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추석 선물로 스팸 사는 한국인 보고, 미국인이 한 말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28 16:25:22
조회 6103 추천 18 댓글 98

전통 음식도 아닌데 명절마다 모습을 드러내는 먹거리가 있다. 스팸이다. 정크푸드 취급을 당하는 미국에서와 달리, 스팸은 한국에서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이미지로 명절 선물세트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스팸이 명절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그 역사와 이미지 전략을 알아보려 한다.


스팸 클래식 씨즐컷.

출처CJ제일제당 제공

◇1950년대. 스팸, 부의 상징이 되다


스팸이 처음 한국에 들어온 건 1950년 6.25전쟁 이후다. 당시 미군은 휴대성과 보존성이 높은 스팸을 전투식량으로 삼았다. 스팸 회사 호멜이 군인들에게 얼마나 스팸을 많이 보냈던지, 나중에는 군인들이 질리다 못해 묘한 반감까지 가지기 시작했다. 받고 싶지 않아도 받아야 하는 스팸메일의 어원은 여기서 기인한다.


이 때문에 외국에선 한국의 각별한 스팸을 사랑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미국 LA타임스는 “세계 11위 경제 대국인 한국에는 신선한 육류가 넘쳐난다”며 “스팸이 인기 있는 이유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기사를 쓴 적도 있다. 신선한 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풍요로운 시대에 왜 ‘캔 햄’을 먹느냐는 것이다. 


전쟁 당시, 한국은 고기는 커녕 제대로 된 음식 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 스팸은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부유층이거나 미군 부대와 연줄이 있는 사람 정도여야 스팸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미군부대 주변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져 남은 스팸이나 햄 등을 모아 식당에 팔았다. 식당은 이렇게 모은 자투리 고기에 김치를 넣고 끓여 존슨탕(현 부대찌개)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 부대찌개조차 먹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

1987년 스팸 광고.

출처CJ제일제당 제공

◇1980년대. 산업화 바람에 두꺼워진 지갑...스팸도 순풍

1980년대 초, 사람들은 햄을 고급 제품이라고 인식했다. 햄은 구하기 힘들도 먹기는 더 어려운 음식이었다. 그런 가운데 1987년 한국 기업이 스팸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산업화로 경제 성장이 급속도로 일면서,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도 호멜과 제휴를 맺고 스팸을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때마침 유통가에도 고급화 바람이 일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은 더 커졌고 더 많아졌다. 전통시장과의 차별성을 위해 날마다 고민하던 이들에게 통조림은 단비 같은 존재였다. 통조림은 전통시장이 잘 취급하지 않는 물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기업들이 이쁜 패키지를 본격적으로 만든 것도 새 유통가를 기쁘게 만들었다. 패키지 덕분에 사람들이 상품을 더 고급스럽게 인식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더 자주 백화점과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국내 생산·판매와 패키지, 그리고 이를 받아줄 소비자들의 두둑한 지갑. 세 가지가 맞물려 캔 햄 선물세트는 점차 장악력을 키워나갔다. 스팸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출시 첫해(1987년)에 70억원 매출을 올렸다.


◇1990년대. 외환위기에도 ‘우뚝’...실속의 힘


1990년대는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명절 선물세트가 바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100만원이 넘는 고급 위스키와 고급 버섯 선물세트가 명절에 인기였다. 과일 바구니와 쇠고기 세트도 잘 팔리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엔 실용적이면서도 저렴한 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대형 할인마트의 보편화는 합리적 소비를 촉진시켰다. 이 시기 스팸은 식용유, 참기름 등과 함께 실속 있는 선물세트로 자리 잡았다. 스팸은 햄 중에서 고급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는 상품이었다.


◇2000년대~2010년대. 인기 또 인기...대(大)스팸시대 


2000년대~2010년대는 그야말로 스팸 전성시대였다. 이 같은 성공 신화에는 2002년 김원희가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고 말했던 광고 카피도 한몫 기여했을 것이다. 2010년대 인터넷에선 ‘자취생 방에 스팸이 있으면 부자’라는 유머도 유행했다. 


2007년에 1000억원을 돌파한 매출액은, 약 10년 후인 2016년 3000억원을 넘겼다. 흥미로운 점은 2019년 매출액 60%가 명절 선물세트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영란 법도 한몫했다. 명절 선물 가격이 5만원으로 제한되자 가격 대비 프리미엄 이미지가 더해진 스팸이 인기를 끈 것이다.


◇2020년. 스팸은 “가성비 선물세트 전략” 


하지만 올해 스팸이 갖는 위상은 이전과 달라보인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명절 선물세트 가격이 양극화되면서다. 고향 방문이 조심스러워지면서 비싼 선물이라도 보내려는 마음이 반영된 결과다.


신세계 SSG닷컴은 8월13일부터 9월19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만원대 이상 선물세트의 주문 수량이 지난해보다 194% 급증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은 프리미엄 선물 세트 물량을 20~30% 가량 늘렸다.


