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음식은 됐고 돈만 받으세요” 난리난 치킨집 상황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05 10:00:18
조회 5321 추천 18 댓글 53

“영업 중단합니다” 착한 일 한 치킨집이 장사 멈춘 이유

형편 어려운 형제 도운 음식점 사장 화제
주문 폭주에 가게 찾아와 봉투 놓고 가기도
전국서 ‘돈쭐’ 행렬 이어져 결국 영업 중단

“저런 가게는 돈으로 혼내줘야 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대접한 치킨집이 화제다. 지난 2월16일 부산에 본사를 둔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7호 앞으로 18살 고등학생이 쓴 손편지가 도착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살고 있다고 밝힌 학생 A씨는 “사장님이 베푼 잊지 못할 은혜와 사랑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어 글을 적었다”고 했다.

고등학생 A씨가 철인7호 본사 앞으로 보낸 편지.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학생의 사연은 이렇다. A씨는 어릴 때 사고로 부모님을 여의었다. 몸이 편찮은 할머니와 7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산다.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A씨는 돈가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그 뒤로는 나이를 속여 택배 상하차 일을 해 할머니와 동생의 생활비를 벌었다. A씨는 “힘들지만 동생과 할머니와 제가 굶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치킨집을 찾은 건 동생 때문이었다. 작년 어느 날 동생이 치킨이 먹고 싶다며 울면서 떼를 썼다. A씨는 동생을 달래려고 집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A씨가 손에 쥔 돈은 5000원이 전부였다. 형제는 동네 치킨집을 찾아가 “양이 적어도 좋으니 5000원에 치킨을 먹을 수 없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업주는 형제를 내쫓았고, 다른 치킨집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철인7호 수제치킨전문점이다. 형제가 가게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사장 박재휘씨가 먼저 나와 형제에게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권했다. 사장은 어린 형제에게 1만9900원짜리 세트 메뉴를 만들어줬다. A씨는 치킨의 양이 많아 “잘못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씨는 콜라 2병까지 내왔다. A씨는 편지에서 “혹시 비싼 걸 주시고 어떻게든 돈을 내게 하려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사장은 돈을 건네는 형제를 그냥 보냈다. 일행은 다음 날 돈을 내기 위해 다시 가게를 찾았다. 하지만 사장은 큰소리를 내며 형제를 돌려보냈다.

철인7호 홍대점 박재휘 사장과 그가 형제에게 대접한 난리세트.

출처엠빅뉴스 유튜브, 철인7호 홈페이지 캡처

박재휘 사장의 선행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뒤로도 동생은 형 모르게 식당을 찾아 치킨을 먹었다. 박 사장은 가게를 찾은 동생을 미용실까지 데려가 이발을 시켜 집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죄송하기도 하고, 솔직히 쪽팔리기도 해서 찾아뵙지 못했다”라고 했다. 요즘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들려 가게 소식이 궁금했다는 그는 “성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서 사장님 같은 멋있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했다.


김현석 철인F&B 대표가 인스타그램에 학생의 손편지를 공개하면서 철인7호 홍대점의 사연이 일파만파 퍼졌다. 누리꾼들은 “저런 가게는 아주 ‘돈쭐’(돈으로 혼내주다) 나야 한다”며 의기투합했다. SNS 공개 이후 전국에서 철인7호 홍대점에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강원도에서도 치킨을 시켰다. 지방에서 치킨을 시키는 손님들은 ‘가짜’ 손님이었다. 이들은 “치킨은 먹은 걸로 할 테니, 돈이라도 받아 달라”며 결제를 요청했다. 배달 앱 리뷰란에는 “음식은 안 먹었지만, 그 어느 치킨을 먹을 때보다 배가 부르다”, “돈쭐 행렬에 동참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철인7호 홍대점에서 치킨을 시키고 리뷰를 단 손님들.

출처배달의민족 캡처

박재휘씨는 2월26일 배달 앱에 “학생의 사연이 화제를 모은 뒤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주문하는 척 들어오셔서 선물 주고 가시는 분들, 좋은 일에 써달라며 봉투를 놓고 가시는 분들 등 전국에서 응원을 보내주셨다”고 했다. 박씨는 선행에 대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했다. 3월 2일 기준 철인7호 홍대점은 주문 폭주로 음식의 품질 보장이 어려워져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착한 일로 돈쭐이 난 가게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9년 여름에는 서울 마포에 위치한 진짜파스타가 배고픈 아이들을 대가 없이 돕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손님이 가게를 찾았다. 진짜파스타 사장 오인태씨는 결식 우려 아동에게 자체적으로 만든 VIP 카드를 발급해줬다. 아이들이 금액 상관 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킬 수 있게 했다. 또 “매일 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가게를 찾으라”고 했다. 오 대표는 저소득층 아이를 위해 지역자치센터에서 발급해주는 꿈나무 카드 사용에 제약이 많아 직접 아동을 돕기 시작했다고 한다.

배고픈 아이들을 도와 여러 자영업자들의 선행 동참을 이끈 오인태 진짜파스타 대표.

출처조선DB

오 대표의 선행은 다른 가게의 참여로 이어졌다. 그는 배고픈 아이들을 돕고자 전국 자영업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시 전문점 쿠우쿠우 김해장유점, 전라북도 익산의 삼겹살 전문점 북도회관 등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해 누리꾼들의 ‘돈쭐’ 가게 명단에 올랐다.


