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은 인구의 날이었습니다. 롯데그룹 광고회사 대홍기획은 11번째로 맞은 인구의 날에 보건복지부가 주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복지부는 매년 인구의 날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개인과 기관에 이 상을 줍니다. 대홍기획은 300만원 한도 안에서 난임 의료비를 지원하고 시술을 받으면 휴가를 줍니다. 2021년부터 임신한 직원의 태아 보험료를 가입시점부터 출생 월까지 최대 10개월 지원합니다.
비슷한 제도로는 SK하이닉스가 2022년 4월부터 범위를 확대한 ‘임신부터 육아까지’ 제도가 있습니다. 기존 하이닉스 난임휴가는 유급 1일, 무급 2일로 총 3일이었습니다. 이를 유급 5일로 확대한 겁니다. 난임 임직원에겐 50만원 한도의 체외·인공수정 시술 의료비를 횟수 제한 없이 제공합니다.
‘임신 축하 패키지’도 제공합니다. 패키지에는 전자파 차단 담요, 튼살 예방 크림, 신생아용 속싸개 등이 담겼습니다. 최근 대홍기획이나 하이닉스처럼 임신 과정부터 직원들을 챙기는 기업들이 늘어났습니다. 이에 더해 기혼자 위주였던 복지 제도를 확대해 미혼까지 챙기는 제도들도 생겼습니다. 이런 흐름에는 기업들이 임금 인상 보다는 부담이 덜한 복지 확대를 통해 인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혼도 챙겨주세요”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는 6월부터 미혼 임직원 생일에 외식과 여행, 호텔에 사용할 수 있는 '국민관광상품권' 10만원을 지급합니다. 반도체와 모바일, 가전 등 전체 사업부 임직원들이 대상입니다. 기존에는 기혼 직원에 한해서만 결혼기념일 상품권을 지급했습니다. 사내 복지제도가 기혼자 중심이라는 의견을 반영해 지급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미혼 직원 복지 확대를 위해 2021년부터 미혼 직원들에게 기혼 직원 결혼기념일 축하금과 동일한 10만원을 ‘욜로(YOLO) 지원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또 ‘본인과 배우자 1인’으로 규정돼 있던 건강검진 대상자를 ‘본인 외 가족 1인’으로 바꿨습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도 미혼 직원의 부모 중 1명에 대해 종합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미혼 직원 우대프로그램으로 필라테스, 요리 등 다양한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글램핑, 스타일링, 호텔식 뷔페까지…진화하는 직원 복지
직원들의 여가를 챙겨주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포스코ICT는 최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글램핑·캐러밴 이용 지원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회사가 전국 49개 글램핑장과 제휴를 맺어 직원들이 주말이나 휴일에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합니다. 1년에 한 번 최대 20만원까지 비용을 회사가 내주는 식입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엔 회사 업무용 차량을 직원들에게 무료로 대여해 줍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탈 수 있는 카니발이 직원들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옷이나 화장, 머리까지 신경써주는 곳도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임직원 패션·헤어·메이크업 변신 프로젝트 ‘Looking GooD’을 진행했습니다. 전문 스타일리스트를 회사로 초대해 임직원 남녀 각각 3회에 걸쳐 옷 코디 교육을 했습니다. 또 직원 개인 이미지와 어울리는 메이크업 방식과 옷도 찾아줬습니다. 직원들은 스타일리스트가 해주는 머리와 화장을 하고 화보 촬영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 연령과 직급을 가리지 않고 참여자를 모집했는데, 약 500명이 몰려 경쟁률이 125대 1에 달했다고 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기획한 호텔식 뷔페 복지제도도 유명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지하 구내식당에는 호텔형 조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하는 직원을 위해서입니다. 현대차 본사 직원들은 여기서 계란요리와 육류, 샐러드, 토스트, 요거트, 과일 등을 먹을 수 있습니다. 조식 뷔페의 가격은 2000원입니다. 호텔형 조식 뷔페가 좋은 반응을 얻어 3월부터는 24시간 언제든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과거에 '군대 문화'가 있다던 현대차가 이런 사내 복지에 신경을 쓰는 움직임에 놀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 직원들, 소위 말하는 MZ 세대 직원들의 이탈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현대자동차의 자발적 이직자는 총 486명으로 2020년 298명에 비해 63% 증가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30세 미만 이직률은 2020년 0.6%에서 2021년 0.95%로 늘었습니다. 직급별로는 비관리직이 5.04%로 가장 많았습니다. 젊은 실무자들의 이직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젊은 세대 마음 사야”
젊은 실무자들의 이직율을 낮추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기본급만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물가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더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복지 제도를 새로 만들어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려 하는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또 젊은 세대들은 회사를 고를 때 복지가 어떤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대학생과 취준생 1923명에게 ‘취업할 기업에 대해 가장 궁금한 점’을 물어봤는데요,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62%가 취업할 기업의 ‘직원 복지 제도’가 궁금하다고 답했습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서 복지 문화도 달라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기존 세대는 평생직장에서 안정된 고용과 승진에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것을 필수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2021년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신규입사자 가운데 10명 중 3명은 5개월 안에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래 일했을 때 누릴 수 있는 복지보다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하는 복지가 인기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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