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생면 파스타 전문가’, ‘미슐랭 스타 셰프’, ‘파스타에도‘명품’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주인공’….서래마을에 위치한 유명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스와니예(Soigne)’의 이준 오너셰프에 따라붙는 표현들이다.

젊은 실력파 셰프로 통하는 그는 스와니예를 미슐랭 1스타 식당에 등극시킨 후, 생면 파스타 전문점 ‘도우룸(Doughroom)’까지 잇달아 성공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도우룸은 <미슐랭 가이드 서울>에 등재된 검증된 맛집으로, ‘수요미식회’ 등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됐다.
도우룸은 최근 쿠팡이츠에서 ‘미슐랭 스타 셰프의 음식을 배달로 먹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셰프들 사이에는 배달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지만, 이준 셰프는 그런 고정관념에 신경 쓰기보다는 배달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식사 경험의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파스타 면이 배달 도중 불어서 맛이 없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거듭한 것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쿠팡이츠 고객들은 매장에서 먹는 것처럼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의 도우룸 파스타를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됐다. 도우룸은 이를 통해 ‘고급 외식의 대중화’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요식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들에게 더욱 나은 식사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굳은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이준 셰프를 서래마을 도우룸 매장에서 만났다. 매장 맛집을 넘어 배달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그에게 직접 들어봤다.

맛의 비결은 면발에 있다

도우룸은 권위 있는 맛집 가이드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음식 맛을 인정받고 있다. 별점 평점이 4.8점에 리뷰는 800건이 넘는다. 고객들이 남긴 리뷰를 보면 “음식배달계의 에르메스”, ”너무나 고급지고 맛있다”, “이런 맛집을 배달로 즐길 수 있다니 너무 좋다” 등 극찬이 넘친다.
이준 셰프는 이처럼 호평받는 맛의 첫 번째 비결로 직접 반죽하여 각 메뉴에 맞게 제면 하는 ‘생면’을 꼽았다. 그가 건면이 아닌 생면을 쓰는 이유는 후자가 수분 흡수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상 소스와의 어우러짐이 건면에 비해 더 좋다.

거기에 더해 육수부터 시작해 모든 소스를 직접 충분한 시간을 정성 들여 만드는 것도 맛의 비법이다. 예를 들어 라구소스는 소고기를 중심으로 돼지고기와 야채 등을 1시간 이상 정성스레 볶은 뒤 나머지 재료를 넣고 5시간 이상 조리하여 맛을 낸다.

이 셰프는 “이러한 음식 준비 과정에 들어간 땀방울과 시간이 모두 좋은 맛으로 표현되면서 배달 고객분들께도 호평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올 때까지 불지 않는 파스타 면의 비밀

하지만 매장이 아니라 음식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도 파스타의 이러한 맛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소스와 면이 뒤섞여 있는 파스타 특성상 음식이 배달되는 사이에 면이 불어서 맛이 없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는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배달 음식만을 위한 별도의 조리법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라이더 도착 시간에 맞춰 1분 정도를 남기고 조리를 마무리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음식이 배달되는 시간을 감안하여 배달 중에도 조리가 진행되도록 하는 메뉴도 있다.

배달에 가장 적합한 용기를 선택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용기 모양과 보온능력, 이러한 특징이 음식의 맛에 미치는 영향, 안전성 등등을 따져 엄격히 포장 용기를 골랐다.

이 셰프는 “포장 방법의 차이에 따른 음식의 온도와 식감의 변화를 체크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거쳤다”며 “이런 고민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배달에 적용하니 쿠팡이츠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배달을 시작한 이유

도우룸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4월에 처음 쿠팡이츠에 입점하면서 배달을 시작했다.

이 셰프는 쿠팡이츠에 입점하기 전에도 배달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 유행 이전에는 직접 입점할 계획은 없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프리미엄 파스타를 배달로 판매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배달 서비스의 품질이 지금처럼 높지도 않았고, 고객들 역시 고급 음식을 배달시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손님에게 최고 상태의 음식을 서빙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파인다이닝 셰프로서 그런 상황은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음식배달이 빠르게 일상화되면서, 요식업 전반에 걸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이 셰프 역시 변화하는 미래에 발을 맞추어 매장에서 선보여왔던 다이닝 경험을 음식배달 분야에서도 펼쳐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높은 가격대의 캐주얼 레스토랑임에도 배달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쿠팡이츠 덕분에 저의 ‘음식 철학’이 현실이 됐죠”

“미슐랭 레스토랑이 배달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