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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하고 골프 치고 사무실 와서 지문 찍으면 수당 줍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26 00:43:04
조회 4106 추천 8 댓글 21

회식하고 스크린골프 친 게 초과근무라 수당 신청했다고요?

초과근무수당·출장비 부정 수령 논란
관행에 동참 안한다 괴롭히고 왕따시켜
“주말 근무 안했으면” 억울한 공무원도
출처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2020년 7월 서울 노원구청 방호직 공무원 시보로 임용된 A씨는 출근 3일만에 이해하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 A씨와 저녁 식사를 약속한 상급자들은 회식 전 전산시스템에 초과근무를 신청했다. 이들은 밤 9시에 회식 자리가 끝나자 구청으로 돌아가 지문 인증을 했다. 다름 아닌 초과근무 수당을 받기 위해서다. A씨는 식사 자리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초과수당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전달받았다. 이날은 A씨의 임용을 환영하는 첫 회식 자리였다.


부당한 방법으로 초과 수당을 받는 방법은 또 있었다. A씨의 선배들은 민원 상담 등의 이유로 출장 근무를 신청하고도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켰다. A씨에게 대신 출장 근무를 신청해달라는 상급자도 있었다. 출장 근무를 하면 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씨가 수당 부정 수령에 동참하지 않자 동료들은 그를 괴롭히고 따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존재 자체가 피해’라거나 ‘모든 사람이 너를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돈 소중한 줄 모른다”며 조롱한 선배도 있었다. A씨는 이 일로 우울증을 앓고 2개월 동안 병가를 냈다. 노원구청 감사팀과 서울시 등에 직장내 괴롭힘과 수당 부정 수령 문제를 제보했다. 서울시는 6월까지 조사를 마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직원끼리 술자리를 갖고 사무실로 돌아와 초과근무 지문을 찍은 서초구 공무원.

출처KBS News 유튜브 캡처

◇스크린골프·당구 치고 “초과근무 했어요”


공무원의 수당 부정 수령 문제는 어제오늘 일어난 일이 아니다. 충청남도 아산시청 소속 6급 공무원 B씨는 지난 1월 퇴근 후 당구나 스크린골프 등 취미 생활을 하고 밤 9시에 사무실로 돌아와 초과근무를 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가 이런 방식으로 초과수당을 받은 횟수는 12번이나 된다. 같은 기간 일과 시간에는 6차례에 걸쳐 출장 근무를 신청하고 개인적인 용무를 봤다. 행정안전부 연말연시 특별감찰에서 B씨의 허위 근무 사실이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B씨에게 정직에서 파면까지 받을 수 있는 중징계 처분을 내리라고 아산시에 통보했다.


일부 공무원은 이처럼 초과근무 수당이나 출장 여비를 부당하게 받는 것을 관행으로 여긴다. 이들은 “공무원은 사기업 직원에 비해 본봉도 적은데, 초과근무 수당으로라도 부족분을 메꿔야 한다”고 말한다. “어차피 남들도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바보”라는 인식도 있다. 지난 3월에는 강릉시청 공무원들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허위 기안을 올리게 해 출장비와 연장 수당을 900만원 부정 수령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강릉시청 공무원 C씨는 경찰 수사에서 “이전부터 내려오던 관행으로 수당을 지급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무원들의 격무 관련 호소글.

출처블라인드 캡처

◇“공무원이 바쁘다니까 소개팅 거절로 오해하기도”


억울한 이들도 많다. 매일 고된 업무로 밤까지 사무실을 지키는 공무원들은 “초과근무 수당 자체도 적은데, 일부 부정 수급자 사례가 알려져 공무원이 편하게 일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한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4월 공개한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을 보면 공무원은 평일 기준 1시간 이상 시간외근무를 할 때 1시간을 빼고 분단위까지 합산해 수당을 지급받는다. 예를 들어 정규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보다 1시간 10분 일찍 출근하고 2시간 40분 늦게 퇴근하면 2시간 50분(1시간 10분+2시간 40분-1시간)을 인정받는다. 휴일이나 토요일에는 하루 1시간 이상 근무할 때 최장 4시간까지 시간외근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1개월에 최장 57시간까지만 시간외근무를 인정한다. 월 7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고도 제값을 못 받는 공무원 사이에서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수당 안받아도 좋으니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나 좀 안 하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수당 자체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노동자보다 적다. 일반 근로자들은 초과근무를 하면 통상임금의 1.5배를 받는다. 공무원은 초과근무시간에 급수별 수당을 곱한 금액을 받는다. 단가로 따지면 일반 근로자보다 적다. 이 같은 공무원 시간외수당 산정방식이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현직 경찰관이 헌법소원을 낸 적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7년 “공무원에 대한 수당 지급 기준이 근로기준법보다 불리해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공무원은 일반 노동자와 같은 목적으로 수당을 산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보다 수당이 적어도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출처행정안전부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 캡처

수당 체계에 대한 공무원들의 억울함과 별도로 수당 부정 수령 사례가 끊이지 않자 인사혁신처는 2020년 11월 초과근무수당이나 출장비를 허위로 청구해 지급받은 공무원을 중징계하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으로는 초과근무수당과 출장비 부당 수령 관련 비위 정도가 심하면 금액과 상관없이 정직부터 강등·해임·파면까지 당할 수 있다. 부당한 방법으로 수령한 금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최소 강등 이상 중징계를 받는다. 인사혁신처는 부당수령 금액에 대한 가산 징수금 범위도 기존 2배에서 5배로 늘리는 국가공무원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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