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이 아시아 여성을 비하했다고 비판을 받았습니다. 디올이 지난 11월12일 중국 상하이에서 레이디 디올 전시회를 열었는데, 이 전시회에 나온 사진 한 장 때문에 논란이 불거진 것이었습니다. 청나라 전통 옷을 입은 여성이 디올 가방을 든 채 카메라를 노려보듯 한 사진이었습니다. 모델은 째진 눈에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을리게 태운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했죠.
중국 누리꾼들은 “서양인 눈에는 아시아 여성이 다 이런 모습으로 보이느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명품 브랜드가 아시아 여성 이미지를 고착화시킨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여성신문은 이를 두고 ‘중국 문화를 왜곡하고 여성을 모욕하는 사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웨이보 등 SNS에서 비난 여론이 일자 디올은 사진을 지우고 사과했습니다. 디올 측은 “피드백을 수용해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겠다”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또 “중국 소비자와 사회에 대한 우리의 진심과 성의는 변함 없다”며 “앞으로 중국의 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따라 전시 작품을 심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중국의 유명 여성 사진작가 첸만(陳漫)입니다. “첸만이 명품 브랜드와 서구 세계의 미적 취향에 순응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그도 “나의 무지와 미숙함을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째진 눈·주근깨·태닝한 듯한 검은 피부···’
동양인을 차별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은 브랜드는 디올뿐이 아닙니다. 애플은 2021년 선보인 애플 워치 시리즈7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홍보 모델로 썼는데요, 이 광고에 등장한 모델도 주근깨가 있는 검게 그을린 얼굴에 광대뼈가 튀어나왔고, 째진 눈을 한 이미지입니다. 나이키가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타오바오에 얼마 전 공개한 제품 리스트에도 비슷한 얼굴을 한 모델들이 등장합니다. 일각에선 이런 아시아계 모델만 쓰는 브랜드는 불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서구 시선에서 바라본 전형적인 아시아 여성의 이미지를 갖춘 모델을 쓰는 게 인종차별은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고착화시킬 수는 있지만, 서구에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는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인데요, 동양에서 높게 평가하는 서양인의 외모상이 있는 것처럼,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란 이야기입니다.
◇“동양인한테는 안 어울려요”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거나 비하하는 사례는 눈쌀을 찌푸리게 합니다. 2020년 11월에는 미국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가 우리나라 소비자들로부터 인종차별 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일부 고객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백화점에 입점한 에스티로더에서 파운데이션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택배 상자를 뜯어 보니 주문한 것과 색상이 다른 제품이 들어 있었습니다.
상자에는 에스티로더 측이 동봉한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안내문에는 ‘옵션으로 선택하신 쉘 컬러의 매트 파우더는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호불호가 분명한 특정 컬러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또 ‘매장에서 동양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베스트 컬러인 아이보리 누드로 발송됩니다’, ‘옵션 변경사항이 불만족스러우면 반품 처리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구매 고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동생 생일선물로 주문했는데, 인종차별을 선물받았다”며 불쾌함을 드러내는 고객도 있었습니다.
당시 에스티로더는 특정 색상 파운데이션 세트를 주문한 모든 고객에게 같은 안내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논란이 커지자 에스티로더 측은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내부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라며 “모든 소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무지하고 더러운 냄새나는 마피아”
이 밖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도 2018년 동양인 비하 광고 영상을 찍었다가 중국인들의 불매 기업 명단에 올랐습니다. 돌체앤가바나는 2005년 중국 진출 이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낼 정도로 대중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야심차게 준비한 상하이 컬렉션을 앞두고 제작한 광고에서 중국인 모델이 서투른 젓가락질로 이탈리아 음식을 집어 먹으려다 실패해 결국 손으로 집어먹는 장면을 넣었다가 뭇매를 맞았습니다.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돌체앤가바나는 웨이보 계정에서 이 영상을 지웠지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은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한 누리꾼이 메시지로 인종차별에 대해 항의하자 창업자 스테파노 가바나는 중국인을 ‘무지하고 더러운 냄새나는 마피아(ignorant dirty smelling mafia)’라 받아치며 사태를 키웠습니다. 가바나 측은 “인스타그램 계정이 해킹당한 것”이라 해명했고, 인종차별 논란에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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