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들과 함께 운동해요" 그룹운동 플랫폼 '버핏서울'
2030대 타겟으로 그룹운동 만들어
대학 때부터 10년간 체대입시학원 운영
그룹운동 통해 양질의 트레이너 생태계 꿈꿔
함께 운동하면 훨씬 재밌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수개월치 헬스장 회원권을 끊어 놓고 몇 번 가지도 않고 거금을 날리는 경우도 많다. 버핏서울 장민우 대표(35)는 그룹운동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과제 수행도를 주마다 담당 트레이너가 체크하고 그룹 안에서 공유한다. 과제는 그 주에 배웠던 운동법을 복습하는 형태다. 과제 달성도에 따라 팀단위로 보상해준다. 일종의 팀플레이를 통해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장치들을 개발했다. 남8여8 철저한 남녀성비도 또 하나의 재미요소다. 그렇게 한해 5000명 정도가 버핏서울을 찾는다.
장 대표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했다. 자연스레 여러 그룹에 속해 운동했다. 혼자 하는 운동은 쉽게 싫증나지만 함께 운동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체대생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운동할 그룹을 찾기 어렵다. 운동목적이나 종목 등 개인취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헬스장 안에서 불특정 다수와 운동하는 것보다 아는 사람들과 운동하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 이런 고민 끝에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2030대를 대상으로 한 그룹운동 플랫폼 버핏서울을 만들었다.
장민우 대표./ '버핏서울' 제공
◇ 체대입시 학원장, 대기업 광고회사 거쳐 창업
-대학 새내기 때부터 학원을 운영했다고.
“친동생이 서울대 체육교육과 후배다. 동생의 체대입학 실기시험 준비를 돕기 위해 고향인 대구에 내려갔다. 동생의 친구들까지 3명을 모아 과외식으로 가르쳤다. 그러다 인원수가 늘어 학원을 차렸다. 주말마다 대구에 내려가 학원을 운영하고, 평일엔 학교수업을 들었다. 나중엔 평일반을 만들어 강사를 고용했다. 그렇게 10년을 운영했다.”
-왜 그만뒀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다. 대학 다닐때만 경험 삼아 할 생각으로 그만둘 시점을 처음부터 정해놨다. 입시학원 정리후 LG그룹 광고회사 HS애드에서 2년 정도 일했다. 스포츠 관련 광고나 마케팅을 하고 싶어 입사했다. 하지만 광고회사에서의 2년보다 체대 입시학원을 운영했을 때가 더 행복했다. 무언가를 기획·실행하고 결과가 나오는 과정이 즐거웠다. 예를 들면, 학원 인테리어부터 학부모 상담까지 선생님과 경영자의 역할을 모두 겸했다. 또 입시에 성공하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버핏서울을 시작한 계기는.
“운동이라는 테마를 갖고 창업을 계획했다. ‘사람들이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왜 즐기지 못할까’라고 생각했다.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하면 쉽게 싫증난다. 대신에 함께 운동하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동목적·연령대 등을 고려한 맞춤형 그룹운동을 계획했다. 사업성 검증을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고, 피트니스센터의 공간을 빌려 버핏서울 1기를 시작했다. 일종의 베타 테스트였다.”
-버핏서울 1기에서 가능성을 본 것인가.
“2017년 3월, 창업지원을 받기 위해 급하게 트레이너 2명을 섭외해 팀을 꾸렸다.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했는데 하루만에 80명이 지원했다. 여건상 1기 회원을 28명으로 추려 그룹운동을 진행했다. 그때 사람들이 그룹운동에 관심을 보인다는 확신이 들었다. 한 달만에 4주짜리 운동 프로그램을 짜고 본격적으로 버핏서울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핏서울 수업 사진. 한 반당 16명의 수강생이 있다./ '버핏서울' 제공
-성장 속도는 어떤가.
“회원수를 놓고 보면 매 기수 별로 두 배씩 늘고 있다. 예를 들면, 2기는 200명 정도 모였는데 3기에선 400명이 모이는 식이다. 현재 한 기수에 800명 정도 활동 중이다. 누적 회원수는 한 해 5000명 정도다. 매출의 경우, 2017년 4월 정식 서비스 출범 이후 작년까지 1년 반정도의 누적 매출이 20억원 정도다.”
◇ 그룹운동을 위한 자체 시스템 개발해
-버핏서울의 그룹운동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운동의 테마와 레벨에 따라 반을 선택할 수 있다. 레벨은 초·중·중상·상급을 선택할 수 있다. 테마는 4가지가 있다. 맨몸핏·바(bar)핏·웨이필라(밴드+필라테스)·케틀핏이다. 맨몸으로 운동하거나 운동기구인 바·밴드·케틀벨 등을 이용한다. 바는 무용 스튜디오에 주로 있는 수평봉을 말한다. 케틀벨은 쇠로 만든 공에 손잡이를 붙인 중량 기구다.
