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인기 끄는 유튜버 ‘꽃보다 유이’
김유이는 상황극과 뷰티,먹방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다. 같은 소속사 남자 크리에이터 조재원과 함께 만든 ‘상황극에 중독된 여동생’ 시리즈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과 중국에서 인기다. 대본도 없이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눈빛만 보고도’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찰떡궁합’이 예사롭지 않다. ‘사귀는 것 아니냐’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김유이가 이십 대 중반에 유튜브에서 성공을 일군 데에는 대학 새내기 시절했던 ‘무모한 도전’이 큰 도움이 됐다. 패션디자인 전공을 살려 온라인 의류쇼핑몰을 차렸으나 6개월 만에 ‘폭삭’ 망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꽃보다 유이' 김유이 / 김유이씨 제공
- 꽃보다유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도 궁금합니다.
◇조치원 ‘촌뜨기’ 김유이예요
유튜브 크리에이터 겸 뷰티모델 김유이(25)예요. 유튜브에서 ‘꽃보다 유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상황극이 주인데,브이로그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고 해요. 2018년 봄에 시작해서 1년여 만에 40만 구독자를 넘었어요. 대전 유성구에서 태어나 충남 조치원읍에서 자란 ‘촌뜨기’예요. 서울에서 지낸지 3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잘 모르고 신기한 게 많아요. 조치원을 아는 사람이 정말 드물어요. 만약 안다는 사람이 있으면 너무 반갑고 고맙기도 해요. 정말 우연한 계기로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는데 아마 조치원에서 1인 크리에이터는 제가 처음일 거예요. (웃음)
◇‘넌 잘 될 거야’ 주변 응원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죠
유튜브를 잘 몰랐어요. 원래는 페이스북에 사진과 영상을 올렸어요. 그런데 소속사인 와우엔터테인먼트에서 유튜브는 꼭 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도 솔직히 유튜브에 대해서 잘 몰랐고 심지어 유튜브라는 걸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계속 미뤘어요. 제가 모르거나 관심 없는 건 전혀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새로운 매체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게 두렵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해줬어요. ‘유튜브 하면 성공할 것 같아’라고요. 제가 찍은 영상이 보기 좋았나 봐요. 같은 소속사 언니 오빠들이 ‘유이 너는 영상을 잘 찍으니 유튜브를 잘 할 거다. 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자’라고 저를 설득했어요. 이 말에 훅 넘어갔던 것 같아요. 유튜브 가입이랑 채널 개설도 도와주고 그랬어요. 주위 분들 도움 덕분에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개인방송을 해서 영상과 아주 친숙해요. 오랫동안 카메라를 마주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보면 부담스러워하거나 부끄러워하시잖아요. 또 얼굴이 실제보다 부어 보이거나 이상하게 나온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아요. 저는 그런 게 없어요. 카메라에 비치는 제 모습이 좋아요. 사진보다 영상이 더 좋아요.
◇처음엔 이해를 못했지만 나중에는 응원해주셨어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자 주변 지인들이 ‘드디어 이제 시작하는구나’ 하는 반응이 많았어요.
어려서 다른 곳에서 방송을 시작할 때는 주변에서 질타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1인 크리에이터가 뭔지 잘 모르고 지금처럼 활성화되지도 않았을 때니까요. 이제는 다 지난 일이지만 속상한 일도 많았어요. 그런데 방송이 점점 잘 되니까 저를 이해해주는 지인들이 늘었어요. 나중에는 친구들도 제 방송에 나오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하니 자연스레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어요.
'꽃보다 유이' 김유이 / 김유이씨 제공
- 유튜브를 개설한지 1년 만에 40만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빠른 성장을 만든 콘텐츠를 소개해주세요.
