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꼭 해야 하는 차량 관리 눈 쌓인 도로 위 숨은 흰 가루 염화칼슘이 차량에 미치는 영향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본격적인 겨울 한파와 함께 전국 도로가 하얗게 물들고 있다. 눈 덮인 풍경은 낭만적이지만, 운전자에게 도로 위의 흰 가루는 공포의 대상이다. 바로 강력한 제설제인 염화칼슘이다. 눈을 녹여 빙판길 사고를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자동차에게는 차체를 갉아먹는 치명적인 ‘독’과 같다.
겨울철 안전을 위해 뿌려진 제설제가 봄철 정비소에서 막대한 수리비 명세서로 돌아오지 않도록, 그 위험성과 확실한 대처법을 심층 분석했다.
값싼 제설제의 비싼 대가, 왜 염화칼슘인가?도로 위에 뿌려지는 제설제의 주성분은 염화칼슘(CaCl2)과 염화나트륨(소금)이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이들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압도적인 ‘가성비’와 ‘성능’ 때문이다.
염화칼슘을 뿌리는 제설 차량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염화칼슘은 조달청 가격 기준 톤당 약 30~34만 원 선으로, 톤당 41~50만 원을 호가하는 친환경 제설제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성능 면에서도 탁월하다.
자신의 무게보다 14배 이상의 물을 흡수하는 성질(조해성)이 있어 눈과 닿는 순간 빠르게 녹아내리며, 물에 녹을 때 열을 발생시켜(발열 반응) 영하의 날씨에도 탁월한 융설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이 강력한 화학적 특성이 자동차 하부에서는 재앙이 된다. 염화칼슘에 포함된 염소 성분(Cl^-)은 금속의 산화를 억제하는 산화피막을 파괴한다. 한국화학연구원 등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염화칼슘이 묻은 금속은 일반 수분에 노출됐을 때보다 부식 속도가 약 3배에서 6배까지 빨라진다.
특히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 때문에, 건조한 날씨에도 차체에 붙은 염화칼슘은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해 끈적한 상태로 남아 지속적으로 차를 부식시킨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전과 직결되는 부위도 예외는 아니다.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로어암, 멤버), 제동력을 전달하는 브레이크 라인, 그리고 연료 파이프 등은 주행 중 튀어 오른 ‘염화칼슘 범벅의 눈’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강판에 아연 도금을 입혀 방청 성능을 높였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제조 공정상 용접이 들어간 부위나 강판의 절단면, 그리고 주행 중 돌에 맞아 코팅이 벗겨진 부위는 여전히 부식에 매우 취약하다. 이를 방치할 경우 서스펜션 지지력이 약화되거나 브레이크 오일 누유로 이어져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부세차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염화칼슘 세척의 골든타임은 주행 후 ‘3일(72시간) 이내’다. 염분이 금속에 고착되어 산화 반응을 본격화하기 전에 씻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문적인 하부 세차다. 단순히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고압수를 이용해 틈새에 박힌 염분 입자를 물리적으로 털어내야 한다. 최근 주유소 자동세차장이나 셀프세차장에는 하부 세차 노즐이 설치된 곳이 많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일부 자동세차장은 물을 정화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겨울철에는 이 재사용 물에 염화칼슘 농도가 높을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맑은 물(수돗물)을 사용하는 셀프세차장을 이용하거나, 하부 세차 전용 모드를 갖춘 곳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고압수를 뿌릴 때는 휠 하우스 안쪽과 범퍼 하단 등 염화칼슘이 뭉치기 쉬운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언더코팅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 부식이 진행된 뒤에는 수리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때문에 신차 출고 직후나 겨울 시즌 전, 언더코팅(Undercoating)을 시공하는 것도 현명한 투자다. 차체 하부에 특수 코팅제를 도포해 염화칼슘과 수분의 침투를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겉만 덮는 식의 코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코팅 막 안쪽으로 물이 스며들면 배출되지 않아 내부에서 더 심한 부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판의 겉면뿐만 아니라 프레임 내부 빈 공간에 왁스를 주입하는 ‘이너 왁스’ 시공을 병행해야 완벽한 방청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겨울철 도로는 자동차에게 가혹한 환경이다. 염화칼슘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필요악’이지만, 내 차의 수명을 갉아먹는 ‘암살자’이기도 하다. 눈길 주행 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 속에, 내 차의 하부를 씻겨주는 10분의 투자가 수백만 원의 수리비를 막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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