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깜짝 놀랐다” 일본 컬링 선수가 극찬한 한국 딸기, 알고보니…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5.21 14:05:53
조회 4676 추천 17 댓글 39

토종 종자 잃어버렸던 한국, 국내 품종 개발해 종자 산업에서 기지개 켜




국내산 딸기 ‘설향’, 점유율 90%였던 일본 품종 몰아내 

중국 마트에서 없어서 못 파는 ‘샤인머스켓’ 

해외에서 인기 급상승한 한국산 꽃, ‘딥퍼플’, ‘백마’ 


우리가 일상에서 즐겨 먹는 먹거리에는 출생의 비밀이 있다. 감자·닭고기·돼지고기·버섯 등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대부분은 사실 외국에서 종자를 수입해 온다. 돈을 주고 수입한 종자를 우리나라 땅에서 재배하는 것뿐이다.  


여기서 국산 농작물과 국산 종자의 차이가 생긴다. 국산 농작물은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나라 농부가 기른 농작물이다. 외국 기업이 해당 농작물의 지적재산권(약 25년)을 소유하고 있다면 우리는 로열티를 내고 재배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품종에 대한 종자 주권을 한국 정부나 기업이 소유 중이면 국산 종자로 분류해 로열티를 내지 않는다. 



농촌진흥청 제공


외환위기로 국내 종자 기업이 줄줄이 파산하자 외국 종자 기업들이 인수했다. 이때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품종의 종자 주권도 함께 넘어갔다. 그래서 우리는 해당 품종의 농산물을 먹을 때마다 돈을 내야 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다른 나라에 지급한 종자 로열티는 1457억원에 달한다. 반면 한국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로열티는 고작 9억5000만원이다. 


그런데 지난 10년 새 로열티 지불액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2009년 220억원이었던 해외 농작물 로열티 지불액은 2018년 1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딸기·포도·장미까지 우수한 국산 품종을 개발한 덕이다. 한국이 로열티를 ‘내는’ 나라에서 로열티를 ‘버는’ 나라로 탈바꿈하고 있다.  


◇10년 만에 일본 딸기 점유율 제친 한국산 딸기


2002년 당시 국내 딸기 농가 재배 면적 90%를 차지한 건 레드펄·아키히메 등 일본 품종이었다. 정부는 1995년부터 국내 품종 개발에 힘썼지만 병충해에 약하고 재배가 까다로워 판도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가 국제 식물 신품종 보호동맹(UPOV)에 가입하면서 일본 품종 로열티 문제까지 불거졌다. 우리나라 딸기 농가가 일본 측 육성자에게 정식으로 허가를 구하지 않고 일본 품종을 재배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딸기를 보호 품종으로 지정하고 국내에서 재배 중인 일본 품종의 로열티를 요구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지급하는 딸기 종자 로열티는 매년 60억원 이상이었다. 


판세는 10년 후 뒤바뀌었다. 2005년 충남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국산 딸기가 국내 품종 보급률 94.5%를 차지하며 일본산 딸기를 제친 것이다. 바로 일본 품종인 아키히메와 레드펄을 교배해 개발한 국내 딸기 품종 ‘설향’이다. 비록 일본 품종을 교배해 얻었지만 설향은 한국 품종이다. 국립종자원은 설향이 장희와 14개 특성에서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신품종으로 인정받으려면 기존 품종과 다른 구별성이 있어야 한다. 충남농업기술원은 2012년 국립종자원에 설향의 품종 보호권을 등록했다. 



설향 /옥션 캡처


설향은 일본 품종과 당도(10.4%)는 비슷하지만 열매가 많이 달리고 병충해에도 강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스즈키 유미가 “간식타임에 먹은 한국 딸기가 놀랄 정도로 맛있다”며 국산 딸기 맛을 극찬하기도 했다. 


설향을 비롯해 아리향·킹스베리 등 국산 딸기가 인기를 끌며 국내 딸기 생산액은 2018년 1조5000억원을 넘었다. 딸기 수출 규모는 2012년 2427만달러(2525t)에서 2018년 4751만1000달러(4900t)로 커졌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한국산 딸기가 고급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충남 홍성군은 신품종 ‘아리향’을 2020년 6월까지 베트남에 50t(6억원 상당)을 수출하기로 했다. 아리향은 농촌진흥청 국립예특작과학원이 2017년 개발한 품종이다. 알이 크고 과육이 단단해 ‘대왕 딸기’라고도 불린다.



