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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통신칩 독립 여정, 10년 끝맺음 지을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4 11:17:28
조회 5192 추천 3 댓글 2
[IT동아 김예지 기자] 애플이 부품 내재화를 본격 선언한 지 15년이 넘었다. 애플은 2010년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인 A 시리즈를 공개한 이래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독자 생태계 전략을 추구해왔다.


팀 쿡 애플 CEO는 14일 자신의 X 계정에서 2월 19일 신제품 발표를 암시했다 / 출처=엑스(X)



특히 올해는 2018년부터 애플이 약 7년간 착수해 온 자체 통신 모뎀 칩이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이 칩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 SE4의 공개가 임박한 것. 팀 쿡 애플 CEO는 14일 자신의 X 계정에서 2월 19일 신제품 발표를 암시했다. 전작 아이폰 SE3가 2022년 3월 출시된 이후, 약 3년만에 선보이는 보급형 모델을 통해 ‘애플 실리콘’을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애플의 부품 내재화 전략…왜?


애플은 제3업체에 의존해 온 반도체 부품 내재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중이다.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A 시리즈 및 맥(Mac)용 M 시리즈를 자체 설계한 데 이어, 퀄컴(Qualcomm)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자체 5G 통신 모뎀 칩 개발은 애플의 숙원 사업으로 남아 있다.


애플 아이폰 SE3 이미지 / 출처=애플



애플은 왜 자체 칩 개발에 집중할까.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애플은 모바일 제품에 탑재하는 통신 모뎀 칩을 퀄컴에서 제공받았으나, 사실상 통신 칩 독재를 이끄는 퀄컴에 의해 가격이 결정됐다. 퀄컴이 핵심 반도체 부품 가격을 올리면 타격을 받았고, 불가피한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결국 낮은 수익성이 애플의 통신 칩 독립의 요인 중 하나였다.

2017년 애플은 퀄컴이 요구하는 과도한 로열티로 인해 특허 침해 소송도 벌이기도 했다. 이는 2년 뒤 퀄컴이 소송을 전격 취하함으로써 마무리됐지만, 애플은 합의금을 지급해야 했고 양사의 관계는 악화됐다. 이를 계기로 퀄컴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애플의 발걸음은 분주해졌다. 또한 인하우스 방식으로 개발된 제품은 자사 시스템에 최적화돼 고성능·저전력을 만족할 수 있게 된다. 비용 절감 외에 애플이 전방위적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는 이유다.

난항 겪는 애플의 통신 칩 독립


그러나 애플의 통신 칩 독립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애플은 퀄컴과 소송이 진행되는 2018년부터 퀄컴 모뎀이 아닌 인텔 모뎀을 제품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또한 2019년 약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지출해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를 인수, 퀄컴 출신 인재를 확보하는 등 자체 모뎀 개발을 본격화했다.


2019년 애플은 인텔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를 인수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적음) / 출처=인텔



하지만 예상과 달리 부족한 기술력 탓에 애플은 시제품 제작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느린 속도와 과열, 소형화 및 전력 효율 안정화 실패 등 문제에 직면한 것. 애플은 2022년 아이폰 14 시리즈뿐만 아니라 초기 목표했던 2023년 아이폰 15 시리즈 통신 모뎀 칩 탑재 계획까지 무산됐다.

개발 지연으로 퀄컴 모뎀을 대체하지 못한 애플과 퀄컴은 2023년 재계약에 돌입했다. 퀄컴이 애플에 2026년까지 5G 모뎀 칩을 공급하기로 새롭게 논의했다. 이와 함께 기존 애플은 아이폰 제품군에 적용했던 퀄컴의 모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점진적으로 성능을 향상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애플은 브로드컴으로부터 공급받는 와이파이(WiFi)·블루투스 칩도 2025년까지 자체 설계할 계획이었다. 브로드컴은 전체 매출의 약 20% 규모에 달하는 무선 통신 부품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2023년 애플은 브로드컴에 대한 독립을 준비했지만, 당초 계약이 무산되며 재계약을 진행했다. 애플은 브로드컴과 5G 통신 칩 설계 및 개발 투자를 위한 계약 연장이라 밝혔지만,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해당 계약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통신 모뎀 칩 개발이 까다로운 이유


