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나 그림을 장난으로 아무 데나 쓰거나 그린 것을 ‘낙서’라고 한다. 그냥 두면 보잘것없어 보이거나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일쑤다. 이런 낙서에서 가치를 발견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두들(Doodle)’이다. 두들은 아이들의 개성을 담은 낙서를 제품으로 만드는 키즈 브랜드다. 아이들 낙서나 그림을 핸드폰 케이스, 열쇠고리, 파우치 등으로 재탄생 시킨다. 자녀들의 그림을 간직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부모뿐 아니라 투자사에게도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두들은 이호정(24) 대표와 5여명의 직원과 함께 이끌고 있다. 이호정 대표에게 두들 창업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소개해 주세요.
“디자인을 공부했고 키즈 디자인 브랜드 두들을 운영하고 있는 이호정입니다.”
-두들은 어떤 회사인가요.
“2021년 1월에 시작한 아이들의 개성을 담은 제품을 만드는 키즈 브랜드입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현실로’라는 슬로건으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필통, 파우치, 열쇠고리, 휴대폰 케이스 등에 낙서나 그림을 디자인으로 입혀 판매하고 있어요. 자녀, 조카의 낙서를 간직하고 싶은 부모님, 삼촌, 이모가 좋아하십니다.”
-낙서가 디자인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우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스토어에서 선택합니다. 필통, 핸드폰 케이스, 파우치 등이 있어요. 선택 후 제품에 입히고 싶은 디자인 즉 낙서를 보내주십니다. 그때 원하는 요청사항이 있다면 최대한 반영해드립니다. 디자인을 받으면 리터치를 해주는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손봅니다. 그림을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건 아니에요. 아이들의 개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림이 제품 재질, 색깔 등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이렇게 완성된 디자인을 제품에 배치하면 완성입니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무엇인가요.
“서비스 론칭 후 카피 서비스가 생겨 작업 과정을 자세하게 밝히지는 못하지만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의 고유한 느낌과 개성을 살리는 거예요. 아이들이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그렸는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걸 파악하고 제품에 녹이면, 아이들의 그림 그대로 제품에 입혀진 것처럼 보입니다.”
두들 제품.
이호정 대표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두들 아이디어가 처음 탄생한 것도 대학교 수업에서였다고 한다.
-두들은 어떤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나요?
“2019년 브랜딩을 해보는 수업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아이데이션 할 때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시대의 흐름 이 세 가지의 교집합에서 창업을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건 이미 디자인이라는 교집합이 있었습니다. 미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저 역시도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죠.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쭉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나만의 제품을 만들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싶어한다 생각했습니다. 이 세 가지의 교집합에서 시작된 게 두들이었습니다.”
-동아리에서 두들로 팀 빌딩을 했다고 합니다.
“UX/UI 디자인을 더 공부하고 싶어 ‘CEOS’에 지원했습니다. CEOS는 연대, 이대, 서강대, 홍대 등 신촌 지역 대학생들이 모인 IT창업동아리입니다. 창업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가 좋은 팀 빌딩을 통해 서비스로 발전시켜나가는 구조에요. 당시 디자이너, 기획자, 개발자를 뽑길래 디자이너로 지원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이템 아이디어를 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두들 아이디어를 가져갔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아이템으로 선정돼 두들 팀 빌딩까지 할 수 있었죠. 이후 시장 MVP, 서비스 타깃, 서비스 품목 등을 정했습니다.”
-창업까지 이어진 건가요?
“동아리 활동은 프로젝트로 한 학기만 하고 종료합니다. 하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곧 두들로 소비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더 해보기로 했죠.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비즈니스 플랜 경진 대회 등에 나가 수상해 지원도 받으면서 사업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시장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무작정 제품을 낼 수는 없었죠. 시장 니즈를 파악하면서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머그컵으로 시작했습니다.”
-머그컵으로 어떻게 시장검증을 했나요
“팀원 모두 아직 자녀가 없고 주변에 아이를 가진 부모님이 많지 않아 의견을 여쭐 곳이 없었습니다. 카카오 오픈 채팅과 지인을 통해 반응을 살폈어요. 머그컵 프린트도 직접 했습니다. 물전사 용지를 직접 구매해서 작업하고 1차, 2차 굽기까지 가내 수공업 형식으로 제품을 만들었어요.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집에서 그림을 굉장히 많이 그린다고 해요. 버리기엔 아깝고 계속 쌓이니 보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모님들께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죠. 그렇게 홈페이지를 열고 2021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시작 직후 소비자 확보는 어떻게 했나요.
“저희 제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마케팅 수단이 인스타그램이라고 생각했어요. 제품마다 도안이 다르고 디자인이 독특하니 계정 자체를 갤러리처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손품, 발품을 팔아 팬층을 확보했어요. 직접 엄마들 계정을 팔로우하고 댓글도 달면서 두들을 홍보했어요. 그러면서 구매량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입소문을 탔어요. 우리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나만의 제품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 덕분입니다.”
-제품마다 디자인이 달라 공장 섭외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량 생산이다 보니 처음엔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문전박대도 많이 당했죠. 또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다양한 색을 사용합니다. 이걸 생생하게 살리고 싶어 인쇄 퀄리티가 높은 곳을 찾다 보니 쉽지 않았죠. 일일이 샘플을 받아보면서 확인했고 마음에 드는 공장이 있으면 사장님들께 서비스를 어필하고 설득했습니다. 지금은 저희 서비스 가치를 알아주시고 공감해주시는 사장님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서비스 특성상 제품 제작 전에 고객과 1대1로 대화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림에 얽힌 전후 사정을 많이 알게 돼, 주문 한 건 한 건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아무 말씀 없이 동그라미 몇 개와 선 몇 개로 이뤄진 그림을 보내주신 분이 계십니다. 사정을 모른 채 작업을 해 보내드렸죠. 나중에 보니 발달이 조금 느린 자녀의 첫 그림이었다고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그 그림이 너무 소중해 제품으로 만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아이들이 그림을 위한 그림을 그리면, 부모님들께서 그림을 보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필요한 제품입니다. 이를 제품을 위한 창작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키즈 커스텀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어요. 제품 후기를 보면 부모님은 물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합니다. 아이가 ‘내가 그린 그림인데, 왜 엄마만 쓰냐’면서 가져가기도 한다고 해요. 아이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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