한국 딸기 먹고 있는 일본 컬링 국가대표 선수들 /NHK 캡처


◇중국 사로잡은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켓은 가격이 비싸지만 중국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한 송이 가격은 498위안(약 8만원)으로 4인 가족 외식비를 훌쩍 넘는다. 한 송이에 3만원인 국내 가격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하지만 샤인머스켓을 맛본 중국인 고객은 망설임 없이 산다. 자주 구매는 못해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선물용으로 사 가는 고객도 많다. 중국에는 2017년 10월 처음 샤인머스켓을 수출했다. 수출액은 2017년 9억5000만원에서 2018년 37억원으로 급증했다.  



샤인머스켓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샤인머스켓은 1988년 일본에서 개발한 씨 없는 청포도 품종이다. 과육이 크고 일반 포도보다 당도가 높다. 씹을수록 특유의 망고 향이 입안에 퍼져 ‘망고 포도’라고도 부른다. 샤인머스켓은 원래 일본 연구 기관이 1988년 개발한 고급 청포도 품종이었다.  


일본은 2006년 정식 품종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샤인머스켓의 인기를 예상하지 못한 일본은 우리나라에 품종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농촌진흥청이 샤인머스켓을 한국형으로 개량해 2014년 국내 품종 생산 판매를 신고했다. 따라서 우리 농가가 일본에 내는 로열티는 없다. 현재는 미국·싱가포르·베트남·홍콩 등 1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산 꽃도 국산화에 성공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가시 없는 장미 ‘딥퍼플’이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딥퍼플은 분홍색과 진분홍색이 섞여 색깔이 곱다. 꽃 모양이 다양한 데다 가시가 없어 수확이나 꽃꽂이할 때 편리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딥퍼플로 벌어들인 로열티만 13억원에 달한다. 경기도는 딥퍼플을 포함해 딥실버, 쇼걸 등 16개 품종을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28개국에 판매해 로열티를 받고 있다. 2005년 1%에 불과했던 국산 장미의 국내 보급률이 2018년 32%로 급증했다. 장미 국산 품종 수출량은 연간 500만주를 달성하며 최근 8년 사이 100배나 늘었다. 덕분에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는 2005년 77억원에서 작년 25억원으로 줄었다. 


국산 국화 백마는 국화의 고향인 일본에 오히려 수출 중이다. 일본산 국화보다 꽃잎 수가 150장 많고 수명도 2배 더 길어 일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에선 국화를 여름에만 재배할 수 있어 수출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농진청은 사계절 따뜻한 중국 하이난에 백마 생산기지를 만들어 겨울철 비용 부담을 줄였다. 농진청은 2019년 백마가 4억5000만원 정도의 로열티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딥퍼플 /경기도 제공


◇한국 종자 산업, 아직 갈 길 멀어 


국제 종자협회는 세계 종자 시장 규모가 2015년 700억달러(약 83조원)에서 2020년 1650억달러(약 196조원)로 매년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성장하는 세계 종자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전 세계 종자 산업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26.7%)과 중국(22.1%)에 비해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 매출 5억원 미만인 소규모 종자 업체가 전체의 87.9%(1061개)일 정도로 영세하다. 


전문가들은 세계 종자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종자 하나 개발을 위해서는 짧게는 7~8년, 길게는 20년까지 걸린다. 일부 품종 개발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량이 곧 자원인 시대다. 미래 식량 자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식량 보급을 위해서는 종자 주권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다. 