애플의 자체 통신 모뎀 칩에는 초고속 5G 통신에 활용되는 밀리미터파(mmWave) 전용 부품이 탑재되지 않았다. 때문에 퀄컴에 비해 느린 데이터 전송 속도 등 성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2020년 공개한 M 시리즈로 반도체 설계 및 개발 실력을 검증받았지만, 애플이 수 차례 고배를 마셔야 했던 이유는 까다로운 통신 모뎀 칩 개발 방식 때문이다.

스마트폰에는 모바일 AP, 모뎀, RF/무선, 메모리 등 반도체 부품이 탑재된다. 여기서 통신 모뎀 칩은 모바일 AP와 다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메모리(RAM) 등을 통합한 고성능 시스템 온 칩(SoC)이다.


스냅드래곤 X80 5G 모뎀-RF 시스템 / 출처=퀄컴



반면, 통신 모뎀 칩은 스마트폰에서 아날로그 및 디지털 데이터 송수신을 비롯해 음성 및 영상 통화 기능 등 통신 기능을 담당한다. 모바일 AP는 영국 반도체 설계사 Arm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지만, 통신 칩은 이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져 때문에 오랜 기술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게 걸림돌이다. 최신 모뎀 칩일 경우, 5G뿐만 아니라 이전 3G, 4G(LTE) 등 과거 이동통신 표준도 만족해야 한다. 향후 6G를 위한 서브-6(Sub-6) 대역 및 위성통신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세계의 100개 이상 이동통신사와 연결돼 작동해야 하므로, 길고 번거로운 작업이 요구된다.

최근 출시되는 다양한 AP는 기본적으로 모뎀을 내장한다. 퀄컴도 3G, LTE, 5G, 와이파이 등 인터넷 연결과 위성 통신까지 지원하는 모뎀 칩을 자사의 AP 스냅드래곤(Snapdragon)에 포함했다. 퀄컴, 대만 미디어텍, 삼성전자, 화웨이 등 소수 기업만이 통신 모뎀을 지원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갤럭시 시리즈에서 퀄컴의 칩을 배제하지 못하는 만큼 퀄컴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이들 기업도 퀄컴이 보유한 통신 칩 특허를 피해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퀄컴과 라이선스 및 로열티 계약을 맺고 있다.

애플 자립, 시장에 어떤 영향 줄까


애플은 2025년 아이폰 SE4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퀄컴을 능가하며 아이폰 17 시리즈, 아이패드 등 고급형 기기에도 자사 칩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애플의 자체 통신 칩 개발 여정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AI PC를 타겟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 출처=퀄컴



업계는 곧 공개될 애플의 통신 모뎀 칩이 기존 아이폰 제품군에 적용됐던 퀄컴의 제품 대비 낮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향후 애플이 통신 모뎀 기능을 모두 갖춘 통합 칩 개발을 실현한다면, 낮아진 외부 의존도 덕분에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인텔 CPU를 M 시리즈로 교체한 뒤, 매년 약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의 라이센싱 비용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시스템상에서 최적으로 작동하게끔 설계되는 덕분에 전체 성능뿐만 아니라 배터리 효율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애플의 계획이 완성된다면 퀄컴이 받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로이터 등 외신은 “아이폰 제조사가 2027년까지 퀄컴의 기술을 궁극적으로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최종 계약이 종료되는 2026년 이후 퀄컴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미 퀄컴은 애플이 자사의 칩 사용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인지하고, 매출 다각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퀄컴의 AI PC 타겟 제품군 및 AI 데이터센터 분야로의 진출이 잠재적 수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지 가늠 중이다. 반면, 팹리스 기업의 영향력이 약해짐과 동시에 애플 칩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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