선행으로 돈쭐이 난 가게들은 늘어난 인기와 수익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전국에서 400개가 넘는 식당이 진짜파스타의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에 참여해 배고픈 아이들을 도왔다. 진짜파스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던 2020년 봄에도 3호점까지 가게 수를 늘렸다. 일각에서는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MZ세대가 소비를 통해 신념이나 가치를 드러내는 ‘미닝 아웃’(meaning out)을 추구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요식업계에서는 “앞으로 착한 일 하는 곳은 더 사랑받겠지만, 갑질 등으로 누리꾼들의 눈밖에 난 식당은 말 그대로 ‘혼쭐’이 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



추천 비추천

18

고정닉 0

4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6107 청약 땐 '앗 뜨거', 입주 땐 '썰렁'..행복주택에 무슨 일이 [11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8138 34
6106 8억 쓴 'I·SEOUL·U' 7년만에 바꾼다..이번엔 또 뭐? [30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6509 51
6105 졸업 후 11개월 걸려 들어간 직장, 1년반 만에 떠나는 이유? [7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5 13157 19
6104 '달' 팔아 140억원 벌었다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은 누구? [4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9695 12
6103 "졸업하기 어렵네.."독후감∙한자부터 코딩까지 인증해야 [1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3813 15
6102 300개 국내기업이 연 '뉴 스페이스' 첫걸음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138 2
6101 해외 취업에선 토익∙컴활∙한국사 대신 '이것' 봅니다 [5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2970 12
6100 600만원짜린데 감자보다 작은 스테이크, 담요도 없다 [6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5103 20
6099 독박숙직부터 임금차별까지..'이것' 어기면 1억원 물어야 [12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8774 6
6098 개인정보 유출 공무원의 말로는?.."이젠 즉시 파면" [3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3550 30
6097 디카프리오와 SK도 투자했다는 '이곳'..정체는?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2270 2
6096 "비자 발급해 드립니다" 원격근무자 유치 경쟁 [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2 1698 2
6095 키스신도 찍는 AI 배우..연기 실력은? [6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8716 10
6094 동요부터 여성 위한 센슈얼 콘텐츠까지.. [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3026 3
6093 '여름 특수' 노리는 여행업계, 연봉인상·특별 보너스 지급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1 1063 0
6092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소리없는 CM송의 탄생 [1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3460 2
6091 BMW, 벤츠 꺾은 올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신차 1위는? [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2635 1
6090 10대도 쉽게 구한다더니… '악마의 마약' 펜타닐 비상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6865 29
6089 '굿샷'보다 '인증샷'..MZ세대는 왜 '이 운동'에 빠졌을까? [5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858 4
6088 K-드라마 시즌2 확정한 넷플릭스의 속내 [3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5154 9
6087 '리틀포레스트' 꿈꾸지만..농촌 향한 청년들의 현실은? [2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9 2580 2
6086 "하늘에서 편의점이 내려옵니다" 드론 배달 경쟁 시작 [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45 0
6085 시간당 9620원, 알바생 10명 중 7명은 만족..사장님은? [4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454 4
6084 어디서 일해도 괜찮다는 한국 회사, 어디? [2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28 6
6083 요즘 정리해고 움직임 활발하다는 '이곳'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705 3
6082 "글램핑, 인공수정 비용도 내줍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600 0
6081 삼성·SK·현대차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나선 이유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981 1
6080 마흔 넘어 일본서 창업한 개발자의 도전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784 0
6079 선장 없이 가는 '바다의 테슬라'..선박도 '자율운항' 시대 [2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1953 3
6078 공무원 5년간 안 늘리고, 신규 채용 줄여..'작은 정부' 시동 [6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8 3563 18
6077 게임처럼 레벨 오르면 월급도 오르는 회사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5766 11
6076 두유 노 '갑질(gapjil)'?..해외서 주목한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 [3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4187 26
6075 '믿고 싶은' 100년 미 증시 교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5 3552 21
6074 물가 오르고, 주가 빠져야 수익률 뛴다..'청개구리' 투자에 쏠린 눈 [1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3377 1
6073 '의사 연봉킹'은 4.9억 흉부외과..성형외과 전문의 2배 넘어 [9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7190 4
6072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 잘하면 연기파 배우? [12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4 9451 19
6071 "집밥보다 싸다"..고물가에 날개 단 밀키트 [81]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845 3
6070 웹에선 1만원, 앱 1만2000원..앱 결제하면 호구? [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689 7
6069 "퇴사해서 고마워"..급성장 멎은 곳엔 해고 바람만 [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3 4032 11
6068 "언제는 모셔가더니.." 잘 나가는 회사가 돌변한 이유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582 1
6067 "바닥은 언제?"..국내·외 유니콘 기업들 몸값 폭락 [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712 2
6066 창업·취업으로 뜨는 자격증 따로 있다던데.. [2]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2 1427 2
6065 "주방서 넘어져도 산재"..재택근무법 만든 프랑스·독일 [1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2698 3
6064 VJ 울린 '폐지 할머니' 기억하시나요? [84]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7240 20
6063 "반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세요" [2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11 3625 1
6062 싸이월드가 쏘아올린 '디지털 유산 상속'..애플·구글의 해법은? [40]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7549 8
6061 한국서 잇따라 철수하는 해외 공유 킥보드 업체, 왜 [24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1813 47
6060 철없는 노동부..주52시간 개편 기로에서 '야근송' 추천 [1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10121 55
6059 "이번에 내릴 역이 하나은행역이라고?" [5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8060 8
6058 "그가 아니었으면, KF-21 전투기도 없었다" [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8 9337 1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