글 CCBB 정혜인  

시시비비랩 


추천 비추천

17

고정닉 1

5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6107 청약 땐 '앗 뜨거', 입주 땐 '썰렁'..행복주택에 무슨 일이 [11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8184 34
6106 8억 쓴 'I·SEOUL·U' 7년만에 바꾼다..이번엔 또 뭐? [30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6519 51
6105 졸업 후 11개월 걸려 들어간 직장, 1년반 만에 떠나는 이유? [7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3163 19
6104 '달' 팔아 140억원 벌었다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은 누구? [4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9699 12
6103 "졸업하기 어렵네.."독후감∙한자부터 코딩까지 인증해야 [1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3818 15
6102 300개 국내기업이 연 '뉴 스페이스' 첫걸음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148 2
6101 해외 취업에선 토익∙컴활∙한국사 대신 '이것' 봅니다 [5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2973 12
6100 600만원짜린데 감자보다 작은 스테이크, 담요도 없다 [6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5105 20
6099 독박숙직부터 임금차별까지..'이것' 어기면 1억원 물어야 [12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775 6
6098 개인정보 유출 공무원의 말로는?.."이젠 즉시 파면" [3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3562 30
6097 디카프리오와 SK도 투자했다는 '이곳'..정체는?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276 2
6096 "비자 발급해 드립니다" 원격근무자 유치 경쟁 [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701 2
6095 키스신도 찍는 AI 배우..연기 실력은? [6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8737 10
6094 동요부터 여성 위한 센슈얼 콘텐츠까지.. [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3030 3
6093 '여름 특수' 노리는 여행업계, 연봉인상·특별 보너스 지급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1065 0
6092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소리없는 CM송의 탄생 [1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3481 2
6091 BMW, 벤츠 꺾은 올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신차 1위는? [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2638 1
6090 10대도 쉽게 구한다더니… '악마의 마약' 펜타닐 비상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6873 29
6089 '굿샷'보다 '인증샷'..MZ세대는 왜 '이 운동'에 빠졌을까? [5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862 4
6088 K-드라마 시즌2 확정한 넷플릭스의 속내 [3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156 9
6087 '리틀포레스트' 꿈꾸지만..농촌 향한 청년들의 현실은?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2601 2
6086 "하늘에서 편의점이 내려옵니다" 드론 배달 경쟁 시작 [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46 0
6085 시간당 9620원, 알바생 10명 중 7명은 만족..사장님은? [4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456 4
6084 어디서 일해도 괜찮다는 한국 회사, 어디? [2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28 6
6083 요즘 정리해고 움직임 활발하다는 '이곳'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711 3
6082 "글램핑, 인공수정 비용도 내줍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603 0
6081 삼성·SK·현대차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나선 이유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982 1
6080 마흔 넘어 일본서 창업한 개발자의 도전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88 0
6079 선장 없이 가는 '바다의 테슬라'..선박도 '자율운항' 시대 [2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1953 3
6078 공무원 5년간 안 늘리고, 신규 채용 줄여..'작은 정부' 시동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66 18
6077 게임처럼 레벨 오르면 월급도 오르는 회사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5772 11
6076 두유 노 '갑질(gapjil)'?..해외서 주목한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 [3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4189 26
6075 '믿고 싶은' 100년 미 증시 교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3554 21
6074 물가 오르고, 주가 빠져야 수익률 뛴다..'청개구리' 투자에 쏠린 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3377 1
6073 '의사 연봉킹'은 4.9억 흉부외과..성형외과 전문의 2배 넘어 [9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7200 4
6072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 잘하면 연기파 배우? [12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9462 19
6071 "집밥보다 싸다"..고물가에 날개 단 밀키트 [8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847 3
6070 웹에선 1만원, 앱 1만2000원..앱 결제하면 호구? [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692 7
6069 "퇴사해서 고마워"..급성장 멎은 곳엔 해고 바람만 [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034 11
6068 "언제는 모셔가더니.." 잘 나가는 회사가 돌변한 이유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583 1
6067 "바닥은 언제?"..국내·외 유니콘 기업들 몸값 폭락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713 2
6066 창업·취업으로 뜨는 자격증 따로 있다던데..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429 2
6065 "주방서 넘어져도 산재"..재택근무법 만든 프랑스·독일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2698 3
6064 VJ 울린 '폐지 할머니' 기억하시나요? [8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7245 20
6063 "반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세요"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3628 1
6062 싸이월드가 쏘아올린 '디지털 유산 상속'..애플·구글의 해법은? [4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7555 8
6061 한국서 잇따라 철수하는 해외 공유 킥보드 업체, 왜 [24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1820 47
6060 철없는 노동부..주52시간 개편 기로에서 '야근송' 추천 [1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0122 55
6059 "이번에 내릴 역이 하나은행역이라고?" [5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8063 8
6058 "그가 아니었으면, KF-21 전투기도 없었다" [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9340 1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