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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의대생이 만든 ‘이것’에 15만명이 웃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28 08:46:31
조회 8631 추천 20 댓글 55

“60년전 규제 하나씩 풀며 의료계의 ‘토스’가 되겠습니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
의대 휴학하고 원격 의료 플랫폼 개발
비대면 원격진료,약 배달 서비스까지

밖에 나가지 않아도 쇼핑, 수업, 회의 등을 집에서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와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병원 진료도 집에서 해결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원하는 진료과목과 시간을 선택하면 해당 의사에게 전화가 온다. 전화로 진료를 받고 약까지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원격 진료부터 약 배달까지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닥터나우(doctor now)'다. 닥터나우는 장지호(25) 대표와 14명의 직원이 함께 운영 중이다.

닥터나우 회원 가입자는 약 15만명. 이 중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MAU)는 6만~7만명 정도다. 이들은 닥터나우에 등록된 국내 병원 60곳을 원하는 시간에 이용하고 있다. 움직이기 힘든 환자, 병원에 찾아가기 부끄러운 환자, 회사 출·퇴근 시간과 병원 진료 시간이 겹치는 직장인 등이 이용한다. "원격 진료는 사회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말하는 장지호 대표를 만나 창업 이야기를 들었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

출처닥터나우 제공

◇의대 휴학하고 창업


장지호 대표는 한양대학교 의대를 다니다 휴학하고 창업했다. 장 대표는 가족 중 누군가 아플 때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외할아버지께서 병이 있는 걸 제때 알아차리지 못해 악화하셨어요. 가족이 아플 때 가장 먼저 전화하거나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의사의 꿈을 키웠고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막상 의대에 오니 손기술이 좋은 친구들이 너무 많았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산업의 변화를 통해 의료 문턱을 낮추고 싶었다. 그것이 원격 진료였다. 원격 진료는 사실 오래전부터 실천하고 싶던 서비스였다고 한다. 또 이런 결정을 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부모님이라고 한다. 학창 시절부터 장학생으로 뽑히는 등 국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어머니께서 '혼자 잘 먹고 잘살지 마라. 받은 건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한다.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고 관심도 있어 고등학생 때부터 노숙인, 장애인 의료봉사 센터에서 5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직접 병원에 방문할 수 없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했습니다. 그걸 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꼈죠. 몸에 이상이 있을 때 꼭 병원에 가지 않아도 바로바로 전화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주치의 같은 서비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는 원격진료를 이미 실행하고 있었어요. 한국은 왜 원격진료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있었습니다. 대학 면접 볼 때도 원격진료를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습니다."

의대 재학시절 장지호 대표.

출처닥터나우 제공

◇40시간 잠 못자면서 서비스 구축


장 대표는 공부를 하면서 원격진료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했다. 그러다 언젠가는 해야지 싶었던 원격진료 서비스를 행동으로 옮긴 계기가 있었다. 일본에 있는 회사를 방문하고 나서다.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 회사 대표님과 메일로 연락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일본에 갈 일이 생겨서 방문하겠다고 했죠. 의대는 매주 시험이 있습니다. 시험 끝나자마자 30시간 정도 못 잔 상태로 바로 일본으로 가 회사로 찾아갔습니다. 당시 회사 대표님께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받은 편지를 보여주셨어요. '치매 환자라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약을 타오는 것도 힘든데,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료가 필요한 사람이 사회 곳곳에 많고 이런 분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의사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했어요. 신사업 추진이 규제 때문에 어렵더라도 누군가는 앞장서서 선도를 해야 하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그걸 내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조금씩 준비를 시작했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 수업을 청강하기도 했다. 40시간 잠을 못 자서 쓰러지기도 했다. 전공이 전공인만큼 학업과 병행은 힘들 것 같아 휴학했다. 뜻이 맞는 친구들 3명을 모아 2019년 11월 닥터나우를 창업했다.

닥터나우 앱.

