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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먹다 떠오른 아이디어'로 뉴욕 뒤흔든 한국인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02 10:55:38
조회 3448 추천 6 댓글 19

손톱으로 뉴욕 패션위크 진출한 국내 네일 디자이너




네일 디자이너 박은경

국내 최초 뉴욕 패션위크 진출

글래스 네일, 와이어 네일..트렌드 이끄는 디자이너 


뉴욕 패션위크는 1년에 두 번, 2월과 9월 뉴욕에서 열리는 패션쇼다. 세계 4대 패션 위크 중 하나로 구찌, 샤넬, 돌체앤가바나 등 세계 유수 브랜드들이 디자인을 뽐낸다. 패션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이 무대에 국내 최초로 옷이 아닌 손톱 디자인으로 진출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네일 디자이너 박은경(34)씨.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글래스 네일(glass nail)을 처음으로 시도한 디자이너기도 하다. 


그녀는 19살 때부터 네일 아트를 시작했다. 15년 동안 한길만 걸었다. 처음엔 손님 손에 피를 내는 초보였다. 하지만 노력과 네일 아트를 향한 열정으로 유명 연예인을 단골로 만들었고,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건 네일 셀렉트숍 대표로 화보·뷰티 촬영장을 누빈다.



박은경 네일 디자이너 / 유니스텔라


◇반대 무릅쓰고 시작한 네일


고등학생 때, 메이크업을 먼저 시작했다. 부모님은 딸이 평범하게 공부하길 바랐다. 단식 투쟁까지 하면서 메이크업을 배웠다. 화려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될 줄 알았지만 부산에서 메이크업을 배워 취업할 곳은 웨딩숍과 백화점 화장품 코너뿐이었다. 어린나이에 흥미를 잃었다. 친구가 ‘그럼 네일 아트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네일 아트는 재미있었나요.

“할수록 재밌었습니다. 배우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죠. 그때도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아버지가 네일아트 학원을 등록해주셨어요. 그게 저에게 해주시는 마지막 지원이었습니다. 이후 모든 금전적 지원을 끊으셨죠.”


5개월 과정 중, 전전긍긍하는 박은경의 모습을 본 선생님이 본인 네일 숍에서 일해보라고 제안했다. 일도 배우고 돈도 벌 좋은 기회였다.


◇네일숍 직원에서 네일 아트 학원 실장으로


3년 후, 선생님이 미국으로 떠났다. 학원에 생긴 빈자리엔 박 디자이너가 면접과 시험을 본 후 들어갔다. 4개월 정도 일하다가 네일 아트 전문 학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제안을 받아들여 전문 학원 강사로 일을 시작했다. 2년 뒤, 서울로 진출 기회를 잡았다.



박은경 네일 디자이너 / jobsN


-서울엔 언제 왔나요.

“2008년, 학원에서 서울에 학원을 함께 열자고 했습니다. 한 팀이었기에 묻지도 않고 따르겠다고 했죠. 또, 서울에는 네일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것 같아서 가겠다고 했어요.”


-일거리가 더 많았나요.

“다를 게 없었습니다. 학원 강사로 있거나 네일숍에서 일했습니다. 문득 광고나 화보 촬영 현장에서 일하는 해외 네일 디자이너들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국내 촬영 현장에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있지만 네일 디자이너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부터 잡지사나 광고회사에 네일 아트를 해주겠다고 전화를 걸었죠.”


-선뜻 불러주던가요.

“20번 통화하면 한 곳에서 불러줄까 말까 였습니다. 심지어 돈을 안 받겠다고 했는데도 그러더군요. 그때 선배가 ‘네일 아트 해주려면 오히려 우리가 협찬으로 돈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보그 등 잡지사에서 같이 일하자고 했습니다.”