이에 스팸은 가성비 전략을 택했다. 최근 몇 년간 CJ제일제당은 단독 스팸 세트에 더불어 카놀라유, 소금 등을 포함한 선물세트를 밀었다. 그 결실은 올해 나타났다. 복합 선물세트가 돌연 인기 제품 2위, 4위, 5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추석 사전예약 판매 기간 동안 복합 선물세트는 인기 제품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 추석 스팸 판매 전략을 ‘가성비 전략’이라 설명했다. 그는 “실속을 챙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잡으려고 한다”며 “가성비 선물세트를 그동안 밀기는 했지만 올해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글 CCBB 물고기
시시비비랩


추천 비추천

18

고정닉 3

3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6107 청약 땐 '앗 뜨거', 입주 땐 '썰렁'..행복주택에 무슨 일이 [11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8154 34
6106 8억 쓴 'I·SEOUL·U' 7년만에 바꾼다..이번엔 또 뭐? [30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6513 51
6105 졸업 후 11개월 걸려 들어간 직장, 1년반 만에 떠나는 이유? [7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3159 19
6104 '달' 팔아 140억원 벌었다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은 누구? [4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9697 12
6103 "졸업하기 어렵네.."독후감∙한자부터 코딩까지 인증해야 [1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3816 15
6102 300개 국내기업이 연 '뉴 스페이스' 첫걸음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147 2
6101 해외 취업에선 토익∙컴활∙한국사 대신 '이것' 봅니다 [5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2971 12
6100 600만원짜린데 감자보다 작은 스테이크, 담요도 없다 [6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5103 20
6099 독박숙직부터 임금차별까지..'이것' 어기면 1억원 물어야 [12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774 6
6098 개인정보 유출 공무원의 말로는?.."이젠 즉시 파면" [3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3559 30
6097 디카프리오와 SK도 투자했다는 '이곳'..정체는?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270 2
6096 "비자 발급해 드립니다" 원격근무자 유치 경쟁 [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698 2
6095 키스신도 찍는 AI 배우..연기 실력은? [6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8729 10
6094 동요부터 여성 위한 센슈얼 콘텐츠까지.. [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3026 3
6093 '여름 특수' 노리는 여행업계, 연봉인상·특별 보너스 지급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1064 0
6092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소리없는 CM송의 탄생 [1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3464 2
6091 BMW, 벤츠 꺾은 올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신차 1위는? [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2635 1
6090 10대도 쉽게 구한다더니… '악마의 마약' 펜타닐 비상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6867 29
6089 '굿샷'보다 '인증샷'..MZ세대는 왜 '이 운동'에 빠졌을까? [5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861 4
6088 K-드라마 시즌2 확정한 넷플릭스의 속내 [3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154 9
6087 '리틀포레스트' 꿈꾸지만..농촌 향한 청년들의 현실은?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2586 2
6086 "하늘에서 편의점이 내려옵니다" 드론 배달 경쟁 시작 [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45 0
6085 시간당 9620원, 알바생 10명 중 7명은 만족..사장님은? [4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454 4
6084 어디서 일해도 괜찮다는 한국 회사, 어디? [2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28 6
6083 요즘 정리해고 움직임 활발하다는 '이곳'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708 3
6082 "글램핑, 인공수정 비용도 내줍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600 0
6081 삼성·SK·현대차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나선 이유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981 1
6080 마흔 넘어 일본서 창업한 개발자의 도전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84 0
6079 선장 없이 가는 '바다의 테슬라'..선박도 '자율운항' 시대 [2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1953 3
6078 공무원 5년간 안 늘리고, 신규 채용 줄여..'작은 정부' 시동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63 18
6077 게임처럼 레벨 오르면 월급도 오르는 회사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5766 11
6076 두유 노 '갑질(gapjil)'?..해외서 주목한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 [3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4188 26
6075 '믿고 싶은' 100년 미 증시 교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3553 21
6074 물가 오르고, 주가 빠져야 수익률 뛴다..'청개구리' 투자에 쏠린 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3377 1
6073 '의사 연봉킹'은 4.9억 흉부외과..성형외과 전문의 2배 넘어 [9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7195 4
6072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 잘하면 연기파 배우? [12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9453 19
6071 "집밥보다 싸다"..고물가에 날개 단 밀키트 [8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846 3
6070 웹에선 1만원, 앱 1만2000원..앱 결제하면 호구? [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689 7
6069 "퇴사해서 고마워"..급성장 멎은 곳엔 해고 바람만 [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033 11
6068 "언제는 모셔가더니.." 잘 나가는 회사가 돌변한 이유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582 1
6067 "바닥은 언제?"..국내·외 유니콘 기업들 몸값 폭락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712 2
6066 창업·취업으로 뜨는 자격증 따로 있다던데..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427 2
6065 "주방서 넘어져도 산재"..재택근무법 만든 프랑스·독일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2698 3
6064 VJ 울린 '폐지 할머니' 기억하시나요? [8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7241 20
6063 "반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세요"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3626 1
6062 싸이월드가 쏘아올린 '디지털 유산 상속'..애플·구글의 해법은? [4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7552 8
6061 한국서 잇따라 철수하는 해외 공유 킥보드 업체, 왜 [24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1814 47
6060 철없는 노동부..주52시간 개편 기로에서 '야근송' 추천 [1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0121 55
6059 "이번에 내릴 역이 하나은행역이라고?" [5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8061 8
6058 "그가 아니었으면, KF-21 전투기도 없었다" [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9338 1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