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유시민이 유지수란 ‘여성 이름’으로 살았던 이유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5.03 13:41:35
조회 2571 추천 8 댓글 52

유시민이 여자 이름으로 살았던 이유




본래 이름을 지우고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는 작가들이 있다. 바로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들이다. 필명은 작가가 작품을 발표할 때 사용하는 이름으로 펜네임(pen name)이라고도 한다.  


작가들 대부분은 자신의 생물학적 성에 기반한 필명을 사용한다. 남성 작가는 남성 이름을, 여성 작가는 여성 이름을 쓴다. 하지만 몇몇 작가들은 일부러 반대 성별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필명으로 대중을 속인 작가들을 알아보자. 


◇여성 작가에게 남성 이름은 좋은 위장 


“8년 넘게 사용한 필명 외에, 나는 사실만을 말했어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James Tiptree Jr.)는 ‘가장 남성적인 SF를 쓰는 남자”로 불린 작가였다. 그의 정체는 앨리스 브래들리 셸던(Alice B. Sheldon)이라는 61세 여성이었다. 당시 SF 장르 작가들은 거의 남성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성별을 감추기 위해 미국 백인 남성의 이름을 썼다. 그녀의 성별이 밝혀지자 소설계는 충격을 받았다. ‘팁트리 쇼크’라는 말까지 생겼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남성 이름은 좋은 위장처럼 보였다”며 “일생 동안 첫 번째 여성으로 너무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했다. 그녀는 공군 조종사·군 정보원·CIA 정보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다. 군대나 CIA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은 경험이 많아 필명을 남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녀는 1974년 ‘접속된 소녀(The Girl Who Was Plugged In)’으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왼) 앨리스 브래들리 셸던 작가 /도서출판 아작 제공, (오) 접속된 소녀(The Girl Who Was Plugged In) 표지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2009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등단한 구병모(43) 소설가도 여성 작가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남성 이름을 썼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공모전에서 계속 떨어지자 이름을 바꿨다고 밝혔다. 20대 때 어느 선생님이 ‘요즘 한국 문학에서 잘 나가는 작가들은 다 여성 작가야. 나는 여성 작가는 공모전에서 안 뽑고 싶을 것 같아’라고 하는 말을 들은 것이다. 그녀는 “공모전을 계속 준비하면서 떨어지고 있었던 저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말이었다”며 “지금은 많은 분들이 남성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유명한 이름 버리고 선택한 필명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Harry Porter)’ 시리즈 작가 J.K 롤링은 작품성으로만 평가받고자 남성 이름을 사용했다. 전작의 유명세에 압박감을 느낀 그녀는 로버트 갤브레이스(Robert Galbraith)라는 이름으로  2013년 범죄소설 ‘더 쿠쿠스 콜링(The Cuckoo’s Calling)’을 냈다.  


그녀는 “다른 이름을 사용하면서 과한 홍보나 기대 없이 독자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고 했다. 이후 그녀가 저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2달간 겨우 1500부 팔렸던 책이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J.K 롤링이라는 이름도 여성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약자를 사용했다. 그녀는 해리포터를 출간할 때도 남자아이들은 여성 작가가 쓴 책을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출판사의 말에 일부러 이니셜을 썼다.



(왼) 구병모 작가 /yes24 홈페이지 캡처, (오) 위저드 베이커리 표지 /창비 홈페이지 캡처


◇여성 이름을 빌려 쓴 남성 작가들  


남성 작가도 필명으로 여성 이름을 쓴다. 작가 유시민은 과거 ‘유지수’라는 여성 드라마 작가로 활동했다. ‘유지수’란 이름은 시민운동가이자 번역가인 여동생 유시주(58)씨의 이름을 바꿔서 사용한 것이다. 유시민은 1988년 3월 7일부터 4월 11일까지 방송한 MBC 월화 미니시리즈 8부작 ‘그것은 우리도 모른다’ 각본을 썼다. 민주화운동으로 수배 중이던 유시민은 드라마 집필료를 불법 유인물을 만드는데 썼다고 밝혔다. 



KBS 대화의 희열2 캡처


책을 더 팔려고 여성 이름을 쓴 작가도 있다. 영국 중년 남성인 숀 토머스(Sean Thomas)는 원래 톰 녹스(Tom Knox)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하지만 출판사는 그의 새로운 작품을 위해 여성 이름을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여성 주인공이 내용을 이끌어가는 책은 여성 작가의 이름으로 써야 더 잘 팔린다는 이유였다. 그는 S.K. 트레메인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 ‘얼음 쌍둥이(The Ice Twins)’를 냈다. 미국·독일·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에 출간했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왼) 작가 숀 토머스 /숀 토머스 트위터 캡처, (오) 얼음 쌍둥이(The Ice Twins) 표지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좋은 글은 성별을 따지지 않는다. 독자는 작가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오히려 흥미로워 했다. 편견을 버리면 좋은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사람들의 편견에 갇히지 않기 위해 바꾼 이름이 더 나은 결과를 이끈 것이다.  