막상 촬영장에 가니 모델들에게 직접 매니큐어를 발라주고 말리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네일 팁(인조손톱)을 만들어갔다. 촬영 컨셉을 미리 파악해 컨셉에 맞춰 색깔과 디자인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이렇게 3년동안 돈을 받지 않고 일했다. 수입보다는 촬영장에 네일 아트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네일 셀렉트숍 유니스텔라 오픈


현장 일과 학원을 병행하다가 학원을 그만뒀다. “뷰티·패션 업계에선 소속 브랜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유니스텔라 매장 내부 모습 / jobsN


-그래서 유니스텔라를 오픈했나요.

“네. 학원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현장에서 계속 일했습니다. 자금을 모아야 했기 때문에 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 수입으로는 부족했어요. 살던 집 보증금을 보태서 2014년 9월 30일, 유니스텔라를 열었습니다.”


-유니스텔라는 어떤 곳인가요.

“손톱 관리와 네일아트만 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국내외 다양한 네일 브랜드와 시즌 트렌드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장소예요. 또, 일반 네일샵은 네일 아트에 들어가는 장식과 매니큐어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우리는 재료에 상관없이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동안 고민했던 네일 아트 금액 평준화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죠.”


첫 달 매출은 300만원. 박은경 디자이너는 어느 때보다도 값진 성과였다고 말한다. “홍보나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찾아올 때마다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지금은 입소문을 타서 월매출이 첫 달보다 약 10배 정도 올랐습니다.”


◇전 세계 흔든 글래스 네일(Glass nail)


2015년, 세계에 글래스 네일 열풍이 불었다. 글래스 네일이란 유리조각을 붙인 듯이 빛나는 네일 아트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뷰티·패션 화보에 글래스 네일을 안 한 모델이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처음 글래스 네일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글래스 네일과 와이어 네일 / 유니스텔라 제공


“전복을 먹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로 탄생한 게 글래스 네일입니다. 전복 껍데기 안쪽이 빛나는데, 손톱에 올리면 예쁠 것 같더군요. 비슷한 재료를 찾았습니다. 사탕 껍질이었어요. 하지만 손톱에 붙이자 여기저기 긁히고 불편했습니다. 대신 얇은 필름지를 구했습니다. 매니큐어를 바르고 크기에 맞춰 잘라 붙였는데 불편하지도 않고 예뻤습니다.


아이디어는 이렇게 실생활에서 문득 떠오를 때가 많습니다. 얇은 와이어로 만든 문양을 손톱에 붙이는 와이어 네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새 디자인을 위해 사진을 살펴보다가 잠시 눈을 붙이는 순간 머릿속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어요. 바로 눈을 떠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을 손톱에 옮겼습니다. 완성작을 찍어 SNS에 올리고 다시 잤어요. 일어나서 보니 반응이 좋더군요. 그렇게 탄생한 게 와이어 네일입니다.”


미국 유명 브랜드 ‘크리처스오브컴포트’는 글래스 네일을 보고 박은경 디자이너에게 연락을 했다. 2016 FW 뉴욕 패션 위크에 서는 모델의 네일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국내 네일 디자이너 최초로 뉴욕 패션위크에 참여했다. 이후 또 다른 브랜드와도 함께 했다.


이효리씨와 작업한 네일 아트 / 유니스텔라 홈페이지 캡처


국내 연예인 중 박은경 디자이너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요즘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블랙핑크부터 베테랑 이효리까지.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이효리라고 한다. “이효리씨는 평소에 손톱이 짧아요. 매니큐어를 귀찮아 하는 연예인 중 하나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화보 촬영 땐 옷마다 네일 팁을 바꾸시더군요. 팁을 붙였다가 바로 떼면 아픕니다. 그걸 다 감수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프로라는 생각을 했죠.”


15년 동안 네일 아트 한 길만 걸어왔다. 한 번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제 그녀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뉴욕 패션위크 진출 목표는 이미 이뤘습니다. 다음 목표는 뉴욕 타임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드는 것입니다.”


글 CCBB 에디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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