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사건’으로 스트레스를 받다 쓰러져 숨진 50대 사장의 말이다. 이 사장은 쓰러지기 전 해당 새우튀김 배달을 중개한 앱에 도를 넘어선 고객의 도를 넘어선 항의로 매우 힘들다는 뜻을 이같이 전했다.
문제의 발단은 고작 새우튀김 1개였다. 배달받은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환불을 요구한 고객에게 사장은 새우튀김 1개 값을 환불해줬다. 하지만 고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우튀김을 포함한 음식 전체 값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며 몇 차례에 걸쳐 폭언을 했다. 사장은 결국 전체 음식값을 환불해줬다. 해당 고객은 배달 앱에 별점 1점을 남기며 악성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뇌출혈로 쓰러진 사장은 3주 후 세상을 떠났다.
새우튀김 갑질처럼 상식을 넘어선 고객들의 요구와 항의, 리뷰·별점테러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치킨 1마리를 주문하면서 ‘7명이 먹는데 많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거나 ‘아이 생일’이라며 ‘볶음밥에 밥양을 곱배기로 많이 부탁드린다’는 요청을 적는 식이다.
식당으로서는 참 난감한 요청이 아닐 수 없다. 볶음밥에 들어가는 밥 양을 곱배기로 부탁 받은 점주는 ‘정량이 정해져 있어서 양을 더 많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양해 부탁드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음식을 보냈다. 음식을 받은 고객은 ‘다른 음식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아들 양이 많아 볶음밥에 들어가는 밥 양만 많이 넣어달라 요청했는데 매몰차게 안 된다고 친필 메시지까지 적어 보냈다’는 리뷰를 남기며 별점 1점을 줬다.
핫크리스피 치킨을 주문했는데 왜 맵냐고 따진 고객도 있다. ‘핫크리스피가 뜨겁다는 뜻의 핫인줄 알았지 매워서 핫인 줄은 몰랐다’며 ‘설명에도 맵다는 말이 없었다. 한 시간 기다린 애는 울고불고 난리났다. 매운 메뉴는 제발 설명에라도 맵다고 적어달라’며 별점 1점을 줬다. 맵다는 뜻의 ‘핫’을 뜨겁다는 뜻의 ‘핫’으로 착각해 주문한 뒤 가게를 탓하며 별점 1점을 준 사례였다.
리뷰나 별점 테러 이외 좋은 리뷰나 별점을 미끼로 돈을 주고 사야하는 음식을 공짜로 요구하는 사례들도 있다. 최근 초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가 인터넷에 공개한 배달 손님의 요청사항에는 ‘너무 배고파요. 연어초밥 4p만 더 부탁해요!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 약속해요. 별 다섯 리뷰’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업주는 “초밥 네 개면 7000원 상당의 음식을 서비스로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객은 또 배달 요청사항에 ‘묶음배송 금지. 꼭 바로오세요. 배달시간 계산합니다. 묶어서 오면 반품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묶음배송은 배달 기사가 여러 고객의 음식을 한 번에 받아 배달하기 때문에 한 번에 한 곳만 가는 배달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결국 초밥집 사장은 이 배달을 취소했다.
무리한 서비스 요청에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가게의 특성상 묶음배송 금지를 요구하는 배달은 배달 기사를 배정받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배달이 취소되자 해당 고객은 가게에 전화를 걸어 “마음대로 취소하냐”며 “요즘 장사하기 쉽냐”고 따졌다.
황당한 이유로 별점 1점을 남긴 리뷰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달에는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생수 24병’을 주문한 고객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왔다. 이 고객은 한 음식점에 500ml 생수 24병을 주문했다. 고객 요청대로 생수를 배달해준 사장은 ‘싱거워요’라는 리뷰와 함께 별점 1점을 받았다. 또다른 고객은 한 카페 리뷰에 ‘녹차라떼 1개, 커피 4개를 시켜야하는데 잘못시켜서ㅠㅠ’라며 별점 1점을 줬다. 실수로 주문을 잘못해놓고 주문대로 음식을 제공한 업체에 별점 1점을 준 것이다. 사장은 댓글로 ‘주문대로 드린건데 왜 별을 한 개를ㅠㅠ 억울합니다ㅠㅠ’라는 글을 남겼다. ‘별점(을 남기라는) 알림이 와서 하던 게임에서 죽었다’는 이유로 별점 1점을 남긴 사례도 있었다. 가게 사장은 ‘할말이 없네요’라며 말문이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 자료를 보면 수도권 지역에서 배달 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가운데 별점 테러나 악성 댓글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63.3%로 나타났다.
점주들의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이고 새우튀김 갑질과 같은 사건까지 발생하자 쿠팡이츠는 10월부터 리뷰에 욕설, 폭언, 성희롱적 메시지를 남길 경우 해당 리뷰를 차단하기로 했다. 해당 리뷰를 쓴 이용자에게 이용제한 등 제재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주문 후 취소를 반복하며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도 제한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광고의 한 장면./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은 이미 AI(인공지능)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작된 리뷰를 걸러내고 악의적인 리뷰를 블라인드 처리하는 ‘클린리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블라인드 처리된 리뷰는 내부 검수를 거쳐 24시간 내 최종 공개되거나 차단된다. 요기요도 악의적인 보상 요구나 장난 주문을 반복하는 고객에 대해선 이용을 중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도 악성 리뷰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리뷰에 대한 배달 앱 운영자들의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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