◇‘상황극에 중독된 여동생’ 시리즈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어요
저랑 조재원 님이 와우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서 따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걸어서 2분밖에 안 걸릴 정도로 집이 가까워서 많이 친해졌어요. 평소 둘이 장난을 많이 쳤는데,주변 사람들이 이걸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조재원 님이 먼저 이걸 카메라에 담아보자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한 번 찍어서 올렸는데 제가 보기에도 웃기더라고요. 조회 수가 평소보다 열 배 이상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여러 SNS에 저희가 찍은 상황극 영상이 돌아다녔고 저희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은 모두 상황극 이야기를 하셨어요. 몇 년 동안 연락이 안 되던 친구들에게도 갑자기 연락이 올 정도로 많이 알려졌어요. 제 영상을 보고 즐거워하니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황극을 보면 머리를 세게 때리는 장면이 자주 나와요. 하지만 맞을 때 안 아파요. 맞으면 그냥 놀라는 편이에요. 남매처럼 아옹다옹하기 때문에 즐겁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상황극 덕분에 다른 영상도 덩달아 조회수가 늘었어요
상황극 덕분에 구독자 분들이 많이 유입된 것 같아요. 단순 뷰티 영상인데도 덩달아 100만 조회 수가 나오고 그랬어요. 상황극이 100만,200만 조회수가 나오다보니까 그걸 보고 개인 채널에도 들어와 주시더라고요. 상황극에 중독된 여동생 시리즈는 조재원 님 채널에서 먼저 시작했으니 그쪽에 올리고,새로운 코너가 생기면 꽃보다유이 채널에 넣으려고 생각 중이에요. 브이로그 채널을 많이 운영하다보니 조재원 님과 함께 찍는 브이로그 쪽으로 기획을 하고 있어요.
- ‘상황극에 중독된 여동생’ 콘텐츠가 이런 큰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떻게 콘텐츠를 제작하나요.
◇‘느낌 알잖아?’ 눈빛만 보고 라이브로 찍곤 해요
평소에 라이브로 많이 찍어요. 찍고 나서 ‘이렇게 하면 더 웃길 것 같아’ 그러면 다시 찍어요. 카메라 없을 때는 더 심하게 장난을 치거든요. 요새 유행하는 콘텐츠를 패러디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보헤미안 랩소디,스카이 캐슬 같은 걸 패러디하는 거죠. 대본은 가끔 쓰긴 하는데,자세히 쓰지는 않아요. 큰 상황만 정해놓고 그냥 찍어요. ‘느낌 알잖아?’ 이렇게 하고 찍어요.
상황극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준비를 하지 않고 조재원 님과 길을 걷다가 무작정 카메라를 켜는 경우도 있어요.
- 조재원 님과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연인이 아니냐고 오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사귀는 사이 절대 아니에요!
남녀 사이에 친구가 없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조재원 님은 안 그래요. ‘가족 같다’는 말을 예전에는 이해를 못했어요. 이제는 알 것 같아요.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로 남을 거예요.
꽃보다유이,조재원이 등장하는 ‘상황극에 중독된 여동생’ 시리즈는 매회 수백 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1~5편의 총 영상 누적 조회 수는 900만 회에 이른다 / 김유이씨 제공
- 중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데,중국에서는 어떻게 인기를 얻었나요.
◇뜻밖에 중국에서 상황극을 많이 좋아해 주시네요
웨이보와 틱톡에 ‘김유이+조재원(현지명 ‘막을 수 없는 남매’)’ 공동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원래는 중국 채널을 운영하지 않았는데 상황극 남매를 본 중국 팬들이 이걸 자체 번역해서 돌려볼 정도로 인기를 얻었어요. 그래서 중국어 자막을 넣은 공동채널을 웨이보와 틱톡에 열었어요. 한번은 한복을 입고 설 인사를 공동채널에 올렸는데 400만 조회수가 나왔어요. 그 이후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서 현지 구독자가 110만 명정도 돼요. 웨이보 신인상도 받았어요. 저희가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걸 중국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 최근에는 상황극 외에 일상을 담는 ‘브이로그’ 영상 비중이 커졌습니다. 브이로그 영상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요.
◇브이로그를 많이 찍는 이유요? 라이브 방송이 저랑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다양한 주제로 영상을 찍는데 그중에서도 지난 1년 간 브이로그를 열심히 했어요. 저는 라이브 방송이 제 스타일에 더 맞는 것 같아요. 방 안에서 혼자 방송하는 것보다 어디 나가서 방송하는 게 더 좋아요. 방에서 영상을 찍으면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서 할 말도 잘 떠오르지 않아요. 말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혼자 찍을 때는 더 생각을 많이 하고 찍어요.
브이로그를 찍을 때 어려운 점은 제가 ‘기계치’라는 점이에요. 카메라 구도를 되게 못 잡아요. 삼각대 달랑 하나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니 구도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카메라도 기본 기능만 사용해요. 정말 말 그대로 기계치라서 세팅이나 효과 없이 버튼 하나 누르고 촬영을 해요. 저도 편집을 배워봤지만 도저히 저의 학습능력과 센스로는 해내지 못한다고 판단해서 센스 있는 편집자님께 영상을 보내요.
갈 곳도 많고 할 일도 많기 때문에 브이로그 콘텐츠는 부족하지 않을 것 같아요.
- 길거리에서 라이브로 영상을 많이 찍는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낄 때는 없나요.
