쌍하다는 건지) 불쌍해....불쌍해..


용태의 흩뿌려진 눈물...바닥에 투르륵.. 


4.     옥상 / 낮

화면 가득 경호의 얼굴. (어딘지는 아직 모른다)

만면에 미소를 띈 채..(알고 보면 누워 있는 것)


경호            미스테리..그건 간단한 거야.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거...바로 그게 미스테리 야. 우주는 왜 생겼고 사람은 왜 태어났는가? 어디로 가는가? 달은 왜 떠있는가? 우린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잖아?


그때 경호 얼굴 위로 쓱 덮치는 그림자.


용선            그니까 제 말씀은 그게 왜 궁금하냐구요?

경호            허..! 넌 하나도 궁금하지 않니?

용선            네. 뭐 궁금해도 알 수도 없는 거구 전혀 현실적이지두 않구요.

경호            (그제야 끙, 몸을 일으킨다)야 다 아는거야 재미없지. 현실이 뭐 재미 있냐? 지지고 볶는 거 밖에 더 있어.

용선            ...


썰렁한 옥상. 바람에 비닐 봉지만 날리고 햇살만 가득.


경호            그럼 하나 물어보자. 넌 여기 왜 왔니?

용선            ....

경호            난 분명히 미스테리 서클을 만들고 싶다고 공고를 냈고 넌 그걸 보고 찾아온 유일한 아이야. 근데 왜 나한테 이런 걸 묻고 있냐고? 난 니가 미스테리다.

용선            ....


용선            (E)제겐 사랑이 미스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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