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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소개팅녀 "가발 떨어졌어요"란 말을 듣고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5.13 15:46:23
조회 28593 추천 10 댓글 137

“저기···가발 떨어졌어요” 소개팅서 충격 받고 이것 만들었죠

터치프로젝트 원지선 실장
머리 숱으로 고민하다 기능성 제품에 관심
마유(馬油·말 기름) 넣은 탈모 샴푸 만들어

사회초년생 때였다. 일주일 전부터 준비한 소개팅 자리가 있었다. 모발이 얇은데다 당시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헤어스타일 연출이 문제였다.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가발을 쓰고 소개팅남을 만났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고, 식사 자리 분위기도 좋았다. 그런데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가는 길에 사달이 났다. 누군가 뒤에서 “저기요, 아가씨!” 하며 불렀다. ‘나는 아니겠지’ 하며 모른체했지만, 어깨까지 툭툭 치며 무언가를 건넸다. 다름 아닌 가발이었다. 그는 한 마디를 더 보탰다. “아가씨, 가발 떨어졌어요.”


정신이 아득해졌고, 두 눈에는 낯선 이가 손에 쥐어 준 가발만 보였다. 화끈하게 달아오른 얼굴은 심장처럼 두근거렸다. 결국 상대방에게 “진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커피도 마시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소개팅도 물론 실패로 끝났다. 그는 이날 느낀 수치스러움을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터치프로젝트에서 제품 기획을 맡고 있는 원지선(30) 실장의 이야기다.


원지선 실장.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중국 명나라 약학서 ‘본초강목’서 힌트 얻어


원 실장은 소개팅 이후 수년간 탈모샴푸 등 탈모에 좋다는 기능성 제품은 모두 써봤다. 하지만 그중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은 찾기 힘들었다. 대학 졸업 후 화장품 업계에서 줄곧 상품 기획을 담당해온 그는 터치프로젝트에서 본격적으로 탈모샴푸 개발에 나섰다. “시장 조사를 한 뒤 클렌징(세정)이 탈모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모발 성장이나 모공을 막는 노폐물을 없애는 샴푸를 만들면 탈모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골드마유샴푸.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탈모로 고민하는 고객을 직접 만나 어떻게 탈모 관리를 하는지 물었다. 탈모센터에 다니면서 관리를 받는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한 지인의 답변에서 제품 개발에 힌트를 얻었다. 친구는 말의 지방에서 추출한 기름 마유(馬油)로 두피 관리를 받는다고 했다. 마유에 관해 찾아보니 500년 전 기록이 나왔다. 중국 명나라 때 쓰인 약학서 본초강목에 ‘마유가 머리카락을 나게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피부에 바르는 마유크림은 있었지만, 마유를 활용해 만든 탈모 샴푸는 없었다. “이때 마유 성분을 넣은 기능성 탈모 샴푸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먼저 순도 높은 제주산 정제 마유를 구했다. 자체 공장이 없어 외부에 샘플을 보내 마유 샴푸를 제작할 공장을 찾았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번 넘는 수정 작업을 거쳤다. 부모님이나 지인에게도 샘플을 보내 후기를 들었다. “저처럼 머리 숱이 적어 고민인 동갑내기 친구에게 개발 기간 내내 샘플을 보내줬어요. 친구가 불편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을 솔직하게 다 이야기해줬고, 제품에 반영해 품질을 높였습니다. 개발에 총 2년이 걸렸는데, 마지막에는 놀라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원래 머리를 감고 드라이하면 돌돌이를 몇 바퀴 밀어야 할 정도로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제는 손가락으로 집을 수 있을 만큼 몇 가닥 안 빠진다고 했어요. 출시 일정까지 물어본 친구였는데, 2021년 2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니 6통을 넘게 구매했더라고요.”


탈모 완화 샴푸 개발을 위해 수십차례 샘플 개선 작업을 거쳤다.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비듬·각질·가려움도 잡아···“이제 검은 옷도 잘 입어요”


원 실장의 고민에서 출발한 골드마유샴푸는 두피 혈행을 개선하고 온도를 낮춰 열 진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두피에 열이 나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 원 실장은 ‘탈모 증상 완화에 좋다’는 추상적인 메시지보다 탈모 원인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한다. “마유도 들어갔지만, 두피가 민감한 고객을 위해 인공향·인공색소·실리콘 등 불필요한 인공·유해 성분을 모두 뺐어요. 대신 녹차추출물이나 양모밀추출물 등 두피 관리에 좋은 성분을 넣었습니다. 피부임상연구센터에서 두피 혈행 개선과 두피 온도 감소(쿨링) 효과를 검증받았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으로 기능성 허가도 받았습니다.”


샴푸 사용 전후 두피 각질 상태를 비교한 모습.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제품을 쓰면서 탈모 고민이 줄었나.


“개발 과정부터 꾸준히 샴푸를 썼는데, 주변에서 머리 숱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요. 숱도 숱이지만 환절기 때 두피에 각질이 일어나 검은 옷을 못 입었는데, 이제는 옷을 고를 때 색으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탈모 완화뿐 아니라 비듬·각질·가려움 증상도 관리해주거든요.”


-시중에 나온 탈모 샴푸는 많은데, 차별점이 있다면.


“탈모로 고민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탈모 완화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모발이 뻣뻣해지는 게 기존 제품의 단점이에요. 저희는 개발 과정에서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려고 머릿결을 부드러워지게 하는 트리트먼트 효과를 넣었습니다. 또 다른 탈모 샴푸를 보면 ‘나 탈모 샴푸예요’라고 광고하는 듯한 제품이 많아요. 한방 이미지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샴푸도 많고요. 누가 집으로 놀러오면 민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젊은 고객도 직관적으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게끔 깔끔하게 라벨을 디자인했습니다.”


두피 열 감소 임상 이미지.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개발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었나.


“탈모라는 게 워낙 민감한 문제라, 개발 과정에서 제품을 쓰고 두피가 뒤집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고객이 나올까봐 걱정했어요. 탈모로 고민인 분들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정말 소중하거든요. 일반적인 샴푸를 만들 때보다 더 세심한 고민과 배려가 필요할 수밖에 없었죠. 다행히 우려했던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제품 원료인 마유에 대한 기억도 나요. 평소 튀김 음식을 좋아하는데, 기름 냄새를 너무 맡다 보니 튀김류를 먹기 싫더라고요. 한동안 팀원들의 점심 식사 메뉴가 매콤하고 매운 음식으로 바뀐 적도 있어요.”


골드마유샴푸를 쓴 고객이 보낸 제품 사용 후기 사진.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탈모샴푸가 많아 출시 초기에는 리 제품이 잘 될까 하고 걱정했어요. 그런데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죠. 생각보다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놀랐어요. 정상가 3만5000원짜리 500ml 샴푸가 1개월 만에 2000만원어치 넘게 팔렸습니다. 탈모 샴푸 중에선 1위로 펀딩을 마감했어요. 후기 사진을 보내거나,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고 연락한 고객도 많았습니다.


크라우드펀딩 이후에는 온라인몰에서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요. 고객 중에선 20대와 30대가 많습니다. 업무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젊은 분들이 탈모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는 걸 또 한번 느꼈어요.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어딘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출처터치프로젝트 제공

-앞으로 계획은.


“샴푸 말고도 다양한 탈모 관련 기능성 제품을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조금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자는 게 회사 모토인데요. 오랜 기간 공들여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의 일상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제품을 꾸준히 보여드리겠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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