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하랬더니 불통이 된 공공기관의 헛발질 홍보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성 감수성이 결여됐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민폐형’ 내용으로 구성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병무청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와야 당당하게 남자라고 말할 수 있다는 발언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게 화근이었다.
이 영상은 병무청이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콘텐츠였다. 이 프로젝트는 체중이나 시력 등의 문제로 현역 판정을 받지 못한 이들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무료 치료를 지원해 현역 입대를 돕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문제가 된 영상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 4급 판정을 받았다가 이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살을 빼고 현역 입대한 남성이 휴가 중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으로 제작됐다. 논란이 된 부분은 친구 가운데 한 명이 현역 입대한 친구에게 “네 성격에 군대라도 다녀와야 어디 가서 당당하게 남자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지”라고 말한 부분이었다.
가기 싫어서가 아니라 불가피한 신체 조건 때문에 현역으로 입대하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적절치 않은 ‘갈라치기’성 발언이었다. 이 때문에 댓글 게시판에는 “아파서 공익 가는 분들을 이렇게 취급하냐”, “현역 못 가면 남자도 아니냐”, “현역과 사회 복무요원을 정부가 나서 갈라치고 있다”는 등의 지적이 줄을 이었다. 1만개가 넘는 싫어요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병무청은 내용을 수정하겠다며 영상을 내렸다. 병무청은 본래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병무 행정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홍보물을 잘못 만들어 욕을 먹은 사례는 비단 이뿐이 아니다.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는 올해 초 시대착오적인 내용을 정보로 분류해 홈페이지에 올려둔 것이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았다.
문제가 된 부분은 임신 주기별 정보였다. 서울시는 임신 말기 여성의 행동 요령으로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과 양말 등을 준비해 정리해 준다’,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을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준다. 즉석 카레나 자장, 국 등을 준비해 놓으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생필품을 점검해 남아 있는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게 한다’ 등을 들었다.
가뜩이나 만삭으로 힘든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남은 가족들의 속옷과 양말을 챙기고 밑반찬을 준비해둘 것을 행동요령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또 속옷, 양말 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요리에도 서툰 존재로 남편들을 취급해 이를 보는 남성들에게도 불쾌감을 안겼다.
교육청은 2010년대 초반 학교폭력 예방대책 매뉴얼에 ‘학교폭력 멈춰!’ 표어 등을 담아 안일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책의 요지는 학교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을 하면 “폭력, 멈춰!”를 외치라는 거다. 하지만 “그만해”도 아니고 “폭력, 멈춰”는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데다 단순히 “멈춰”라고 외치는 데서 폭력이 중단되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이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표어와, 마치 한때 유행했던 펩시맨을 떠오르게 하는 제스처로 실소를 유발한 “폭력, 멈춰!”는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 등의 영향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희화화되고 있다. 폭력 대신 다양한 단어를 넣은 “XX, 멈춰” 패러디물들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집에서도 콕! 핵심 방역수칙도 콕콕! 짚어드릴게요’란 제목의 이른바 ‘집콕댄스’ 영상을 게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국민 우울증을 함께 이겨내겠다는 취지로 만든 이 영상은 가족 여섯 명이 집에서 힘차고 역동적인 춤을 추며 코로나 극복 의지를 다지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가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여섯 명이 모여 함께 춤을 추는 영상을 게시한 데 대해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이지 말라고 한 주체가 되려 방역수칙과 맞지 않는 영상을 제작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실내에서 발을 구르고 뛰는 동작 역시 층간 소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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