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마쓰다’ 늘씬하고 납작한 차체 위로 툭 튀어나온 눈 같은 독특한 형태의 헤드램프. 이른바 ‘팝업등’이라고도 불리던 이것은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라 불리는 존재로, 구시대의 고성능 스포츠카들이라면 대부분 들어가 있던 부품이다. 누군가에게는 만화 속 자동차에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십대 시절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스포츠카에게서 봤을 법한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존재만으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이 매력 가득한 헤드램프는 돌연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 시절 스포츠카의 상징이자, 마니아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던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무슨 이유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그리고 부활의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성능을 위한 선택, 레트로의 상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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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마쓰다’ 1980년대부터 다수의 스포츠카 제조사는 치열한 속도 경쟁 속에서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낮고 날렵한 차체를 만들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이 과정에서 헤드램프는 낮고 날렵한 차체를 설계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였다. 그렇다고 헤드라이트가 없는 차를 만든다면 도로 규정을 충족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속에서 고안된 것이 필요할 때만 위아래로 전개할 수 있는 구조의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다.
당시만 해도 상당히 획기적이었던 이 헤드라이트는 한계에 부딪혔던 스포츠카들의 속도 경쟁을 다시 불붙게 했으며마쓰다 RX-7, 혼다 NSX, BMW 850CSI같은 스포츠카를 비롯해, 페라리 F40, 람보르기니 쿤타치 등 그 시절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슈퍼카들까지도 모두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를 사용했다. 이는 90년대에 이르러서도 일부 스포츠카로 이어지며 그 명맥을 이어 나갔으며, 사람들에게 ‘팝업등은 곧 스포츠카의 것’이란 인식이 자리 잡게 했다.
안전이란 이름 앞에 무릎 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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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MW’ 안타깝게도 이 명성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보행자 안전 규제가 대두되기 시작했고,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보행자 충돌 사고 시 특유의 단단한 모서리로 인한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오르고 말았다. 각국 정부는 이에 따른 규제를 발표했으며, ‘팝업등’을 달고 있는 스포츠카들은 점차 설 곳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규제 외에 제조사가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제작 과정이 단순하지 않은 복잡한 구조와 비싼 제조 비용, 무엇보다도 무거운 무게와 고장이 잦은 점이 단점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굳이 차체를 납작하고 낮게 만들지 않아도 충분히 빠른 속력을 낼 수 있게 되면서, ‘팝업등’은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규제와 갖가지 단점들을 극복하지 못한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많은 제조사로부터 버림받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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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 마쓰다’ 과거 스포츠카 속도 경쟁의 산물이자 구시대의 디자인 향수를 품은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는 안전과 실용성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밀려 사라졌고, 현재는 ‘팝업등’을 달고 있는 올드카들 사이에서만 간간이 볼 수 있는 존재가 됐다. 자동차 기술이 진화하는 과정에 탄생이 있다면 당연히 쇠퇴도 있는 법이다.
아직 아쉬워하긴 이르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팝업등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되어 줄 존재가 등장했다. 마쓰다가 2023년 10월 공개한 ‘아이코닉 SP’ 콘셉트카는 과거 RX-7을 연상케 하는 외관 디자인과 함께 ‘팝업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소를 어필해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콘셉트카에 불과하며, 일각에서는 이미 안전성의 문제로 사라진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를 어떻게 부활시키겠냐는 의문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마쓰다 경영진 측은 아이코닉 SP 콘셉트카를 두고 ‘진정한 스포츠카’로 양산하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디자인 총괄 책임자 역시 “이 콘셉트카는 단순한 전시용이 아니라, 머지않은 미래에 양산할 의도로 직접 설계되었다”라고 언급했다. 첫 공개 당시만 해도 전 세계 자동차 팬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만큼, 리트랙터블 헤드램프의 부활은 어쩌면 생각보다 가까이 성큼 다가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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