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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22

ㅇㅇ(61.96) 2016.08.23 23:06:55
조회 917 추천 57 댓글 11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 열여덟번째 / 열아홉번째 / 스무번째 / 물한번째




목덜미에 찰싹 달라붙어 눈물, 콧물 빼고 있는 아신을 달랜 린신이 폭신한 베개를 골라 그럴 듯한 침상을 만들어 눕혔다. 자꾸 일어나 앉으려는 아신에게 엄한 말투를 쓰자 아신은 풀이 죽어 폭신한 침상에 파고들었다. 엎드린 아신을 뒤집어 장포자락을 헤집자 아신이 고개를 저으며 버틴다.

씁. 린신이 주의를 주자 잔뜩 힘을 줘 버티던 몸에 힘이 쭉 빠졌다. 그새 피딱지가 앉은 무릎을 닦는 세심한 손길에 작은 몸이 연신 들썩였다.


“어찌된 게야.”


차마 매장소를 쫓다 넘어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지 어깨를 들썩이며 서럽게 올라오는 울음을 참아내던 아신이 방울방울 눈물을 떨어뜨린다. 깨끗이 닦은 얼굴이 순식간에 젖어들었다.


- 날 미워하면,


어쩌지. 킁, 하고 크게 어깨를 들썩이며 웅얼거리는 말에 린신은 작게 한숨지었다.


“인석아, 어쩌긴. 나에게 하듯 찰싹 달라붙으렴.”


아신이 발갛게 물든 눈가를 쓱쓱 닦고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린신을 올려다보았다.


- 그래도 돼?


젖은 입술을 삐죽 내밀어 순진하게 뱉는 말에 린신이 글쎄다, 하고 무심히 답한다. 삐죽 나온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눈물을 장전하는 것이 분명한 모습에 장소는 우는 아이를 싫어하는데, 하고 흘리듯 말하자 아신이 주먹 쥔 손으로 눈가를 훔친다.


- 예쁘다 했어!

“비류한테나 하는 말이지.”


언젠가 짓궂은 자신의 언행에 기어코 눈물이 그렁한 비류를 달래려고 매장소가 한 말을 두고 어디 반박할 테면 반박해보렴, 하고 시간을 주자 시무룩해진 아신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나저나 기억까지 공유하는 게로구나. 무심코 뱉은 아신의 말로 감정 뿐 아니라 과거의 기억까지 공유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 린신이 조용히 한숨짓는다.


- 장소가,

“까짓 미움 좀 받으면 어때서 유난인 게야.”

- 미움 받으면 옆에 못 있어! 내가 없으면 안 돼!

“없어도 괜찮아. 랑주를 떠나서 잘만 살지 않더냐. 물소랑도 잘 놀고 옛 정혼자와도 아주 잘 어울리더구나.”

- 장소는 내가 있어야 괜찮아!

“없어도 괜찮다니까.”


코가 벌겋게 물들었다. 찡그린 콧잔등으로 씩씩거리던 아신이 아니야!, 하고 외치며 울음을 터트렸다. 제 속내를 모르는 체 하는 린신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어 방정맞게 바동거리는 발놀림이 제법 거칠다.


- 나는!!!


입술을 꾹 깨물고 린신을 위해 수아를 감췄노라고 씩씩거리던 아신이 어지러운 듯 양 무릎을 세워 고개를 파묻는다. 무릎에 바른 약이 싹 닦인 것을 보고 쯧, 하고 혀를 찬 린신이 다시 약을 덜어 살살 찍어 바르자 슬며시 고개를 든다.


- 살살.

“그래, 그래.”


약을 바르고 깨끗한 천으로 아신의 젖은 얼굴까지 꼼꼼히 닦은 린신이 더 울면 안 된다, 하고 말했다. 킁, 하고 크게 몸을 들썩인 아신이 열이 올라 뜨끈뜨끈한 몸뚱이에 양 손을 뻗는다.


- 계속 뜨거워?


기어코 린신의 손바닥을 차지한 아신이 겁이 난 얼굴로 물었다. 열이 오르면 시야가 어지러워 멀리서라도 매장소를 살펴볼 수 없으니 덜컥 겁이 날 만도 하였다.

곧 괜찮아질 거라는 의미로 고개를 저은 린신이 보드랍고 차가운 천으로 아신을 닦자 아신이 몸을 움찔거리다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린신이 괜스레 심각한 표정으로 이리 못나 어쩌누, 하고 중얼거리자 눈앞에 번개라도 꽂힌 듯 놀란 눈으로 린신을 보는 아신의 표정이 심상찮다.


- 멋있어야 하는데!


심란한 듯 허리춤을 뒤지는 모양새가 진지하다. 당장 검무를 출 기세인 아신을 보고 린신이 아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열이 내리면 장소에게 먹히는 검무 동작을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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