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테크 하는 법이 유튜브에서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직장인 A씨는 요즘 하루 10만원씩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원·엔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졌을 때부터 그렇게 해오고 있다고 하네요. A씨는 “엔저(円低)일 때 싸게 샀다가 나중에 환(換) 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나중에 일본 여행을 갈 때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22년 2월 러시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 엔화 가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행을 위해서나 환 차익을 기대해 엔화를 사들이는 사람도 늘고 있지요.
한국은행 자료를 보니 2022년 2월 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엔화 예금은 53억9000만달러로 전월(53억1000달러) 대비 8000만달러(5.5%) 증가했어요.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가지고 있는 외화 예금을 말해요.
2022년 4월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6044억엔(약 5조9000억원)입니다. 2021년 말 잔액보다 1078억엔(약1조원), 22% 늘었죠. 이 중 절반 넘는 579억엔(약 5600억원)이 2022년 3월에 늘었습니다.
◇ 20년 만에 찾아온 ‘역대급’ 엔저
2022년 3월 말 이후 원·엔 환율은 9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엔화 약세를 노리고 ‘환테크’에 나서는 재테크족도 늘고 있어요. 환테크는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재테크 방법입니다. 외화가 쌀 때 사들였다가 비쌀 때 파는 방식이지요. 달러에 이어 글로벌 안전자산인 엔화 역시 쌀 때 샀다가 나중에 엔저 현상이 사라지면 판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엔화 가치는 20년래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2022년 4월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26엔대까지 상승하며 2002년 5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요. 엔·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1달러를 살 때 내야하는 엔화의 양이 더 많아졌다는 얘기예요.
엔·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경신한 날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도 원·엔 환율이 100엔당 974원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100엔당 1000원 선이 깨진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라고 하네요.
글로벌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KBS 뉴스 캡처
원래 엔화는 달러와 비슷한 안전자산이라 오를 땐 같이 가치가 오르고, 떨어질 땐 같이 떨지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 달러가치는 높아지는데 엔화 가치는 하락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지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달러 몸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외화 예금액이 줄어드는데요. 2022년 초 강 달러 기조가 이어지자 2개월 연속으로 외화 예금액이 감소했지요. 또 달러 가치가 오르면 통상 유로화나 엔화 가치도 동반상승합니다. 하지만 엔화 가치는 외려 크게 낮아지고 있지요.
원인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입니다. 미국이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며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섰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단기금리를 2016년부터 -0.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이러한 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라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쉽게 말해 달러 사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를 주는데 엔화를 사 은행에 넣어두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합니다.
엔화 환테크 족이 늘어난 이유는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원래 달러예금이 가장 인기가 높지만 최근 수요가 떨어졌어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금융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한다”며 “그래서 엔저가 나타나자마자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실수요자들(유학생 등) 사이에서 보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일본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엔화 상승폭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환테크로 가치가 별로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과거 엔화가 안전 자산이었지만 요즘은 엔화를 대체하는 다른 자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이 금리 인상을 예고해, 엔화를 사도 수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지요. 한마디로 지금의 엔저현상이 환테크를 하기에 너무 오래 지속될 거라는 우려입니다.
◇1300원 바라보는 달러 환율에 차익실현 나선다
달러 강세가 계속되자 환테크 족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픽사베이
강(强) 달러 현상이 계속되자 차익 실현에 나서는 환테크 족도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았을 때 외화예금에 들었던 사람들이 이를 해지하고 원화로 바꾸는 것이지요.
외화예금은 자기가 원하는 나라의 통화를 기준으로 예금하는 상품입니다. 금리는 매우 낮습니다만, 만기가 왔을 때 가입 시점보다 해외 통화 가치가 높아졌다면 그만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요.
엔화 예금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거주하고 있는 개인의 외화예금 자체는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 외화예금액은 2022년 3월 말 기준 175억3000만달러(약 22조 1600억원)가량으로 집계됐어요.
2021년 말까지만 해도 187억7000만 달러(23조7300억원)가 예치돼 있었는데 3개월 만에 12억4000만달러(약 1조5679억원)가 빠져나갔죠. 외화예금 중에서는 달러 비중이 가장 높아, 달러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차익실현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테크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일정 자산을 외화 투자 상품에 배분하는 건 분산투자의 일환이니 기본적인 재테크 방법 중 하나입니다. 원화만 갖고 있으면 원화 가치가 변동하면서 리스크가 생기기 때문에 외화에 적절히 배분할 필요가 있지요.
달러예금은 외화자산 투자의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원화로 입금하면 바로 환전이 돼 달러로 적립되지요.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기본 예금금리에 환차익까치 챙길 수 있습니다. 특히 환차익에는 비과세 혜택이 있어요. 대신 은행이나 증권사에 환전 수수료를 내야 하지요.
다만 외화예금은 예금 이자가 원화예금에 비해 훨씬 낮아요. 금리를 목적으로 외화예금을 넣진 않죠. 예금이지만 환율 변동으로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환율 변동은 예측이 불가능해 수익이 무조건 보장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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