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이 늘어나고 해외 입출국 시 반드시 거쳐야 했던 자가격리 기준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여행지가 사이판이다. 현재 사이판은 PCR 음성확인서를 받은 단체 관광객에게 여행을 허가해 주고 있다.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도착 후 5일간은 현지 호텔에서 격리를 해야 하지만 현지 도착 후 곧바로 실시하는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 기간 동안 호텔 레스토랑, 수영장, 프라이빗 비치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
북마리아나 관광청 프로그램에 따라 관광객에게는 격리 기간 동안 지낼 수 있는 켄싱턴리조트 5일 숙식 비용과 현지에서 받아야 하는 PCR 검사 2회 비용을 지원한다. 사이판에 속한 섬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만원 상당의 바우처(7박8일 기준)를 섬별로 제공한다. 사이판에서 여행 중 확진 판정을 받은 관광객에게는 치료비도 지원한다.
자가격리 없이 갈 수 있는 데다 각종 혜택이 제공되면서 사이판을 찾는 이들은 올여름에 비해 최근 10배가량 늘었다. 여름까지만 해도 사이판 여행객은 여객기 한 편당 10명 이하였다. 티웨이항공은 9월부터 11월 말까지 189석 여객기 기준 80~90%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역시 연말까지 1000명 이상의 사이판행 예약을 유치했다.
태교여행지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괌은 우리나라와 트래블버블을 체결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백신 접종을 마친 후 2주가 경과했거나 괌 현지 도착 후 72시간 내 실시한 PCR 검사의 음성확인서만 있으면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다는 소식에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난 곳이다. 사이판처럼 정해진 호텔 대기기간은 없지만 괌 역시 도착 후 PCR 검사에서 음성을 받아야 자유로운 관광이 가능하고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관광객에게는 식당이나 바, 체육관 등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출발 전 접종을 끝내고 가는 것이 좋다. 괌 여행 수요가 늘자 아시아나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주 2회 괌 취항을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에어서울도 괌, 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던 몰디브 역시 PCR 음성 확인서만 제출하면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다. 하와이,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등은 백신 접종 완료자들은 격리 없이 관광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해 초 코로나 이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유럽 여행이 패키지 상품들을 통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달 스위스 패키지 여행팀의 여행을 무사히 끝마쳤으며 이달 중순에도 또다른 스위스 패키지팀을 보낼 예정이다. 다른 여행사 역시 코로나 이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았던 산티아고 순례길 40일 상품을 이미 출시해 여행팀을 보냈다. 여러 나라를 묶은 여행 상품들도 인기다.
해외로 떠났을 때의 자가격리 기준은 각 나라별로 다르지만 국내에 들어올 때는 세 가지 조건만 맞으면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백신 접종 후 14일이 지난 상태에서 출국했고 72시간 내 발급된 PCR 음성확인서가 있으며 변이 유행 국가가 아닌 국가에서 입국한 경우다. 다만 국내 입국 후 1일 이내, 6~7일 후 등 두 번의 PCR 검사를 더 진행해야 한다. 해외 입국자는 국내 입국 후 처음 실시하는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자택에서 대기해야 한다.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 조건 가운데 하나인 변이유행 국가가 아닌 국가에서 입국한 경우에 대한 적용 범위는 매달 해당 국의 코로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출국 전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이 떠나는 국가가 자가격리 면제 대상 국가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10월 격리면제 적용 제외 국가는 나미비아, 남아공, 말라위, 모잠비크, 미얀마, 방글라데시, 브라질, 수리남,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칠레,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페루, 필리핀, 잠비아 등이다. 10월 한 달간 이 국가에서 입국한 이들은 백신접종을 마친 후 2주가 경과했고, PCR 음성확인서를 받아왔더라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쯤이면 전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획대로라면 11월 중순쯤이면 전국민의 70% 가량은 변이발생 국가에서 입국한 것이 아니면 대부분 2주간의 자가격리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자가격리 면제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을 하려는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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