도서출판 천그루숲 백지수 팀장은 “작가는 성별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났을 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작품에 오롯이 담을 수 있다”며 “독자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글을 마주할 때 취향에 맞는 작품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CCBB 정혜인 

시시비비랩



추천 비추천

8

고정닉 1

96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6107 청약 땐 '앗 뜨거', 입주 땐 '썰렁'..행복주택에 무슨 일이 [11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8187 34
6106 8억 쓴 'I·SEOUL·U' 7년만에 바꾼다..이번엔 또 뭐? [30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6519 51
6105 졸업 후 11개월 걸려 들어간 직장, 1년반 만에 떠나는 이유? [7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3163 19
6104 '달' 팔아 140억원 벌었다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은 누구? [4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9699 12
6103 "졸업하기 어렵네.."독후감∙한자부터 코딩까지 인증해야 [1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3818 15
6102 300개 국내기업이 연 '뉴 스페이스' 첫걸음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148 2
6101 해외 취업에선 토익∙컴활∙한국사 대신 '이것' 봅니다 [5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2973 12
6100 600만원짜린데 감자보다 작은 스테이크, 담요도 없다 [6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5105 20
6099 독박숙직부터 임금차별까지..'이것' 어기면 1억원 물어야 [12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775 6
6098 개인정보 유출 공무원의 말로는?.."이젠 즉시 파면" [3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3562 30
6097 디카프리오와 SK도 투자했다는 '이곳'..정체는?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276 2
6096 "비자 발급해 드립니다" 원격근무자 유치 경쟁 [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701 2
6095 키스신도 찍는 AI 배우..연기 실력은? [6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8737 10
6094 동요부터 여성 위한 센슈얼 콘텐츠까지.. [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3030 3
6093 '여름 특수' 노리는 여행업계, 연봉인상·특별 보너스 지급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1065 0
6092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소리없는 CM송의 탄생 [1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3481 2
6091 BMW, 벤츠 꺾은 올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신차 1위는? [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2638 1
6090 10대도 쉽게 구한다더니… '악마의 마약' 펜타닐 비상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6873 29
6089 '굿샷'보다 '인증샷'..MZ세대는 왜 '이 운동'에 빠졌을까? [5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864 4
6088 K-드라마 시즌2 확정한 넷플릭스의 속내 [3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156 9
6087 '리틀포레스트' 꿈꾸지만..농촌 향한 청년들의 현실은?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2602 2
6086 "하늘에서 편의점이 내려옵니다" 드론 배달 경쟁 시작 [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46 0
6085 시간당 9620원, 알바생 10명 중 7명은 만족..사장님은? [4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457 4
6084 어디서 일해도 괜찮다는 한국 회사, 어디? [2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29 6
6083 요즘 정리해고 움직임 활발하다는 '이곳'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714 3
6082 "글램핑, 인공수정 비용도 내줍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603 0
6081 삼성·SK·현대차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나선 이유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982 1
6080 마흔 넘어 일본서 창업한 개발자의 도전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88 0
6079 선장 없이 가는 '바다의 테슬라'..선박도 '자율운항' 시대 [2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1955 3
6078 공무원 5년간 안 늘리고, 신규 채용 줄여..'작은 정부' 시동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66 18
6077 게임처럼 레벨 오르면 월급도 오르는 회사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5774 11
6076 두유 노 '갑질(gapjil)'?..해외서 주목한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 [3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4189 26
6075 '믿고 싶은' 100년 미 증시 교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3554 21
6074 물가 오르고, 주가 빠져야 수익률 뛴다..'청개구리' 투자에 쏠린 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3377 1
6073 '의사 연봉킹'은 4.9억 흉부외과..성형외과 전문의 2배 넘어 [9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7202 4
6072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 잘하면 연기파 배우? [12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9462 19
6071 "집밥보다 싸다"..고물가에 날개 단 밀키트 [8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847 3
6070 웹에선 1만원, 앱 1만2000원..앱 결제하면 호구? [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692 7
6069 "퇴사해서 고마워"..급성장 멎은 곳엔 해고 바람만 [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034 11
6068 "언제는 모셔가더니.." 잘 나가는 회사가 돌변한 이유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583 1
6067 "바닥은 언제?"..국내·외 유니콘 기업들 몸값 폭락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713 2
6066 창업·취업으로 뜨는 자격증 따로 있다던데..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429 2
6065 "주방서 넘어져도 산재"..재택근무법 만든 프랑스·독일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2699 3
6064 VJ 울린 '폐지 할머니' 기억하시나요? [8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7245 20
6063 "반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세요"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3628 1
6062 싸이월드가 쏘아올린 '디지털 유산 상속'..애플·구글의 해법은? [4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7555 8
6061 한국서 잇따라 철수하는 해외 공유 킥보드 업체, 왜 [24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1821 47
6060 철없는 노동부..주52시간 개편 기로에서 '야근송' 추천 [1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0122 55
6059 "이번에 내릴 역이 하나은행역이라고?" [5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8063 8
6058 "그가 아니었으면, KF-21 전투기도 없었다" [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9343 1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