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NFT 부산 2021’ 경매 현장에서 한 여성의 NFT(Non-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 토큰) 사진이 4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사진 속 주인공은 버추얼 휴먼 콘텐츠 기업 도어오픈이 만든 가상 인간 ‘마리’였다.
마리가 윙크를 한 채 미소 짓고 있는 이 사진의 경매 시작가는 50만원이었다. 마리 이외에도 남성 가상 인간인 노아와 선우의 사진도 같은 가격으로 경매에 나와 각각 65만원, 25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 속 모델이 유명한 것도 아니고 인기 작가가 찍은 작품도 아닌데 이 사진들은 어떻게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었을까. 디지털 사진이라 컴퓨터에서 복사, 저장 버튼만 누르면 누구나 자신의 폴더에 마리와 노아, 선우의 사진을 내려받을 수 있는데 왜 경매에 참여해 돈을 주고 이 작품들을 구입한 걸까.
그 이유는 이 사진이 NFT 작품이라는 데 있다. NFT는 그림이나 영상 같은 디지털 창작물에 자산의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에 원작자와 소유권, 판매 이력 등 모든 정보를 기록한다. 위·변조가 불가하다. 즉, 구매자는 NFT가 고유 인식표를 달고 있는 디지털 소장품이라는 데 가치를 두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NFT는 2014년 P2P(Peer to Peer·개인 대 개인) 금융 서비스 업체에 의해 상용화된 이후 2016년 암호 화폐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급부상했다. 사진은 물론 음악, 영상, 미술 작품, 현물 등도 NFT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세기의 대결이라 불린 바둑 천재 이세돌과 AI 알파고의 바둑 대결 사진, 동영상은 2억5000만원에 팔렸다. 애플 창업자 故 스티브 잡스의 최초 이력서는 2700만원에 팔렸다.
키스 해링의 작품도 NFT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전부 구매할 수도 있지만 한 작품의 소유권을 분할해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선 1000원 한 장으로도 키스 해링의 작품을 소유할 수 있다. 이마트는 야구단 SSG랜더스의 창단을 기념해 만든 순금 메달에 NFT 기술을 적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메달 구입 고객은 자신이 가진 상품이 원본임을 디지털로 입증할 수 있다.
찰리가 날 또 물었어 영상 캡처(왼쪽 사진), 재앙의 소녀 사진./ 유튜브 ‘Charlie bit my finger – again !’, 조에 인스타그램
NFT 투자, 판매는 유명 작가나 큰 회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 14년 전 유튜브에 올라와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았던 55초짜리 동영상 ‘찰리가 날 또 물었어(Charlie bit my finger – again!)’의 NFT 소유권은 지난 5월 8억6000만원에 팔렸다. 불이 난 주택 앞에서 미소를 짓는 여자아이의 사진(일명 ‘재앙의 소녀’)은 5억5000만원에 팔렸다.
누구나 NFT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내에서도 NFT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 가운데 디지털 크리에이터 한규훈씨는 NFT 시장에서 캐릭터 그림 ‘크립토펑크(CrypotoPunk)’ 시리즈가 지난 10월까지 2조원어치 이상 팔린 것을 보고 뛰어든 케이스다.
‘도로’ 캐릭터 시리즈./ 한규훈
동글동글 윤곽이 인상적인 캐릭터 ‘도로’를 만들어 미국 NFT 플랫폼 오픈시(Opensea)에 올린 그는 도로 시리즈로 월 1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가 처음 50만원에 판매한 캐릭터는 무려 7000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기도 했다.
‘레드오션’인 유튜브나 SNS 이외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할 만한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하지만 NFT에 올라오는 콘텐츠들이 대부분 손에 잡히는 형태가 없는 것들이다 보니 회의론도 존재한다. 시장 유행이 사그라들 경우 자산 가치가 순식간에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석 투자분석가 수재나 스트리터는 BBC에 “현재 NFT에 부는 열풍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면 NFT 자산은 순식간에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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