출처닥터나우 제공

◇원격 진료 본격적으로 시작


2020년 1월 전자처방전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다. 같은 해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심해졌다. 대구에 있던 사촌누나에게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다. 당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진료가 허용됐다. 장지호 대표는 비대면 진료 및 약 배달이 가능한 병원과 약국을 정리해 보여주는 앱을 만들어 출시했다. 당시 접속자만 100만명에 이르렀다. 원격진료의 수요를 직접 확인한 장 대표는 본격적으로 서비스 구축을 시작했다.


"플랫폼을 만들고 처음에는 의대 동아리 명부를 보면서 선배들에게 연락을 돌렸습니다. 병원 등록을 위해서였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꼭 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다른 병원도 소개해주셨어요. 2020년 11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약사법 위반 논란으로 서비스를 잠시 멈춰야 했습니다. 저희는 법을 꼼꼼히 살펴본 후 서비스를 시작한 거라 서비스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러나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들이 비대면 진료가 된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보건복지부가 재검토 후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판단했고 다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의약품 배송 불가 관련 법은 1960년대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물론 당시 해당 법을 만든 취지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지금 제도적인 변화가 힘겹게 이뤄지다 보니 논란이 계속 생기는 것 같습니다. 현재 한시적으로 가능하지만 소비자가 서비스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과거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을 반대했던 소비자단체에서도 찬성하고 있어요. 또 의료계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의사들이 반대했던 이유는 대형병원 쏠림현상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 이용이 80만건 정도 됐을 때 조사 결과 12.5%가 상급종합병원 원격 진료 서비스를 이용했고, 55%가 1차 동네 의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비대면 진료가 환자는 물론 의료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긍정적인 시각이 늘어났습니다."

서비스 이용 후기.

출처닥터나우 제공

◇‘의료계 토스’가 목표


현재 닥터나우 월 이용자는 7만명이다. 출시 3개월 만에 안드로이드 의료 앱 종합 2위, 앱스토어 의료앱 종합 3위에 올랐다. 또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 3대 산업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iF 디자인 어워드 2021' UI 디자인 부문 본상을 받았다. 생소한 서비스를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 서비스 내 수익모델은 없다. 지원 및 투자금으로 운영 중이라고 한다.


"저희가 추구하는 건 환자와 의료계 모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환자나 병원 측으로부터 수익을 내기보다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와 산업을 키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수익 모델은 종합 건강관리 등 서비스를 확장할 때 갖춰갈 예정입니다."


서비스를 제대로 시작한 지 1년 조금 넘은 새내기 창업가 장지호 대표는 아직 힘들지 않다고 한다. 가끔씩 잠을 못 자 체력적으로 힘들 때는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즐겁다고 한다. 장 대표가 이렇게 힘을 낼 수 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유는 응원해 주는 사람들과 이용자 덕분이라고 한다.


"한 번 이용해보신 분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또 표현도 많이 해주시는데, 그걸 볼 때마다 뿌듯해요. 장애인 이용자께서 직접 회사로 전화를 주시기도 합니다. '의약품 배송까지 되는 게 너무 좋다', '병원까지 가기가 힘든 데 소중한 앱을 개발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이런 감사 인사를 보면서 항상 힘내고 있습니다."


이런 닥터나우의 목표는 '의료계의 토스'가 되는 것이다.


"의료계의 토스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규제 해결 전에는 토스 없는 세상이 불편한지 몰랐잖아요. 규제 해결하고 나서 이런 서비스가 이렇게 편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희도 60년 전에 생긴 규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싶어요. 한 산업에서 생겨나는 신사업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산업 내에서 제도를 잘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닥터나우가 리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원격진료하면 닥터나우', '건강 및 의료앱 하면 닥터나우'가 생각날 수 있도록 성장할 겁니다. 또 원격 진료 및 의약품 배송 서비스 이후에는 이용자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다룰수 있는 서비스도 만들고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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