(좌) 버핏서울의 '웨이필라' 과정. (우) 맨몸핏 과정./ '버핏서울' 인스타그램 캡쳐
과제·식단 등 선택지를 늘릴 수 있는 운동코스도 있다. 기본적인 스탠다드 코스는 그룹원들에게 동일한 과제를 부여한다. 개인적인 관리를 선호한다면 인텐시브 코스를 권한다. 일대일 개별 과제를 부여하고 식단관리도 따로 해준다.”
-다른 그룹운동과 차별점이 있나.
“그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인원수가 몰려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한 기수에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운영시스템을 갖췄다. 또 ‘가설검증-실행-개발’ 단계를 거쳐 프로그램 자체 설계 능력을 높였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어떤 운동법에는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운다. 이후 운동법을 직접 수업에 적용해 보고 결과를 뽑아낸다. 사업 초기에는 결과치를 엑셀파일이나 수기로 모두 작성해 데이터화 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여기서 발전한 장치들이 포인트 제도·이벤트(단발성 수업) 등이 있다.”
-포인트 제도는 무엇인가.
“그룹운동이기 때문에 실행할 수 있는 동기부여 장치다. ‘버찌(버핏뱃찌)’라고 이름 붙였다. 운동기록·과제달성으로 상위권에 들거나 자신이 속한 팀이 이기면 포인트를 받는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유도하고 다같이 참여하는 집단의식을 끌어낸다. 포인트 순위(랭킹 순위)도 버핏서울 웹사이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기수에서 몇 등인지 알 수 있다. 순위에 따라 시상을 하기도 하고 적립금을 지급한다.”
버핏서울 회원들 사진./ '버핏서울' 제공
-빈 헬스장 공간을 활용한다고 들었다.
“헬스장마다 대부분 GX(Group Exercise)라는 그룹운동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GX룸은 주말에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주말마다 GX룸 공실을 대관해 운영했다. 초기에는 한 헬스장에서 두 그룹의 수업만 진행했다. 수익이 얼마 안 난다며 얼마 못가 쫓겨났다. 지금은 회원수가 늘어난만큼 평일에도 안정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영업 중심의 트레이너 생태계 바꾸고파
-버핏서울 트레이너와 기존 헬스장 트레이너의 다른 점은.
“PT(Personal training)를 주로 하는 헬스장 트레이너와 달리 버핏서울 트레이너는 그룹을 끌고 가야 한다. 2시간동안 16명의 회원들을 파악해 각자의 특성에 맞게 운동법을 바꿔야 한다. 고객 대면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키포인트다.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을 모집한 후 반이 만들어지면 트레이너를 투입한다. 트레이너가 직접 회원 영업을 할 필요 없이 본 역할인 운동교육인 집중할 수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창업을 위해 퇴사한 트레이너를 제외하곤 이탈율이 제로에 가깝다. 트레이너의 급여는 경력·인센티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인센티브는 일종의 회원관리에 대한 보상이다. 담당한 회원들의 재등록율이 높으면 성과급을 준다.”
-최근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비결이 있나.
“투자자들이 시대적 특수성을 반영한 타겟층 설정과 운영의 정교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우리가 주고객층으로 잡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들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소통을 중요시 한다. 이러한 특성들을 바탕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그룹운동에 대한 니즈가 많을 것이라고 파악하고 타겟으로 잡았다. 또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 확장을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밖에 피트니스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꾀한다는 점도 좋게 봤다.”
-타겟 연령대와 가격을 바꿀 생각이 있는지.
“있다. 그러나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같은 연령대 안에서도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기존 타겟인 20~30대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는 일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현재 6주 코스가 35만원이다. 합리적인 가격을 고려해 가격을 낮추는 것도 고려 중이다.”
/ '버핏서울' 제공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기존의 운동 커리큘럼과 테마를 늘려 더 큰 운동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 다음으로 그룹운동을 통해 기존의 트레이너 생태계를 바꾸고 싶다. 현재의 피트니스 시장은 큰 시장임에도 합리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레이너가 열심히 해도 시간당 피티 단가는 똑같다. 그룹운동이 이 생태계를 바꾸는 변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룹 특성상 회원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 여기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은 트레이너가 유명 트레이너로 성장한다. 트레이너의 수강후기를 보고 등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역량에 따라 개설하는 반의 갯수를 늘릴 수 있다. 트레이너 스스로 노력한 만큼의 보람과 이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체계다. 회원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PT와 비슷한 양질의 수업을 기대할 수 있어 좋다.”
글 CCBB 장은비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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