◇사람 많은 곳에서 영상 찍어도 부끄럽지 않아요
브이로그 찍을 때 주위에 크게 신경을 안 써요. 남들에게 피해를 안 끼치니까요. 요새는 방송 찍는 사람이 많아 사람들도 신경 안 쓰시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 방송 찍고 있는 분 보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요. 고등학교 때도 혼자 셀카 찍고 밥 먹고 혼자 잘 놀았어요.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사람 많은 한강공원에서 빨간 고무장갑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촬영하는데도 즐거웠어요. 이런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된 거 같아요.
방을 안 치운 장면이 그대로 영상에 나간 적이 있어요. 저처럼 사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봐요. 저를 솔직히 드러내 보이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이런 거 보여드린다고 결혼 못하는 건 아니겠죠. (웃음)
어렸을 때는 정말 소심하고 부끄럼 많고 남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었는데 방송을 시작하고 나서 많이 바뀌었어요.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고 응원해줘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꽃보다 유이' 김유이 / 김유이씨 제공
- 상황극,브이로그,뷰티 등 다양한 주제로 영상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슬럼프가 오면 어떻게 대처하나요.
◇채널 성격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크리에이터가 좋은 건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찍을 수 있다는 거예요. 먹방도 하고 싶어요. 브이로그,뷰티,상황극,먹방 이런 걸 다 하는 종합채널로 만들려고 해요. 채널 성격을 제한하지 않으려고 해요. 편하고 친근하게 저를 봐주시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제 사진을 보거나 저를 직접 보시면 차갑게 보인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요. 영상에서는 반전이 일어난다고 해요. 차갑게 봤는데 쉽게 다가갈 수 있고 털털한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방송을 하면 즐거워요. 남들이 저 때문에 웃고 즐거워하면 좋아요. 더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좋고,사람들이 제 말에 공감해줄 때 즐겁고 뿌듯해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저도 힘을 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많이 생겨요.
◇슬럼프가 오면 맛있는 걸 먹거나 잠을 자요
슬럼프가 많이 왔었는데 대부분 정말 짧게 지나갔어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생각대로 방송이 되지 않을 때는 억지로 뭘 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냥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맛있는 걸 먹거나 잠을 자요. 가끔 술을 한잔하기도 하고요.
- 꽃보다유이가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라이브 방송으로 시청자와 소통해요
라이브 방송을 해서 가능하면 질문에 답해드리려고 해요. ‘화장품 뭐 쓰세요’ ‘조재원 오빠와 사귀시나요’ 이런 질문이 많아요. 구독자 요청을 많이 반영하고 싶기도 해요. ‘조재원 님한테 고백 몰카 찍어 달라’는 요청도 많았어요.
- 유튜버를 하면서 무엇이 가장 많이 변했나요. 직업으로서 1인 크리에이터를 평가해주세요.
◇이름이 알려지면서 더욱 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요
조심해야 할 게 많이 생겼어요. 사람이 바르게 되는 것 같아요. 공인이 된 것 같아요. 나이를 불문하고 방송에서 저를 다 보니까 언행을 조심하려고 해요.
사춘기 때 본질적 질문을 하잖아요. ‘나는 왜 존재하는가.’ 어디 가도 소심하고 말도 잘 못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방송 하고 나서 사람들이 저를 잘 봐주고 저를 보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저 자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1인 크리에이터,매력적인 직업이에요
1인 크리에이터 산업이 잘 될 것 같고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유튜브를 하면서 더 밝아졌어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 많지 않잖아요.
수익을 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즐길 수 있고 하면서 행복하다면 잘될 것 같아요.
- 2년차 유튜버로서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간단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유튜브,실제로는 그렇게 쉽지 않아요.
제가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과에 맞게 쇼핑몰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덜컥 여성 의류 쇼핑몰을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 개인방송으로 조금 모아둔 돈이 있었는데 이걸 쇼핑몰 사업으로 다 까먹었어요.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옷 입고 찍어서 팔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어요. 집에서도 많이 혼났어요.
그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웠어요. 사업에 실패하고 나서 더 배우고 노력해서 다시 사업을 하려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런 분들이 존경스러워요. 저는 아직까지는 다시 사업할 생각은 없어요. 이제는 무엇이든 쉽게 보지 않아요. 아무리 쉬워 보이는 일도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저게 뭐가 어려워? 나도 할 수 있겠네’ 이런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아요.
유튜브도 마찬가지예요. ‘먹방 나도 하겠다’ ‘유튜브나 해볼까?’ 이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실제로는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글 CCBB 더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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