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의 치킨값이 오는 5월 2일부터 오른다.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은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황금올리브 닭다리는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각각 2000원씩 오른다. 지난해 12월 경쟁사인 교촌과 bhc가 치킨값을 인상하자 서민의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한 지 4개월 만에 입장을 바꿨다. BBQ는 가맹점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오르는 건 치킨값만이 아니었다. BBQ는 5월 2일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도 평균 19.5%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치킨값이 올라도 원부자재 가격이 대폭 상승해 남는 게 없다. 가맹점주를 위해 치킨값을 올린다는 BBQ의 말에 설득력이 사라진 상황. 2000원이나 비싼 치킨을 먹어야 하는 소비자들은 화가 난다. 또 가맹점은 가격이 올라 판매가 줄것이 뻔한데 팔아도 더 남는 것이 아니니 억울하다.
◇원부자재 가격 평균 19.5% 인상
최근 BBQ는 원부재료 39종을 포함한 총 50개 납품목의 가격 변경을 알리는 공문을 전국 약 1785개 매장(가맹점 포함)에 배포했다. 이번 가격은 치킨 전 메뉴 2000원 인상과 함께 5월 2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5ℓ짜리 올리브 오일 1통은 기존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33%(4만원) 오른다. JHP까르보나라소스는 1만6400원에서 1만7800원으로 8.5%(1400원) 오른다. 또 블랙페퍼시즈닝(15g)은 2만5000원으로 56%(1만4000원), 비비소스는 9300원으로 42%(2750원) 오른다.
BBQ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 최저임금 상승, 국제 곡물가 상승, 사료 값 급등으로 협력사로부터 원재료를 최대 53% 오른 가격으로 매입왔으며 본사가 지금까지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왔는데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BBQ는 지난 4월 12일 동행위원회를 통해 판매가 인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동행위원회는 가맹점주를 대표하는 단체로 가맹본부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BBQ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사 부담이 커졌고 올해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더 이상 본사가 비용을 부담할 수 없을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했다”며 “그동안 원부자재 가격을 동결해온 만큼 가맹점주들도 가격 인상에 수긍하는 분위기다”라고 했다. 또 일부 “원부자재의 경우 최대 70%까지 인상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평균적으로 19.5% 인상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 가격을 올려도 원부자재 가격이 함께 오르면 가맹점은 결과적으로 수익 개선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정말로 가맹점을 위한다면 필수 물품 가격은 유지하고 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는 가맹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납품가격 인상 소식을 접한 BBQ 가맹점주들은 “정도를 넘어선 횡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점주는 SNS를 통해 “제품 가격 인상분보다 원부재료 값을 더 뜯어가면 남는게 없다”며 “점포를 팔고 다른 데 취직해야겠다”고 하소연했다.
◇“남는 게 없다”던 본사 수익, 지난해 사상 최대
BBQ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이런 갈등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BBQ는 지난 2018년에도 치킨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한 직후 가맹점주들에게 올리브 오일, 신선육 등 9개 품목의 공급가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의 거센 반발에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BBQ는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써프라이드 치킨은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렸다. BBQ를 시작으로 나머지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치킨 2만원’ 시대가 열렸다.
치킨값 인상에 이어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 이슈가 되면서 "치킨값은 2만원이 아니라 3만원이 돼야 한다"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발언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한 라디오에 출연한 윤 회장은 소비자들이 1닭 2만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자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치킨은 2만원이 아니라 한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 소상공인들은 점포를 얻어서 본인들의 모든 노동력을 투입해 서비스까지 해서 파는데 고객들의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쌀이나 배추는 200~300% 올라도 이야기를 안 한다. 실질적으로 인건비, 임차료, 유틸리비티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데 이런 부분을 대변해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치킨 한마리를 2만원에 팔아도 이것저것 빼고 나면 가맹점주는 남는 게 없어 3만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치킨값을 올려 가맹점주 수익을 올려 '상생'겠다는 건데, 치킨값 인상에 이어 원부자재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논란이 됐다.
BBQ 관계자는 "협력사로부터 원재료를 최대 53% 오른 가격으로 매입해왔고 여기에 든 비용을 본사가 지금까지 전적으로 부담해왔다"며 "원부자재 가격만 아니라 치킨 전 메뉴 가격을 인상한 만큼 가맹점주의 수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hc, 교촌치킨도 줄인상
치킨값과 원부자재 가격을 인상한 건 BBQ만이 아니다.
앞서 bhc는 지난해 12월 치킨 메뉴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해바라기 후라이드는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000원, 뿌링클 콤보와 골드킹 콤보 등 콤보류와 레드킹 윙, 맛초킹 윙 등 부분육 메뉴는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다.
bhc는 치킨값 인상과 함께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를 최대 14.5%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치킨무와 해바라기유, 양념소스 등 50여종으로 평균 인상률은 7.8%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1월 제품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다. 교촌치킨의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는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고 교촌오리지날과 허니오리지날은 각각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랐다. 교촌윙과 교촌콤보 역시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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